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정상회담' 尹 "독일과 같은 '가치 공유' 우방국과 연대 강화"
입력: 2022.11.04 15:03 / 수정: 2022.11.04 15:03

슈타인마이어 "'이태원 참사' 매우 충격…깊은 애도"

윤석열 대통령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독 정상회담에 앞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독 정상회담에 앞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자유', '인권', '법치'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로서 독일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국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해나가겠다고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독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한국과 독일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룬 성공의 경험과 또 분단의 아픔을 함께 공유하면서 특별한 유대 관계를 이어왔었다"며 "독일은 유럽연합(EU)과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주요 멤버이고, G7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문제 해결에 주도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하며 우리 역시 자유, 인권, 법치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로서 독일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국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오늘 회담에서 안보, 경제, 과학 기술, 문화 이런 여러 분야의 양국, 양자 차원의 협력을 심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또 그와 아울러서 기후변화, 보건 문제 등에 대해 양국이 직면하고 있는 글로벌 도전 요인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 협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제가 한국을 찾은 것이 벌써 네 번째"라며 "2018년에 왔을 때는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한국이 기쁨에 가득 차 있었는데, 이번에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에 있었던 그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해 굉장히 놀랍고 또 충격을 많이 받았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서 매우 충격을 받았다"며 "대통령께 저 개인적으로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또 독일 국민의 이름으로도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 시작에 앞서 10초가량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을 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양 정상은 모두 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정상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공동으로 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윤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께서 이 자리를 빌려 이태원 참사로 인한 희생자와 유가족에 다시 한번 애도를 표하고, 독일 국민의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한독 관계는 내년에 140주년을 맞이한다. 그간 양국 관계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왔는데, 오랜 기간 쌓아온 우정과 신뢰가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과 함께 양국이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핵심 우방국으로서 공동으로 마주하고 있는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며 "오늘날 국제사회가 직면한 위협에 대응해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국가 간 연대가 중요하며, 한국과 독일이 이러한 연대의 일원으로서 상호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또한 "양국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하면서, 안정적 공급망 구축과 에너지 안보 증진을 위한 경제 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화 해 나가기로 했다"며 "저는 유럽 내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하고, EU 핵심 국가인 독일이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없도록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도발에 대한 우려 공유 및 긴밀한 공조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 협력 강화 △우크라이나 국민의 평화와 일상회복을 위한 지원 노력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매우 솔직하게 허심탄회하게 깊은 교류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아주 감사하게 생각한다. 동시에 지난 주말에 일어났던 참사에 대해 제 개인적으로, 또 독일 국민의 이름으로 깊은 아픔, 또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고, 부상 당하신 분들은 빨리 낫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또 "양국은 아주 탄탄한 기반 위에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 같은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고, 또 여러 규범이 지켜지는 세계라는 공동의 이해관계도 갖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시대에 이런 긴밀한 파트너십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윤 대통령이 한 한반도 상황에 대한 우려에 저도 공감한다"며 "이러한 긴장은 수용할 수 없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통해서 여러 차례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했고 국제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저희는 분명하게 이런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유엔안보리 결의를 북한이 빨리 지키고 그다음에 빨리 대화에 응하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북한에 제안한 '담대한 구상'에 대한 존경을 표하면서, 지지하겠다고 예고했다. 또한 모든 분야에서의 양국 파트너십 확대, 기후중립을 위한 협력 등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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