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 용산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유 팀원은 현장에서 경찰 등 대응 인력이 부족했다고 증언했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저를 포함한 소방관들 모두가 정말 죽을힘을 다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참담한 결과에 유가족분들께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이다. 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고 그 현장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최초로 출동했던 19년차 소방관이 4일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 나와 당시 현장 상황을 증언하며 울먹였다.

유해진 용산소방서 현장대응단 팀원은 이날 국회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참사 발생 당시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등의 대응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소방관 출신'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 무전 녹취록을 보면 경찰 인력 지원 요청이 수없이 많이 반복됐던 것이 나오는데 이렇게 다급하게 28차례에 걸쳐 지원 요청이 있었던 건 어떤 이유 때문인가'라는 물음에 유 팀원은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이 많지 않았다. 제가 도착했을 때는 2명 정도 봤다"고 답했다.

오 의원이 '구조작업 중에도 경찰들도 심폐 소생술도 참여하고 했지만 수가 너무도 부족했다는 건가'라고 다시 묻자 유 팀원은 "그렇다"고 했다. 유 팀원은 또 "현장 통제는 한참 동안 이뤄지지 않았다"며 "(경찰 인력이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경찰 혹은 지방자치단체 혹은 상급기관 등에서 꼭 필요한 시간에 다른 기관들의 지원이나 대응들이 적절하게 이루어졌다고 느꼈나'라는 물음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유 팀원은 "너무나 외로웠다. 소방관들이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이 없었고, 구조한 사람들을 놓을 장소조차도 마련되지 않을 정도로 인파들이 통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4일 국회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 장면. /뉴시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로부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도 '타 기관에 사고 상황을 전파한다는 것의 의미가 제 시간에 적절한 지원, 또 추가적인 대응이 이루어질 거라는 그런 기본적인 신뢰하에 전파가 되는 것 아닌가'라는 물음에 "맞다"고 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 당일 손을 떨며 다섯 차례 언론 브리핑하던 인물이다.

유 팀원은 '당시 출동했던 소방대원으로서 어떤 심정인지 말씀해달라'고 묻자 "저를 포함한 소방관들 모두가 정말 죽을힘을 다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참담한 결과에 유가족분들께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이라며 "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고 그 현장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말하면서 울먹였다.

유 팀원은 당시 현장 상황에 대해서도 그날의 아픔을 상기한 듯 긴장한 모습으로 설명했다. '후'라고 크게 숨을 들이켜고 준비한 원고를 보면서 설명하다가, 오 의원이 '기억나는 대로 말해달라'고 하자 종이를 보지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유 팀원은 "겪고도 아직까지도 믿지 못하겠다"면서 "당일 저와 지휘팀장 등이 탑승한 지휘차는 삼각지역에 위치한 용산경찰서에서 10시 22분에 출동했고 국방부 앞에서부터는 극심한 차량 정체로 중앙차선을 넘어 역주행했지만 역시 차량정체로 사고 지점까지 가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사고 골목 앞 지점을 도착하였을 때 사고 앞 지점에서는 사람들이 넘어져서 포개져 있다라는 느낌보다는 사람이 사람 위로 밀려서 올라가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며 "사고 앞 지점은 사람들이 숨을 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으며 의식이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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