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경찰, 4시간 동안 쳐다만 봐"…'이태원 참사' 대처 질타
입력: 2022.11.07 17:15 / 수정: 2022.11.07 17:15

'제도 미비 탓' 납득 안 돼…현장에서 경찰이 보고 왜 조치 안 했나"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경찰의 대처 미흡을 질타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안전사고를 예방할 책임은 '경찰'에 있는데, 경찰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참사가 발생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오전에 주재한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비공개 발언을 소개했다. 이 부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아마 (10월 29일) 초저녁 5시 40~50분경부터 사람들이 점점 모이고 6시 34분에 (압사를 예고한) 첫 112 신고가 들어올 정도가 되면 아마 거의 아비규환 상황이 아니었겠나 싶은데 그 상황에서 경찰이 권한이 없다는 말이 나올 수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인파 사고를 막기 위한 인파 관리의 기본 중 기본은 밀집도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태원 참사는) 어디 구석에서 벌어진 게 아니라 주도로 바로 옆에 있는 인도에서 벌어진 사고"라며 "이 정도가 되면 주도로를 당연히 차단했어야 한다. 안전사고를 예방할 책임이 어디에 있나. 경찰에 있다. 소방서는 예방도 하지만 사고발생 직후부터 119 구급대가 작동하는 것이고, 사고를 막는 것은 그리고 위험을 감지하는 것은 경찰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경찰이 통상 수집하는 정보에는 집회·시위 신고가 안 되어도 경비 정보로 사람이 많이 몰릴 것 같든지 하는 그런 정보를 경찰, 일선 용산경찰서가 모른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경찰이 그런 엉터리 경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나. 현장에 (경찰이) 나가 있었잖아요"라며 "112 신고가 안 들어와도 조치를 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걸 제도가 미비해서 여기에 대응을 못했다고 하는 말이 나올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가 제도가 미비해서 생긴 것인가. 저는 납득이 안 된다"며 "압사 사고가 일어날 상황이고, (참사 당일 오후) 6시 반부터 사람들이 정말 숨도 못 쉴 정도로 '죽겠다'고 하면, 현장에서 (경찰이) 눈으로 보고 있잖아요 그걸 조치를 안 해요?"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부대변인이 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비공개 발언 일부를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부대변인이 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비공개 발언 일부를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제도 미비'는 당초 참사 발생 다음 날 경찰과 소방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의 이상민 장관이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정부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는 뉘앙스로 해명하면서 불거졌다.

또한 윤 대통령도 참사 이후 국무회의에서 "우리 사회는 아직 인파 관리 또는 군중 관리라고 하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개발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제도 미비를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대통령 책임론'과 관련해선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이 맞다. 모든 국가 위험과 사무의 컨트롤 타워는 대통령"이라면서도 "이것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재난 대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보고체계나 이런 것들이 신속하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비공개회의 발언을 소개한 배경에 대해 "(경찰의 대처 미흡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갖고 있는 의문이고, 안타까움이고, 답답함이라고 생각한다"며 "거기에 있어서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고, 지금 경찰에서 고강도 감찰과 특별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철저하고 엄정하게 진상을 확인하고, 정확히 설명하고, 거기에 맞춰서 책임을 질 사람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누구를 특정해서 (책임론을) 얘기한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잘못됐는지를 확인하자는 게 주된 취지"라며 "그런 점에서 경찰이 이 사안을 엄정하게 한 점 의혹 없이 규명해야 할 책임이 있고,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문제는 누가, 얼마나, 무슨 잘못을 했고 (가진) 권한에 맞춰 얼마나 책임을 물을지 판단한 다음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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