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태원 참사' 서명운동…민주당 일각 "정치화로 보일 수도"
입력: 2022.11.15 00:00 / 수정: 2022.11.15 00:00

'국정조사·특검 촉구' 서명운동 전국 확대
與 '이재명 방탄용' 비판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전국 단위로 확대했다. /남용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전국 단위로 확대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전국 단위로 확대했다. 윤석열 정부 고위 인사들(이상민·윤희근·박희영 등)의 사퇴·파면 문제가 화두에 올랐음에도 이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민주당은 이로 인한 국민들의 분노가 '끓는점'에 도달했다고 보고 여론전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력을 동원해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 참사의 '정치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염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전국 17개 시·도당은 오는 17일까지 지역별 국민서명운동본부 발대식을 열고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특검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진행한 국민서명운동본부 발대식을 시작으로 당 차원의 전국 단위의 장외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의 이런 행보는 '국정조사는 국민이 원하는 것'이라는 대의를 쌓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협상 결렬로 야당 단독 추진 형태로 국정조사가 진행되더라도 추진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까지 집계한 온라인 서명자 수는 25만 명이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서명운동을 "낮은 단계의 장외투쟁"이라고 설명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범국민서명운동을 두고 '명분이 없다'고 반발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못할 것 없는 거대 야당 민주당이 무엇이 아쉬워 장외투쟁하고 서명을 받나. 국정조사도, 특검도, 그것보다 더한 것도 민주당이 원하면 다 할 수 있다. 결국은 이재명 구하기 방탄 집회"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해 장외투쟁을 불사한다는 이른바 '이재명 방탄' 논리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분명한 국민 여론 앞에서도 집권 여당은 귀를 틀어막고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 범국민 서명운동을 장외투쟁이라 낙인찍으며 정쟁하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남윤호 기자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분명한 국민 여론 앞에서도 집권 여당은 귀를 틀어막고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 범국민 서명운동을 장외투쟁이라 낙인찍으며 정쟁하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남윤호 기자

당 지도부는 여당의 반발에도 물러서지 않고, 윤석열 정부가 민심을 외면한 채 주요 인사 자리 지키기에만 급급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분명한 국민 여론 앞에서도 집권 여당은 귀를 틀어막고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 범국민 서명운동을 장외투쟁이라 낙인찍으며 정쟁하기에 급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명 운동은 책무를 저버린 여당과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한 정부에 국민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기 위한 정당 활동"이라고 강조하며 여당을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상민 장관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누군들 폼나게 사표 던지고 싶지 않겠냐'고 한 발언을 규탄하며 "민망한 정도를 넘어서 국민으로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망언으로 즉각 파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당내 강경파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 퇴진'도 거침없이 거론하는 분위기다. 김용민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퇴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직격했다. 김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 20여명은 지난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정조사와 특검을 수용하지 않으면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내지도부가 '탄핵 발언 자제령'을 내리며 조심스러워하던 지난달과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전국민 서명운동으로 장외투쟁을 전개하는 것을 두고 당내에선 의견이 갈린다. 여론을 동력 삼아 참사의 진상 규명에 속도를 더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참사가 정치화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함께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여의도역 일대에서 진행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추진 범국민 서명운동에 참석해 직접 서명했다. /남용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여의도역 일대에서 진행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추진 범국민 서명운동'에 참석해 직접 서명했다. /남용희 기자

한 초선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거리에서 주민들을 만나며 중도층의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는 걸 느꼈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도 않는데 '국회에서라도 (윤 대통령을) 끌어내리든 뭐든 해라'라고 세게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라며 "정부와 여당을 향한 부정 여론이 그만큼 심각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이 대표 방탄용 서명운동' 주장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민주당이 비극적인 참사를 이용해 이슈로 덮겠다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라고 일축했다.

한 재선 의원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서명운동을 해서라도 여당이 국정조사를 받도록 확실하게 해야한다"라며 "여당 입장에서도 여론이 이런데 국정조사를 어떻게 안 하겠나. 특검까지는 특수본 결과를 보고 추진한다 하더라도 국정조사의 경우 거절의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서명운동 찬성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의원 모두가 서명운동에 찬성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한 재선 의원은 "민주당이 서울시당을 시작으로 전국시도로 확대해 범국민서명운동을 한다는 거야말로 (중도층에게는)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말로 들릴 것"이라며 "참사를 정치적으로 재확산한다는 비판을 듣지 않겠나. 중도층을 생각한다면 그런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한편 이날 오후 비공개로 '이태원 참사' 유족들과의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안 수석대변인은 간담회 이후 브리핑에서 "(참석한 유족)모든 분들이 공통적으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 재발방지를 요청하셨다"라며 "유가족 중 한 분은 '말단 몇 사람'의 형사 처벌로 끝나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해자가 가해자를 수사하는 것은 유가족의 뜻이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라며 유가족들의 말을 전했다. 민주당은 간담회 내용을 기반으로 해 당 차원의 참사 유가족 지원방법 등을 강구할 계획이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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