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심=장심?'...장제원, 존재감 부각 속 與 '친윤' 세력화 눈길
입력: 2022.12.08 00:00 / 수정: 2022.12.08 00:00

공부모임 '국민공감' 출범식에 의원 71명 결집
장제원, 지도부 직격…'만찬 회동' 이후 공개 발언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선으로 물러나 있던 윤핵관 핵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 이목이 쏠린다. 7일 국민의힘 권성동(왼쪽)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출범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선으로 물러나 있던 윤핵관 핵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 이목이 쏠린다. 7일 국민의힘 권성동(왼쪽)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출범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논의가 본격화하기 전부터 차기 당권의 향방이 주목되는 가운데 당내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가 세를 과시했다. 당 전당대회 시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당내 구심점 역할을 맡으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친윤 핵심 인사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이 2선으로 후퇴했다가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여권 실세로 다시 발돋움해 '윤심' 판별 역할에 나설지 당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7일 발족한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에 소속 의원 115명 중 71명이 참석했다. 의원총회를 방불케 할 만큼 많은 의원이 모였다. 당내 최다선(5선)인 국회부의장 정우택 의원과 당권주자인 김기현·안철수 의원도 자리해 눈도장을 찍었다. 친윤계 이철규(총괄 간사)·김정재(총무)·박수영(기획)·유상범(공보) 의원 등 간사단은 물론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로 분류되는 권성동·장제원 의원도 동반 참석했다.

주최 측은 국민공감이 특정 계파의 세 결집을 위한 모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윤핵관'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이 모임은 순수한 공부모임"이라며 "결코 다른 길로 가지 않을 것이며 오로지 우리는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 역시 모임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 70명 모인 게 계파 모임인가. 의원들이 끝까지 앉아 뜨겁게 공부했는데 이게 어떻게 계파 모임인가"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특정 계파색이 짙다는 반론이 나왔다. 비윤(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저명한 외부 인사를 초청해 공부하고 토론하는 모임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다만 지도부가 전당대회 시기와 룰 변경 등 논의를 시작하려는 즈음에 소위 주류 세력의 교감이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윤계 의원은 국민공감에 대해 직접적인 말을 아끼면서도 "국민이 (순수)공부모임으로 볼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전당대회 로드맵을 논의하려는 민감한 시기에 결집한 친윤계가 목소리를 키우는 것은 차기 당권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많다. 차기 당 대표는 내후년 치러질 총선 공천권을 쥐는 데다 윤석열 정부와 관계 설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잠재적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여러 당권주자 가운데 아직 '윤심'(윤 대통령 의중)이 실린 후보가 없다는 점에서 사전 정지 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 최대 계파인 친윤(친윤석열)계가 세를 과시했다.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부모임 국민공감 출범식에 소속 의원 71명이 참석했다. 국민공감은 친윤계 의원들의 주축을 이뤘다. /뉴시스
국민의힘 최대 계파인 '친윤(친윤석열)계'가 세를 과시했다.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부모임 '국민공감' 출범식에 소속 의원 71명이 참석했다. 국민공감은 친윤계 의원들의 주축을 이뤘다. /뉴시스

이언근 전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는 통화에서 "(친윤계가) 공부모임처럼 세력화해 동조자를 모을 것이고, 나아가 전당대회 전까지 청년층의 세도 모아야 하는 처지"라며 "누가 당 대표가 되든지 간에 주류 측에서는 원하는 사람을 대표로 선출하려 애를 많이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계는 윤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해 당권 경쟁을 진두지휘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친윤계와 지도부의 신경전이 총성을 울린 모양새다. 장 의원은 당 '투톱'에 일격을 가했다. 그는 모임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주호영 원내대표의 '수도권·MZ 세대 대표론'과 관련해 "어떤 의도로, 어떤 생각으로 말씀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굳이 안 해도 될 말씀을 해서 우리 당의 모습이 자꾸 작아지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겨냥해서도 "정진석 비대위원장께서 이런저런 (전당대회) 후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기준을 말씀하시는 것도 부적절하다"며 "전당대회에 심판을 보는 분이지 않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위원장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그들(MZ세대)과 공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이건 심판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할 말"이라고 받아쳤다. 뉴시스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도 "스스로 디스 하는 거 같아서 안타깝다"고 반격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당 대표 조건과 당권주자들에 대해 '성에 차지 않는다'는 발언 이후 줄곧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라 일반론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장 의원을 비롯해 친윤계 핵심 인물들의 존재감은 앞으로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 대통령이 지난달 말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윤핵관 4인방(권성동·윤한홍·이철규·장제원)'을 초청해 비공개로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 여당의 전당대회 논의 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지난 8월 당 내홍 사태에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장 의원은 만찬 회동 이후 '이태원 참사' 책임 규명과 관련해 야당을 비판하는 등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심'이 곧 '장심'이라는 말도 떠돈다. 윤 대통령의 의중을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최측근이라는 이유에서다. 장 의원은 인수위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냈다. 장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차출설에 대해 "우리 대통령께서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잘라 말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비공개 회동 사실이 알려지자 '연대설'이 다시 수면 위로 오르기도 했다. 장 의원은 단순한 만남이었다는 취지로 밝혔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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