"디지털 인재 많이 양산해 산업계와 각 분야에 공급해야"
"교육, 지방균형발전·저출산 문제 해결에 핵심적인 사안"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2023 업무보고에서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성의 보장'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최근 3대(노동·교육·연금) 개혁을 강조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교육 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의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성' 보장이고, 이를 위해 수요자와 공급자가 자유로운 교육 서비스를 선택하는 게 제도상 보장되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또한 디지털 인재를 많이 양산해서 우리 산업계와 각 분야에 공급해야 하는 책임도 교육이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교육 개혁으로 미래를, K-컬처로 국격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2023년 정책 방향을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보고회에는 부처 장·차관을 비롯해 학교 교사, 대학 관계자 등 교육 현장 일선 관계자, 스타트업 제작사·엔터테인먼트 기업·관광 업계의 K-컬처 업계 전문가 등 문화 현장 일선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우수한 인재와 창의적 콘텐츠는 국가 산업과 경쟁력에 핵심"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교육과 문화라는 것은 우리의 자유로운 생활에 기초가 되는 것이고, 또 이 역시도 자유와 창의가 충분히 보장된 그런 분위기에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라며 "어느 사회나 우수한 인재와 창의적인 콘텐츠는 국가 산업과 경쟁력에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 교육에 있어서, 아무리 여기에 국가나 정부가 관여한다 하더라도 어떤 획일적인 그런 콘텐츠를 가지고, 또 획일적인 그런 시스템, 획일적인 특정한 종류의 학교, 이런 것만 가지고 아무리 국가나 정부에서 주도, 지원하는 교육이라고 하더라도 어렵다고 본다"며 "우리가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고, 이 교육을 통해 그 사회의 어떤 성장잠재력과 경쟁력을 키우려고 하면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의 다양성'"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국가가 교육을 관장한다고 해서 국가의 독점 사업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독점 시장에서는 독점 가격이 형성돼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더 큰 피해는 독점 시장에서는 독점 기업이 최대 이윤을 벌게끔 가격을 컨트롤할 뿐만 아니라 자기들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상품만 생산하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것이 상당한 경쟁시장 구도가 되어야만 가격도 합리적이 되고, 또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관련 상품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교육도 마찬가지다. 과거에 우리가 부국강병을 추구하던 시절에 국민들의 문맹도 해소하고 기본적인 국민 교육도 시켜야 되고, 그렇게 해서 국민들을 산업 전사로, 또 군에서 차출해서 쓰고 이렇게 해야 되는 시절에 가르치던 어떤 일방적인, 국가 독점적인 교육 내용을 가지고는 이제 4차 산업혁명의 이런 사회에서는 더 이상 이 교육이 지탱하고 버틸 수가 없다고 저는 생각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이 다양성이고, 이 다양성을 보장하려고 하면 교육을 하나의 서비스라고 보고, 용역이라고 보고, 그 수요자와 공급자가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 제도상 보장이 되어야만 이런 교육에 있어서의 다양성이 보장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2023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
아울러 "이제 사회가 많이 변했고 교육의 개념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먼저 교사가 배운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수하는 것을 교육이라고 봤는데, 지금은 이런 디지털 심화와 AI(인공지능) 시대에는 지식이라고 하는 것은 이미 클라우드에 다 있고, 이런 디지털 기기로서 얼마든지 우리가 파악하고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 그게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티처(teacher)'라는 교사의 개념도 티처에서 코치(coach), 컨설턴트(consultant, 상담가), 헬퍼(helper, 도와주는 사람) 이런 식으로 바뀌어 나가고 있다"고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디지털 심화 사회에서 여러 가지 교육 방법과 기기에 있어서도 충분히 AI,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우리 교육 현장에 적극적으로 신속하게 도입이 되어야 하고, 또 그런 디지털에 적응하고 어떤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인재들을 많이 양산해서 우리 산업계와 각 분야에 공급해야 되는 책임을 교육이 맡고 있다"고 했다.
◆"돌봄이 교육체계에 편입될 때 왔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이제는 돌봄이라고 하는 것이 교육에 포함이 되어야 한다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며 "우리가 '유보(유아교육과 보육)통합' 얘기도 오래전부터 많이 나왔지만, 돌봄을 복지라는 차원에서 따로, 사람을 돌본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가르치는 개념이기 때문에 돌봄이 교육체계에 편입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고등교육과 관련해선 "우리의 지식산업을 선도하는 그런 분야이기 때문에 대학과 특성화고등학교, 마이스터고등학교 이런 것들을 우리가 제도를 잘 설계해서 각 분야에, 디지털 산업사회에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그런 인재들이 잘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말했다.
문체부 업무보고와 관련해선 "콘텐츠 산업이라고 하는 것이 콘텐츠 산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인프라 산업, 방산, 다른 모든 산업에 이것이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제고함으로써 다 영향을 직관적으로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의 K-콘텐츠 수출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앞으로는 이 콘텐츠 산업이 우리의 역량을 강화시키고 수출 동력을 키우는 데 아마 가장 중요한 분야가 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이라는 것은 누누이 말씀드렸지만 지방균형발전, 또 저출산 문제 해결에 핵심적인 사안이고, 결국은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과 지원체계가 잘 만들어져야 되고, 문화에 있어서도 우리가 K-콘텐츠를 키우는 그 과정에서도 지방에도 소위 로컬 콘텐츠, 로컬 브랜드를 자꾸 키워야 된다"며 "문체부에서는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고 균형발전을 이끌어갈 수 있는 이런 로컬 브랜드 활성화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
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2023 업무보고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업무보고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교육 개혁, 대한민국 재도약의 시작'을 주제로 학생 맞춤, 가정 맞춤, 지역 맞춤, 산업·사회 맞춤 등 4대 교육 개혁 분야별 핵심 정책에 대해 보고했다.
구체적으로 학생 맞춤 교육 개혁에서는 지역에 다양한 우수학교를 육성하는 학교 교육력 제고 방안과 가르치고 배우는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방안을 보고 했다.
또한 가정 맞춤 교육 개혁을 위해 돌봄서비스의 유형을 다양화하고 질을 높여 우리 아이들에게 에듀케어(Educare, 교육·돌봄 합성어)를 제공하는 늘봄학교 추진 방안을 보고했으며, 지역 맞춤 교육 개혁은 과감한 규제 혁신과 지자체의 대학지원 권한 확대로 지역대학을 글로컬(Glocal, 지역 특성을 살린 세계화) 대학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보고 했다.
산업‧사회 맞춤 교육 개혁에서는 핵심 첨단 분야 인재 양성 방안 등에 대해 보고했다.
◆문체부, K-콘텐츠 수출·관광대국·공정한 문화 접근 예고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K-컬처가 이끄는 국가도약, 국민행복' 비전을 담아 정책 방향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올해 역점적으로 추진할 6대 과제로 △K-콘텐츠, 수출 지형을 바꾸는 게임체인저 △2023년, 관광대국으로 가는 원년 △K-컬처의 차세대 주자, 예술 △문화의 힘으로 지역균형발전 △공정한 문화 접근 기회 보장 △탁상에서 현장으로, 다시 뛰는 K-스포츠가 발표됐다.
구체적으로 스타트업·벤처 육성, 역대 최대 7900억 원의 정책금융 등을 통해 K-콘텐츠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K-컬처와 관광을 융합해 202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을 달성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아울러 모든 국민이 어디에서든 소외됨 없이 문화예술체육 활동을 균등히 누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계획 등을 보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책 방향 보고에 이어 정부와 민간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종합토론이 진행됐다"며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 개혁', '문화선진국, K-컬처로 도약' 주제에 대해서는 각각 교육부와 문체부가, '지역을 살리는 교육, 매력을 불어넣는 문화' 주제에 대해서는 양 부처가 함께 현장 목소리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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