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 방해 용납 못해…성역없이 진상 밝힐 것"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하는 박 원내대표.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오는 23일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린 가운데,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민주당은 마지막까지 대화의 문은 열어두겠으나, 끝내 여당이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하고 대통령도 고집을 꺾지 않으면 달리 방도가 없다. 이번 주 금요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더는 긴말 필요 없다. 민주당은 양보도, 협상도, 인내도 모두 할 만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선 21일 김 의장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면 합의안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본회의에 부의된 정부안 또는 민주당 수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며 여야 원내대표에게 합의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이 자신의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놓이자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보고 결단을 내린 것이다. 김 의장 중재안은 영업이익 3000억 원 이상 법인에 대한 법인세 최고세율(현행 25%)을 1% 인하하고, 행정안전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관련 예산을 여야가 합의해 입법적으로 해결하거나, 헌법재판소 등 권한 있는 기관의 적법성 여부 결정이 있을 때까지 예비비로 지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는 김 의장 중재안을 두고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합의가 무산될 경우 본회의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 수정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박 원내대표도 이 점을 강조하며 국민의힘에 중재안 수용을 압박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예산안이 본회의장 문턱이 아닌 용산 대통령실 문턱을 넘는지 지켜봐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집권여당은 이제 대놓고 심부름 정당임을 자인하며 대통령 허락만 기다리고 있다"며 국민의힘에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을 향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호소했다. 그는 "이태원참사 국정조사 첫날 용산파출소, 서울경찰청, 서울시청 현장 조사에 돌아온 것은 무도하고 무책임한 답변뿐이었다"라며 "참사 당일 저녁 6시간 반 무렵부터 4시간 동안 수차례 신고가 있었지만 경찰은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가장 긴급한 상황인 코드 제로가 발생했는데도 상황팀장과 상황관, 청장에 이르기까지 아무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전대책부터 현장대응까지 사실상 서울시가 무대책이었음을 시인한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모바일로 논의하고 대응을 지휘했다고 강변했지만 정작 서울시 컨트롤타워 단톡방에 오 시장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21일) 현장 조사에서 확인한 것은 참사 대응 관련한 문제만이 아니었다. 시민분향소 주변에 텐트를 치고 비극과 고통 속에 놓인 유족을 끊임없이 조롱하고 야유하는 극우 유튜버들의 극악한 행태는 살아있는 사람들마저 사지로 밀어 넣으려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 의지가 의심스럽다"며 "국민의힘과의 간담회에서도 또 어제도 유족들이 극우 유튜버들을 철수시켜달라고 요청한 만큼 정부는 즉각 조치하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용산경찰서 112 상황실장은 병가를 내고 자료제출에 비협조하는 등 국정조사 무력화 움직임이 여전하다"면서 "국민 뜻에 따른 국정조사를 계속 방해한다면 결코 용납지 않겠다. 민주당은 성역 없는 조사로 참사 진상을 낱낱이 밝혀 유가족과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성과를 내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