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체포동의안 부결 파장…'방탄' 프레임 갇힌 민주당
입력: 2022.12.29 00:00 / 수정: 2022.12.29 08:19

21대 국회 첫 체포동의안 '부결' 사례
與 "체포동의안 부결, 이재명 방탄 예행연습"


자신의 체포 동의안이 상정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1회 4차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자신의 체포 동의안이 상정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1회 4차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조성은 기자]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사당국의 체포를 면하게 됐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수사와 함께 '정치탄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 편 감싸기' '방탄' 프레임에 갇히게 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물론 정의당까지 나서 민주당을 규탄하고 있다. 당분간 노웅래 체포동의안 부결을 두고 거대 정당 간 신경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 271명 가운데 찬성 101명, 반대 161명, 기권 9명이었다. 21대 국회 들어 첫 부결 사례다. 앞서 3건(정정순·이상직·정찬민)은 모두 가결 처리된 것과 대조된다. 검찰의 노 의원 체포동의안은 지난 15일 국회에 제출됐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다. 민주당 의석수는 전체 299석 중 169석으로 과반(56.5%)이 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노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해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유 투표'로 했다. 마찬가지로 자유 투표했던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가결을 압박해왔다. 정의당은 당론으로 '찬성'한다는 방침이었다. 따라서 민주당 의원들 대다수가 '반대표'를 던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여당은 기다렸다는 듯, 부결 즉시 민주당을 비판했다. 특히 노 의원을 고리로 '성남FC 후원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이재명 대표를 위한 '법치주의 거부'라는 공세를 퍼부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의 가장 핫한 수식어는 '방탄'이다. 방탄 정당, 방탄 의원을 자처하더니 이제는 국회마저 비리 의원 보호 수단인 '방탄 국회'로 전락시켰다"며" "결국 국회가 민주당의 '제 식구 감싸기'를 피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혹여나 민주당은 이 대표에게 다가올지 모를 그날을 위해 부결 예행연습이라도 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노 의원의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는 개인의 부패 의혹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 탄압, 야당 탄압, 정치 검찰의 국회 유린 운운은 어불성설"이라며 "체포동의안 부결은 이재명 대표 방탄의 예행연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체포특권이 국회의원 개인의 부패, 비리 의혹에 대한 방패막이가 될 수는 없다. 이는 불체포특권의 남용"이라고 꼬집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 결과, 노웅래 체포 동의안이 부결됐다. 민주당 의원들 대다수가 반대표를 던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남윤호 기자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 결과, 노웅래 체포 동의안이 부결됐다. 민주당 의원들 대다수가 '반대표'를 던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남윤호 기자

정의당도 유감을 나타냈다.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가재는 게 편이라는 옛말이 틀리지 않았다.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비리 부패 혐의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민주당이 당론을 결정하지 않고 자유 투표를 선택한 것 자체가 비겁하다. 방탄 정당의 오명을 피할 수 없다.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야당 탄압' 프레임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검찰이 이 대표의 턱밑까지 칼을 겨눈 상태이기 때문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성남FC 구단주로서 기업 후원금을 받는 대신 현안을 해결해줬다는 내용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성남지청은 지난 21일 이 대표에게 출석 조사를 통보했다. 또한 검찰은 문재인 정부 인사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2024년 치러질 총선을 염두에 두고 검찰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는 시각이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사건의 증거가 나와도 소환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정의와 공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치 검찰' '조작 수사'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민주당의 '판단 미스'라는 취지의 주장이 나온다. 이종훈 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 "제 식구 감싸기, 한편으로는 의원들끼리 동병상련도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은) 가결했어야 한다. 이 대표 건까지 정치탄압 프레임으로 가려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국회의원에 대한 불체포특권 문제도 불거졌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관계자는 "과거에도 불체포특권 폐지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이 발의됐었지만, 번번이 폐기됐다. 지금도 국회의원들은 똘똘 뭉쳐 면책 특권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며 "정략적 의도로 특권이 쓰이는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노 의원 체포안 부결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국회법 44조에 명시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은 국회의원이 현행범이 아닌 한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으며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경우라도 국회의 요구에 의해 석방될 수 있는 권리다. 체포·구금이란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모든 공권력의 강제처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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