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편중' 지적엔 "사람 쓸 때 학교, 지역 신경 쓰지 않는다"
김건희 여사 활동엔 "드러나지 않게 겸손하게 잘하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지지율 변화에 대해 "그 원인을 잘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국정운영 지지율 변화와 관련해 "선거 때도 오르락내리락하는데 그 원인을 그때도 잘 모르겠더라. 국민이 '대통령다움'이라고 하는 어떤 기대치가 있는 거 아닌가. 대통령답게 보이면 아무래도 좋아하는 것 같고, 대통령다움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되면 덜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하면서 "선거 때도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서 이런저런 조언을 받았는데 사실 저는 별로 안 들었다. 지금도 정치공학적 조언은 잘 안 듣는다. 그리고 여론조사 분석은 가져와도 한번 열어봤다 닫는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태도, 대통령다움이라는 게 어떤 건지 고민하고 있다. 솔직히 지지율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윤석열다움과 대통령다움은 좀 다르다고 본다. 사람들이 윤석열다움이라고 할 때는 검사 때 타협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런 점 때문에 국민들이 선거에서 많은 지지를 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통령은 검사와 하는 일이 다르다. 국민들이 든든하게 생각할 수 있는 모습이 대통령다움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신년 기자회견을 생략한 윤 대통령은 지난 12월 3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선일보와만 2시간가량 신년 인터뷰를 진행했고, 이 내용은 2일 조선일보 지면에 실렸다.
윤 대통령은 해당 인터뷰에서 야당과의 협치가 실종된 상황과 관련해선 "잘 지내야 하는데 서로 간에 생각이 너무 다르다. 대화가 참 어렵다"며 "지난번에 제가 국회 시정연설을 할 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들어오지도 않았다. 경찰국 같은 예산안을 받아주면 야당에서 원하는 지역 상품권 예산을 많이 늘려주겠다고 했는데도 끝까지 문제 삼았다. 일단 여당이 야당과 자주 대화를 하도록 하고 국회 의장단과의 소통을 통해 국회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과 조찬에 앞서 발언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
윤 대통령은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으로 대표되는 인사가 편중됐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엔 "저는 사람 쓸 때 학교나 지역 같은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검찰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선거 때도 서울대 법대 동기나 후배, 검찰 출신들을 일부러 많이 피하려 했고 그것 때문에 불만도 많이 들었다. 인사에서 지역 차별을 두면 국가를 끌고 가기 어렵다. 내가 어느 특정 지역에서 많은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됐더라도 인사는 지역에 편중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기면서 '소통 강화'를 주요 이유로 내세운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대통령 출근길 약식 회견)이라는 새 소통 시도를 6개월 만에 중단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이라는 게 대통령과 젊은 기자들이 힘을 합쳐서 대국민 소통을 잘해보자는 거였는데, 협조 체제가 잘 안돼서 많이 아쉽다"며 "대통령은 국민 의견에 늘 귀 기울이고 국민도 대통령이 어떻게 지내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야 하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을 강화하려고 다양한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현행 소선거구제의 단점에 대해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가다 보니 선거가 너무 치열해지고 진영이 양극화되고 갈등이 깊어졌다"며 "지역 특성에 따라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대표성을 좀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던 김건희 여사의 영부인으로서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선거 때는 (당선되면) 영부인이 특별히 하는 일이 있겠나 생각했다. 그런데 취임해보니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더라.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일을 대통령이 다 못 한다"며 "처음엔 처한테 집에 있으면서 개인적 생활을 하고 내가 공무를 다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런데 대통령이 못 오면 영부인이라도 좀 와달라는 곳이 많더라. 외교 관계에서도 정상 부인들이 하는 일들이 좀 있다. 처에게 드러나지 않게 겸손하게 잘하라고 했다. 저녁에 귀가해보면 그날 일정이 많아 고단해하면서 지쳐있는 경우도 있더라"고 말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장모 등 대통령 가족에 대한 수사가 미진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수사는 제가 언급할 일도 아니고 또 처에 대한 일이니까 더더욱 그렇다"며 "(검찰총장 시절) 조국 장관 내정자에 대한 수사가 개시된 이후에 몇 년이 넘도록 제 처와 처가에 대해서 전방위적으로 뭐라도 잡아내기 위해서 무슨 지휘권 배제라고 하는 식의 망신까지 줘가면서 수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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