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안 차는 규칙?… 與 전당대회 '룰 변경' 갈등 조짐
입력: 2022.12.11 00:00 / 수정: 2022.12.11 00:00

친윤 '당원 비율 확대'…비박계 "현행대로"
전대 규칙 둘러싸고 당권주자 간 기 싸움


국민의힘 차기 공천권을 놓고 벌이는 당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 전당대회 규칙 등에 관한 여러 의견이 표출하고 있다. 사진은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 /이새롬 기자
국민의힘 차기 공천권을 놓고 벌이는 당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 전당대회 규칙 등에 관한 여러 의견이 표출하고 있다. 사진은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전당대회 규칙을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하다. 벌써 당권을 향한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향후 계파 갈등이 심화할 조짐도 엿보인다. '당심'이냐 '민심' 비율 변경에 대해 당권주자들은 물론 계파 간 힘겨루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유불리가 갈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원 투표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기류가 있다. 당헌에 따라 현행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비율은 7대3이다. 당원 비중이 높을수록 윤석열 대통령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비박계 대표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강세를 보임에 따라 이를 견제할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 대표 적합도에서 유 전 의원이 33.6%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나경원 전 의원(12.5%)보다 무려 21.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나 전 의원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윤(친윤석열)계'에선 당심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윤계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김기현 의원은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 당의 정체성과 여러 가지 노선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기에 당원들의 의사가 당연히 절대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면서도 구체적인 비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정재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지금 민주당은 9 대 1이다. 민주당은 역선택 방지조항도 명시돼 있다"라며 "공천을 할 때는 당심과 민심을 같이 볼 수도 있겠지만, 당 대표는 당원들이 뽑는 것이기에 당원 비율을 늘리는 것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앞으로 룰을 만드는 데서 아주 유연성 있게 잘할 거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는 공부모임 국민공감이 지난 7일 출범했다.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총괄 간사)는 순수 공부모임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는 공부모임 '국민공감'이 지난 7일 출범했다.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총괄 간사)는 "순수 공부모임"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일부 당권주자은 룰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 9월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안철수 의원은 줄곧 당원투표 70%, 일반 여론조사 30%로 당 대표를 선출하는 현행 룰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상현 의원도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는 것을 전제로 현행 규칙을 따른다고 밝힌 바 있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 전 의원과 유 전 의원도 현행 룰을 바꿔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당내 사정에 밝은 한 여권 인사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전국 위원들이 승인하면 전당대회 룰은 바꿀 수 있다. 또 '윤핵관'들이 마음만 먹으면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눈치를 보다 언제든지 밀어붙일 수 있다고 본다"면서 "민주주의에서는 정당의 주인은 물론 당원이지만, 당이 국고보조금 등 세비로 운영되는 만큼 국민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관련 의견들이 표출되는 때 친윤 그룹은 본격적으로 세력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공부모임 '국민공감'이 공식 출범했는데, 친윤계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총괄 간사인 이철규 의원은 순수 공부모임이라며 특별 계파 모임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공부와 토론을 통해 정책 역량을 키워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는 모임이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비박계에선 최대 계파가 되고 어떤 방식으로든 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화물연대 등 파업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인 것과 맞물려 있다. 정치권에서도 주류 세력이 당내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룰 변경할 경우 리스크는 없을까.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정당은 여론의 최첨병에 있다는 점에서 여론의 지지를 많이 받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되는 게 그렇게 나쁘지 않다"며 "그렇기에 여론조사 비율을 낮추는 건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물론 그쪽(친윤 그룹)에서 당원 의견이 더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도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정당의 존재 목적인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 그러려면 '당의 얼굴'이 국민들한테 다가가야 한다"며 "그들(당원)만 가지고서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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