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하는 방식으로 본회의장에 불참하기로 했다.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본예산 국회 시정연설을 거부하기 위해 본회의장에 불참하기로 했다. 아울러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규탄 시위를 열기로 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긴급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한 민주당 대응 방침을 말씀 드린다. 민주당 전원은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은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규탄 시위도 연다. 오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 도착 전까지 로텐더홀서 규탄 시위를 하고, 국회에 입장하면 엄중 침묵 시위로 대응할 것"이라며 의장실에서 열리는 사전 차담회에도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윤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하면 예결위 회의장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하고 윤 대통령 퇴장 후 마무리 규탄 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민주당은 전날(24일) 검찰의 중앙당사 압수수색과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사과 요구 불수용에 '시정연설 보이콧' 방침을 일찌감치 정했지만 방식을 두고는 뜻을 모으지 못했다. 이날 의총을 통해 본회의장 불참이 '참석 후 규탄'보다 절제된 방식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국민의힘(자유한국당)은 2017년 6월 인수위도 없던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만에 추경 시정연설 위해 국회 본회의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내내 항의 손팻말과 무박수로 맞이했다. 이와 달리 민주당은 지난 5월 윤 대통령 추경을 위한 첫 국회 시정연설을 기립과 박수로 환영했고 그 후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도 선뜻 협조하면서 협치의 손길을 내밀었다. 또 5년 전 2017년 11월 1일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모두 검은색 복장에 근조 리본을 달고 대형 현수막 세 개와 손팻말까지 들고선 고성으로 연설을 방해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우리는 당시 국민의힘처럼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대통령 연설을 직접 방해하는 행위보다는 더 엄중하면서도 더 절제된 방식으로 항의의 뜻을 충분히 표출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아울러 내년도 예산심사에서 윤 정부의 법인세 인하 등을 저지하겠다고 예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정권의 반협치 폭주 앞에 오늘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거부하지만, 민주당은 국민 혈세가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내년도 나라살림 예산심사에 그 어느 해보다 철저하게 더 강력하게 대응해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문만 열어놓고 국민의힘 반대로 국회 민생경제특위에서 공전 중인 법안들을 포함해 22대 민생 입법과제 등 법안들을 신속하게 각 상임위에서 처리하겠다. 특히 초부자 감세와 민생예산 삭감은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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