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김경수 '가석방 불원서'에 국민의힘 '부글부글'...왜?
입력: 2022.12.17 00:00 / 수정: 2022.12.17 00:00

여야, '3차 데드라인' 넘기고도 예산안 협상 평행선…합의는 언제?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또 미뤘다. 16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가운데) 주재로 열린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주호영 국민의힘(왼쪽),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또 미뤘다. 16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가운데) 주재로 열린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주호영 국민의힘(왼쪽),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15일 '최종 시한'이라더니…예산안 처리 또 미뤘다

-내년도 예산안 합의가 안 되고 있어. 법정 기한(2일), 정기국회 기한(9일)을 넘긴데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최종 처리 날짜로 제시한 15일에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했어. 3차 데드라인 날 김진표 국회의장이 마지막으로 중재안을 내고 민주당도 이를 수용했는데, 왜 아직 처리가 안 되고 있는 거야?

-국민의힘에서 중재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고, 16일까지도 여야는 접점을 찾지 못했어. 이유는 크게 두 가지야. 가장 큰 쟁점이었던 법인세 인하에 대해 여당은 중재안인 1% 인하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야. 또 윤석열 정부에서 새로 설립한 기관들 예산을 두고도 이견이 있어.

-행정안전부 경찰국,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현 정부에서 입법 없이 시행령으로 만들었거든. 민주당은 위법하다고 전액 삭감을 주장해왔어. 김 의장은 우선 전액 삭감하되, 적법성 여부에 대한 결정이 나올 때까지 예비비로 운영비를 지출하자고 제안했어.

-예비비는 이미 편성한 예산 외에 예측이 불가능하거나 예상 밖으로 늘어나는 경비에 대비해 준비하는 비용이잖아. 정식 예산은 아니지만 우선 운영은 할 수 있도록 한 거네.

-맞아. 그런데 역시 국민의힘에서는 수용하지 않았어. 예비비 편성이 경찰국과 인사정보관리단이 위법한 기관이라고 낙인찍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이야.

지난 8일 국회 본회의 모습. /남윤호 기자
지난 8일 국회 본회의 모습. /남윤호 기자

-타협점이 안 보이는 것 같아.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로 가장 처리가 늦어.

-김 의장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한 자리에서 신속한 합의를 거듭 촉구하면서 "세부사항 준비까지 마쳐 19일에는 꼭 예산안을 처리하게 해달라"고 강조했어.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여야 원내대표가 평행선을 달려서 예산안 처리 지연이 더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6일 오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로부터 정부와 여당은 오늘 저녁 예산안 관련 협상이 어려운 상황임을 전해왔다"며 "필요할 시 주말에라도 만나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어. 이러다 정말 준예산으로 가는 거 아닌가 몰라.

-국민의힘은 준예산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아. 예산안 처리가 미뤄지면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도 미뤄지고 있어. 여야는 11월 24일부터 국정조사에 들어가되, 청문회 등 실질적인 조사는 예산안 처리 이후에 하기로 했거든. 기간은 45일로 말이야. 예산안 처리가 안 되니 국정조사 시한은 다가오고 있는데 실질적인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할 일은 많은데 일하지 않는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냉담해. 지난 15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국가기관 신뢰도' 설문에 국회는 '15%'로 최저치를 기록했어. 정부와 지자체, 검찰과 경찰 등은 모두 40%대를 기록했지. 신뢰도가 다른 기관의 3분의 1 수준인 셈이야. 작금의 국회와 국회의원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대대적으로 개혁해야 할 대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여.

국민의힘이 가석방을 거부한 김경수(사진) 전 경남지사를 비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14일 논평에서 김 전 지사의 행태를 보면 독립운동하다 투옥된 독립투사라도 되는 줄 착각하겠다고 비꼬았다. /이새롬 기자
국민의힘이 가석방을 거부한 김경수(사진) 전 경남지사를 비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14일 논평에서 "김 전 지사의 행태를 보면 독립운동하다 투옥된 독립투사라도 되는 줄 착각하겠다"고 비꼬았다. /이새롬 기자

◆與, 김경수 '가석방 불원서'에 집중 견제구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연말 특별사면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김 전 지사는 '친문'(친문재인) 적자로 불리는데, 정치권에서도 사면 여부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

-일단, 김 전 지사는 지난 13일 '가석방을 원치 않는다'며 서면으로 가석방 불원서를 교도소 측에 제출했다고 해. 김 전 지사의 배우자 김정순 여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전 지사의 자필로 쓰인 '가석방 불원서'를 공개했어. 공개된 가석방 불원서에는 지난 7일 자로 "처음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해 왔기에 받아들일 수 없는 요건"이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어. 김 전 지사의 형기는 2023년 5월에 만료돼.

-김 전 지사가 정계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던데?

-맞아. 민주당 일각에서 이런 시각이 있더라고. 고민정 최고위원은 1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 김 전 지사의 정치적 복귀를 눈여겨보고 있냐는 질문에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여당의 그런 발언들이 오히려 김 전 지사의 정치적 무게감과 근육을 더 키우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어.

-여당의 그런 발언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지난 13일 부인 김정순 여사를 통해 가석방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최근 가석방 불원서를 교도소 측에 제출했다. /김 전 지사 페이스북 갈무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지난 13일 부인 김정순 여사를 통해 '가석방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최근 가석방 불원서를 교도소 측에 제출했다. /김 전 지사 페이스북 갈무리

-김 전 지사가 가석방 불원서를 제출하자, 국민의힘은 불쾌감을 드러냈어. 공식 논평을 내고 김 전 지사를 강하게 질타할 정도야.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14일 논평에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더럽힌 것에 대한 반성은커녕 자신이 양심수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며 "김 전 지사의 행태를 보면 독립운동하다 투옥된 독립투사라도 되는 줄 착각하겠다"고 비꼬았지.

-민주당 안에서 김 전 지사의 역할론이 나오잖아. 이에 대해 여당이 신경을 쓰는 듯한 모습도 엿보여.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5일 논평에서 "민주주의에서 국민 여론조작은 민주주의 주적으로 지목되는데, 김 전 지사는 선거에서 여론 조작을 통한 승부 조작을 시도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선거 승부 조작범'이 다시 국민의 대표로 선거에서 선수로 뛸 자격은 없다"고 했어.

-개인적으로도 김 전 지사를 견제하는 발언이 나왔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페이스북에 "거참, 무슨 '양심수 코스프레', 정치 근육 키우긴가"라며 꼬집었어.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반성은커녕 마치 피해자인 양 우기고 있는 김 전 지사에게 사면은 사치일 뿐이다. 반성하지 않는 김 전 지사에게는 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 "다음 대선 출마를 위한 체급 부풀리기를 기도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런다고 되겠나"라고 비판했어.

-김 전 지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연말 특별사면 대상자로 거론되는데, 실제 가석방이 이뤄질지는 더 지켜봐야 할 듯해. 윤 대통령의 최종 결단이 주목돼.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송다영 기자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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