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핵전쟁 연습은 핵보유국 사이에 가능한 용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한국과 공동 핵연습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9일 워싱턴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AP.뉴시스 |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국과 공동 핵연습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초 발언과 배치(背馳)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통령실은 외신 기자가 바이든 대통령이 'NO'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질문을 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2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가 미국의 핵전력을 '공동 기획(Joint Planning)-공동 연습(Joint Exercise)' 개념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윤 대통령은 "핵무기는 미국의 것이지만 정보 공유와 계획, 훈련을 한미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과 백악관 출입기자단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말연초 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복귀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한국과 공동 핵연습에 대해 논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NO(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발언을 부인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3일 서면 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북핵 대응을 위해 미국 보유 핵전력 자산의 운용에 관한 정보의 공유, 공동 기획, 이에 따른 공동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윤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을 재확인했다.
김 수석은 이어 "오늘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로이터 기자가 거두절미하고 '핵전쟁 연습을 (논의)하고 있는지' 물으니 당연히 'No'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Joint nuclear exercise(핵전쟁 연습)은 핵보유국들 사이에 가능한 용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기자가 'NO'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질문을 던졌고, 해당 문답이 사실과 다르게 확대해석 됐다는 해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격려사를 하는 모습. /뉴시스 |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오해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핵전력 운용 공동 기획과 공동 연습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한미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합의된 내용이다.
윤 대통령의 조선일보 인터뷰 발언은 이 내용을 재확인한 수준이어서, 휴가를 다녀온 바이든 대통령이 취재진의 질문을 '실제로 미국의 핵을 갖고 한미가 공동 연습을 하는 것이냐'는 것으로 확대해석해서 '아니다'고 답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선 북한이 연말연초에도 도발을 지속한 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더욱 높아진 만큼 바이든 대통령이 긴장 완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해당 답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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