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고위공직자 후보 신원조회 시행령' 즉각 철회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7일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여야 양당과 노동자가 참여하는 '3자 긴급 중재회동'을 제안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이 대표. /뉴시스 |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안전운임제 법제화' 등을 요구하는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여야 양당과 화물연대가 참여하는 '3자 긴급 중재회동'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 회의에서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정부여당의 해결 노력이 보이질 않는다. 정부의 일관적 요구를 수용하든지, 아니면 기존 지원책도 전부 폐기하겠다는 엄포만 난무하고 있다"면서 "여야 양당과 화물연대 간 3자 긴급 중재회동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노동기구(ILO)가 지난 2일 윤석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긴급개입 절차에 나선 점을 언급하면서 "10대 경제강국, 경제선진국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조롱거리고 되고 있다. ILO 협약위반 판단이 내려지게 되면 정말로 문제가 심각해진다. 노동후진국이라는 오명은 물론이고 이를 이유로 외교압박, 통상불이익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경정책을 통해서 작은 정치적 이득은 취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국가경제에 큰 후폭풍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을 직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엔 산하기구인 ILO의 긴급개입은 각국의 노동계 요청에 따라 해당 정부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해명을 요구하는 조치다. 해당국의 협약 위반 사실이 명백하거나 긴박한 사안일 경우 긴급개입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긴급개입이 공식 감독기구에 의한 절차가 아니라며 심각한 조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또 국가정보원이 최근 고위공직자 대상자를 광범위하게 신원조회할 수 있도록 개정한 시행규칙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것은 신원조회를 빌미로 국정원의 국내정보를 무제한으로 수집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정보기관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라면서 "신원조회의 탈을 쓰고 존안자료, 불법사찰, 이런 망령들이 부활하고 있다. 정보기관의 정치개입, 그리고 민주주의 퇴행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안보기관을 국내정치에 악용했던 정권이 어떤 심판에 직면했는지를 직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관련해선 '3+3협의체(원내대표+정책위의장+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간사)' 재협상을 앞두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여야 쟁점 세법 개정안을 짚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 시작 전 "예산 관련한 협상이 진행중이고 국민 관심이 매우 높은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이중에서 오해가 발생하고 있거나 이해가 잘 안되고 있는 부분을 챙겨보도록 하겠다"며 김성환 정책위의장에게 관련법에 대한 당 입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금투세에 대해선 증권거래세는 15%까지 낮추고, 주식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현행 1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상향하는 안을 철회한다면 정부·여당이 제안한 '금투세 2년 유예'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선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누진과세 하되, 저가 1가구 2주택자는 1가구 1주택자 수준에 맞게 종부세를 낮춰준다는 당론을 정했다.
이 대표는 "(우리 안이) 진정으로 실제로 개미투자자들한테 도움되는 길이다. 종부세도 마찬가지로 3가구 이상을 누진과세하는 건 마땅하다. 다만 저가주택을 2채 가지고 있는데 이걸 합산해서 종부세를 부과하는 건 좀 과하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11억 기준에 맞춰서 (하는 것으로) 그렇게 정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관련법을) 왜곡해서 정쟁의 도구로 삼는 정부·여당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금투세 도입에 대해 "금투세는 고래를 잡으려다가 개미까지 잡아버리는 개미학살법"이라고 하는 등 금투세 강행은 소액투자자 투자를 제한한다는 정부·여당 주장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