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연말정산<상>] "이 XX들", "식민사관", "586 용퇴론"…논란의 말말말
입력: 2022.12.30 00:01 / 수정: 2022.12.3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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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재명·이준석·박지현·정진석, 정치권 뒤흔든 발언들

올해는 두 번의 전국단위 선거가 있었고, 모두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지난 3월 10일 새벽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2022년 정치권은 굵직한 이슈로 북적였다. 우선 두 번의 전국단위 선거가 있었다. 3월 9일에는 대통령선거가, 6월 1일에는 지방선거 등 두 번의 전국단위 선거가 있었다. 각각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국회는 '또' 싸웠다. 야당은 '비속어 논란'을 일으킨 윤 대통령에 항의하며 헌정사 최초로 '대통령 시정연설'을 거부했다. 여야가 당 지도부에 '청년 정치인'을 세웠다가 극강 대립 후 '토사구팽'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더팩트>는 올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장면들을 <상>, <하>편으로 모아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2022년 정치권은 다사다난했다. 3월에는 제20대 대통령선거가, 6월에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었다.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RE100이 뭐죠"라 묻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대통령이 됐다. 반면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재·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으로 당선됐고, 8월엔 당 대표에 선출됐다. 거대 양당(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의 '청년 정치인'들(이준석·박지현)이 정당을 거세게 흔든 해이기도 했다. 2022 연말을 맞아 정치권에서 화제가 됐던 인물들의 발언을 종합해봤다.

◆尹 "'RE100'이 뭐죠?"

<span class=지난 2월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부터)가 대선 후보 1차 TV 토론에서 기념촬영을 한 모습. /국회사진취재단">지난 2월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부터)가 대선 후보 1차 TV 토론에서 기념촬영을 한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지난 3월 9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에서 48.56%의 득표율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0.73%p 차로 꺾어 당선됐다. '정치 신인'이었던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후보 당시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RE100'(재생에너지 100% 전환) 대응을 묻는 이 후보의 질문에 "RE100이 뭐죠?"라고 답해 화제가 됐다.

당시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RE100에 어떻게 대응할 거냐"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네? 다시 한번 말씀해주실래요"라고 했고, 이 후보가 거듭 "RE100"이라고 하자 윤 후보는 "RE100이 뭐죠"라고 답변했다. 이 후보가 "재생에너지 100%"라고 설명하자, 윤 후보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토론 이후 민주당에서는 윤 후보를 향해 국정운영을 위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이준석 "전장연 시위,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월 출퇴근 시간대 서울 지하철 시위를 벌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향해 "서울시민을 볼모 삼지 말라"고 말해 약자 혐오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선화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월 출퇴근 시간대 서울 지하철 시위를 벌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향해 "서울 시민을 볼모 삼지 말라"고 말해 약자 혐오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전장연은 독선을 버려야 하고 자신들이 제시하는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민을 볼모로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 "저는 전장연이 무조건 현재의 불특정 다수의 불편을 볼모 삼는 시위방식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전장연 시위 중단을 촉구했다.

이 전 대표가 페이스북 메시지 등을 통해 전장연 시위를 수차례 비판하자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약자 혐오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시각장애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전장연 시위 현장을 찾아 무릎을 꿇고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공감하지 못한 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한 점, 정치권을 대신해서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며 이 대표의 발언을 '대리 사과'했다.

◆박지현 "586 용퇴론 논의해야"

6·1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당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국회사진취재단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캠프 영입인재로 민주당에 들어와 대선 패배 이후엔 윤호중 의원과 함께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그는 민주당에는 '혁신과 반성'이 필요하다며 직을 맡는 동안 수차례 공식석상에서 사과의 메시지를 냈다. "민주당을 바꾸겠다"며 당의 관습을 고치겠다는 박 전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지방선거 국면에서 당 내부 문제를 지적해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한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그는 지선을 약 일주일 남긴 시기 비대위 회의 공개발언에서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사명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정착시키는 것이었고, 이제 그 역할은 거의 완수했다"며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언 이후 비공개 회의에서 윤 전 위원장은 '책상을 쾅' 치며 박 전 위원장에게 고성을 질렀고 이후 박 전 위원장의 발언 파장은 '당 내홍'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민주당은 결국 지선에서 패배했고, 박 전 위원장은 사퇴 이후 7월 당 대표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6개월 당원 자격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박 전 위원장의 서류를 접수하지 않았다.

尹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날리면은(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월 22일 미국 순방 중 글로벌 펀드 재정기업 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 이후 행사장을 빠져나가면서 "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날리면은(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한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뉴시스

지난 9월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비속어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22일 미국 순방 중 글로벌 펀드 재정기업 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 이후 행사장을 빠져나가면서 "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날리면은(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됐다.

약 15시간 후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해명을 내놓았으나 문제는 더 커졌다. 당시 김 수석은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기자가 '해당 발언(이 XX)은 한국 국회를 향해 있다는 뜻인가'라고 묻자 김 수석은 "그렇다"라고 답했다. 김 수석은 '한국 국회인가'라는 질문에도 "예, 미국 의회가 아니니까요"라고 답변하며 윤 대통령이 미국에서 한국 국회를 향해 비속어를 내뱉은 것이라고 했다.

야권에서는 강하게 반발하며 '외교 참사'의 책임을 물어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도 사과는 없었다. 윤 대통령은 귀국 후 첫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관련 보도를 한 언론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어 윤 대통령의 영상에 '바이든이'라는 자막을 달아 '국익을 해쳤다'는 대통령실의 '죄명'을 받은 MBC는 대통령 순방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를 받았다.

◆정진석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져 망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선은 일본군의 침략이 아니라 안에서 썩어 문드러져 망했다"는 내용의 글을 남겨 '식민사관' 논란에 휩싸였다. /남윤호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선은 일본군의 침략이 아니라 안에서 썩어 문드러져 망했다"는 내용의 글을 남겨 '식민사관'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 비판에 반박하며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 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일본이 오늘부터 무비자 관광객 입국을 전면 허용한다. 일본 간사이 공항을 통해 오사카로 들어가는 우리 젊은이들이 '일본과 해상 훈련을 하면 욱일기를 단 일본군이 우리 땅에 진주한다. 구한말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는 (이 대표) 주장에 과연 공감할까" 등의 내용을 기재했다.

발언 이후 여야를 막론하고 정 위원장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일제가 조선 침략의 명분으로 삼은 전형적인 식민사관"이자, "대일 굴종 외교관을 드러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천박한 발언"이라며 정 위원장의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재명 "검찰이 수사를 해야지 쇼를 해서 되겠냐…언제든 털어보라"

<span class=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오후 국회에서 검찰 조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남윤호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오후 국회에서 검찰 조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남윤호 기자

지난 6월 재보선으로 인천 계양을 초선 국회의원이 됐고, 8월에는 '77.7%'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 대표에 오른 이재명 민주당 대표. 검찰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수사하며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 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구속했다. 지난 9월엔 검찰이 김 전 부원장 사무실이 위치한 민주당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하며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1월 자신과 가족에 대한 계좌추적 영장이 발부된 것에 관해 "검찰이 수사를 해야지 쇼를 해서 되겠냐"며 "언제든 털어보라"고 검찰을 직격했다. 그는 "검찰이 창작 능력도 의심되긴 하지만 연기력도 형편 없다"며 "연기도 적절히 해야지 연기 능력도 엉망인 데다 이런 식으로 계좌를 털다 보면 계좌가 다 닳아 없어질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이르면 오는 1월 중 검찰(수원지검 성남지청)과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내년 1월 10~12일 사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보다 더 빠른 1월 4~6일 사이 출석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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