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변동 없는 지지율…與, '이태원 참사' 여파 비껴갔나
입력: 2022.11.06 00:00 / 수정: 2022.11.06 00:00

갤럽·NBS 결과 지지율 소폭 하락…'추궁·책임' 관건 전망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침통한 표정을 지은 모습. /남윤호 기자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침통한 표정을 지은 모습.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이후에도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었다. 이태원 참사 전후로 경찰과 용산구청의 부실 대처가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의 분노가 커지는 만큼 정부 책임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과 여당이 성난 여론을 비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성인 1001명을 조사한 결과(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떨어진 29%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에서 6주 만에 30%대를 기록했다가 다시 한 주 만에 20%대로 주저앉았다. '부정 평가'는 전주보다 1%포인트 오른 63%였으며, '어느 쪽도 아님' 2%, '모름·응답거절' 7%로 조사됐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32%, 민주당은 34%로 각각 지난주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층은 무려 29%에 달했다. 갤럽은 "이번 주 윤 대통령 직무 평가와 여당 지지도의 표면적 변화는 크지 않지만 긍·부정 평가 이유 양쪽에 이태원 참사가 새로이 등장했고 관련 언급도 늘어 상반된 시각이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다른 여론조사기관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31%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10월3주차)와 같았다. 부정 평가는 1%포인트 오른 60%였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33%, 민주당이 31%로 조사됐다. 국민의힘은 2%포인트, 민주당은 1%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지난해 29일 참사 발생 이후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변동 폭은 미미해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외신 기자회견에서 웃음과 농담을 하는 등 부적절한 태도를 보인 점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실언 논란에 휩싸여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경찰은 사고 발생 약 4시간 전부터 112 신고를 11번이나 접수했음에도 늑장 대처한 것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정부·여당이 대형 악재를 만났음에도 지지율에 큰 변동은 없었던 건 왜일까.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일단 수사 중인 상황이기에 조금 지켜보는 듯하다"며 "민주당도 특검하자고 했다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는데, 애도 기간이라는 점에서 어떤 (문제가 될) 포인트를 거론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이태원 참사 원인과 부실 대응 등을 수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위령법회에 참석해 희생자의 명복을 빌었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2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굳은 표정을 지은 모습.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위령법회에 참석해 희생자의 명복을 빌었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2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굳은 표정을 지은 모습. /대통령실 제공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태원 참사와 112 녹취록이 공개된 것이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에 별로 영향을 안 미친 것 같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며 "세월호 사고와 달리 이번 참사는 경찰이 예방을 못 했다는 점에서 국민이 조금 다르게 느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갤럽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고 밝혔던 것과 비슷한 취지로 해석된다.

갤럽은 "이번 일은 많은 젊은이가 희생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에 비견된다"며 "당시 박근혜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2주 만에 59%에서 48%로 하락했고, 부정 평가 이유에서는 세월호 관련 지적이 절반가량 차지했다. 같은 기간 여당(새누리당) 지지도는 45%에서 39%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애도 기간이 끝나면 여야 간 책임 공방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 강하게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데다 이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4일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나타낸 데 대해 민주당은 논평에서 "너무 늦었고 미흡하다"며 "정부의 책임 방기로 일어난 참사이고, 정부의 책임 회피에 국민께서 분노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진실 조사와 재발 방지에 필요하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는 있겠으나 지금은 국정조사할 때가 아니"라며 "수사 결과를 보고 미진하거나 부족한 점이 있으면 국정조사를 거부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다만 수사 결과가 지지율 변화의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전문가의 관측이 나온다. 이 소장은 "이제 추궁을 위한 수사 중인 상황이고 (그 결과가 나오면) 추후 지지율이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하지만 현 정부에 대한 기대가 많이 저하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 기사에 인용된 각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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