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집회를 주도한 시민모임을 향해 "타인의 비극을 정치투쟁의 도구로 악용하기 위해, 현수막을 바꿔 단 채 감히 '추모'라는 단어를 입에 담고 있다"고 직격했다. 5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도로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 촛불 집회.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집회를 주도한 시민모임을 향해 타인의 비극을 정치투쟁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 추모 촛불집회를 언급하며 "'촛불승리전환행동'이란 단체에서 집회를 연다고 한다. 소위 '촛불행동'은 지난주까지 집회에서 '윤석열 퇴진'을 외쳤던 단체"라는 점을 먼저 짚었다.

그는 이어 "통합진보당 청소년 비대위원장 출신이 대표로 있는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역시 '윤석열 퇴진' 시국선언문을 내고 다음 주 촛불집회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통합진보당의 후신 격인 청년진보당도 추모집회를 연다. 국가보안법폐지를 주장했던 진보대학생네트워크 역시 마찬가지다. 심지어 이재명 캠프 출신이 대표를 맡았던 '이심민심'이라는 단체는 집회를 예고했다가 과거 경력이 들통나자, 부랴부랴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단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의원은 "이런 단체들은 이태원 사고 이전부터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쳐왔다"며 "그러다 사고를 겪자마자 타인의 비극을 정치투쟁의 도구로 악용하기 위해, 현수막을 바꿔 단 채 감히 '추모'라는 단어를 입에 담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지금 촛불집회를 독려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도덕적인 척을 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라며 "타인의 죽음 앞에서 정적 제거를 떠올렸다. 인간의 도덕적 공감을 당파적으로 악용했다. 이것이야말로 도덕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부정"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타인의 죽음마저 정쟁의 자원으로 소비하는 운동업자에게, 비극은 산업이고 촛불은 영업이고 선동은 생업"이라고 힐난했다.

앞서 촛불행동은 국가애도기간 마지막 날인 5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도로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 촛불 집회를 열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촛불행동은 또, "무능하고 무책임한 윤석열 정부의 참사"라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정부를 규탄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