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닥터카 제공' 명지병원 이사장은 신현영 고액 후원자
입력: 2022.12.22 14:23 / 수정: 2022.12.22 18:57

중앙선관위 국회의원 후원금 기부자 명단 자료로 확인
2020년 500만 원 이상 고액 후원 두 명 중 1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태원 참사 당일 명지병원 닥터카를 불러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이 신 의원에게 고액 후원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신 의원은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의원이 된 후에도 친정 명지병원을 자주 찾았다. 2021년 1월 3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가운데)과 함께 명지병원을 찾은 신 의원(왼쪽). 맨 오른쪽은 이왕준 이사장. /명지병원 누리집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태원 참사 당일 명지병원 닥터카를 불러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이 신 의원에게 고액 후원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신 의원은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의원이 된 후에도 '친정' 명지병원을 자주 찾았다. 2021년 1월 3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가운데)과 함께 명지병원을 찾은 신 의원(왼쪽). 맨 오른쪽은 이왕준 이사장. /명지병원 누리집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하는 명지병원 '닥터카'를 호출, 탑승해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이 신 의원에게 수백만 원의 정치후원금을 낸 사실이 확인됐다.

<더팩트>가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 요청한 뒤 제출받은 '21대 국회의원 후원금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2020년 12월 신 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이는 2020년 신 의원이 후원 받은 500만 원 이상의 고액 후원자 두 명 가운데 한 명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보통 이상의 밀접한 관계를 말해주고 있다.

신 의원은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출신이다. 2020년 4·15 총선에서 민주당에 영입되기 전까지 명지병원에서 근무했다. 이 이사장은 서울대 의대 83학번 운동권 출신으로, 야권 인사들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명지병원 측은 이태원 참사 당일 논란을 빚고 있는 '닥터카 제공' 이유와 신 의원이 병원 재직 시절 DMAT(재난의료지원팀)에서 활동했는지에 대한 취재진 질의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치권은 명지병원 측이 이처럼 신 의원과 관련한 여러 의혹에 대해 답변하지 않고 있는 것은 정치후원금 지원 등의 관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더팩트>는 명지병원 측에 신 의원의 DMAT(재난의료지원팀) 활동 이력, 닥터카 탑승 경위 등에 대해 약 한 달에 걸쳐 여러 방면으로 수차례 문의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했다. 명지병원 관계자는 지난 20일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병원은 현재 어떤 것에 대해서든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아주 간단한 질문에 대해서도 어느 언론사에도 답변을 못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명지병원 측이 신 의원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해명이나 답변을 일절 거부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 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이사장을 의식해 취재 협조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이 이사장은 2020년 12월 신 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 이사장은 2020년 12월 신 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신 의원은 비례대표로 국회 입성 후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상임위 활동을 하며 '친정'이나 다름없는 명지병원을 자주 찾았다. 2021년 1월 3일에는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명지병원을 방문해 코로나19 중환자 치료 병동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이 이사장은 "간호사 인력 지원과 감염 위험에 노출되며 격무에 시달리는 의료진 등에 대한 적절한 보상, 생활치료시설의 버추얼케어시스템 도입" 등 애로사항을 전했다.

명지병원 전경. /고양시=박숙현 기자
명지병원 전경. /고양시=박숙현 기자

이후에도 신 의원의 발길은 이어졌다. 같은 해 6월 4일 명지병원을 비롯한 고양시 소재 6개 종합병원은 정부의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사업비 총 3350억 원)'에 참여하기로 하고 고양시와 명지병원 권역응급회의실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바이오 랩허브는 바이오 창업기업 육성을 위한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신약개발 창업기업이 실험부터 연구 임상실험까지 함께 하는 종합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다. 신 의원을 비롯해 이용우·홍정민 등 지역 국회의원도 같은 장소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했다.

5개월 뒤인 11월 26일에는 신 의원 등 민주당 소속 보건복지위 위원들이 새로 문을 연 명지병원 재택치료지원센터와 MJ버추얼케어센터를 방문해 센터 운영현황을 살펴봤다. 그에 앞서 광명시와 구리시는 명지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재택치료환자 관리를 위탁했다. 신 의원은 지난 6월 명지병원 13주년 '미션데이 비전 축복 조찬기도회'에도 참여했다. 미션데이 비전위크는 이 이사장이 2009년 취임 이후부터 매년 개최한 행사다.

국민의힘은 명지병원도 이태원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 사진은 지난해 11월 민주당 소속 보건복지위 위원들의 명지병원 재택치료지원센터 방문 모습. 아래 사진은 지난해 6월 K-바이오 랩허브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신 의원과 지역구 의원. /명지병원 누리집
국민의힘은 명지병원도 이태원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 사진은 지난해 11월 민주당 소속 보건복지위 위원들의 명지병원 재택치료지원센터 방문 모습. 아래 사진은 지난해 6월 K-바이오 랩허브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신 의원과 지역구 의원. /명지병원 누리집

국민의힘은 신 의원 논란과 관련해 명지병원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 조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행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22일 비대위 회의에서 "닥터카 사건은 신 의원의 단순 갑질 사건이 아니다"며 "그 중심에 이재명 대표가 있다. 명지병원과 이재명 중심으로 한 정치권과 기업의 검은 카르텔, 신 의원과 명지병원도 국정조사 대상에 추가 포함해주실 수 있는지 검토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신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한편 신 의원은 이태원 참사 당시 명지병원 DMAT 차량을 직접 불러 남편과 이용한 점, 현장에서 15분 머물다 보건복지부 장관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고, 보좌진을 새벽 택시로 호출하는 등 여러 논란에 휩싸여 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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