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당사 압색' 검찰 vs 민주당, 몸싸움에 욕설까지…'JSA인 줄'
입력: 2022.10.22 00:00 / 수정: 2022.10.22 00:00

BTS, 결국 군대 가기로…정치권 "환영" vs "아쉬워"

더불어민주당은 19일 검찰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강력 반발했다. 심지어 국정감사도 중단하게 하고, 소속 의원들을 당사 앞으로 총집결시켰다. 이날 당사 앞에서 항의 손 피켓을 들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 /이새롬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9일 검찰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강력 반발했다. 심지어 국정감사도 중단하게 하고, 소속 의원들을 당사 앞으로 총집결시켰다. 이날 당사 앞에서 항의 손 피켓을 들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 /이새롬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공동경비구역 JSA 연상케 한 검찰 vs 야당 '압수수색 대치'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체포한 데 이어 민주연구원이 있는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하려 하자, 한바탕 난리가 났어.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해서 검찰이 당사를 들어가진 못했네. 이런 분위기가 미리 감지됐어?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됐는데, 그 구속 기한이 20일 0시라 전후로 뭔가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은 있었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며칠 전부터 여의도 일각에서 유동규 씨가 석방되면서 김용 부원장 등을 엮으려고 한다는 소문이 돌았던 모양"이라고 했지. 그래도 당사 압수수색은 다수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야.

-민주당도 적잖이 당황했겠는데?

-19일 압수수색 현장에 직접 갔는데 민주당 당직자에 따르면 검찰 측이 당사 건물 지하에 있는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곧바로 민주연구원이 있는 8층으로 올라가려고 했대. 그런데 지하에서 당사 위층으로 가는 통로가 없어서 1층 출입구로 들어가려고 하자 경비하는 분이 막아섰다는 거야. 이때가 오후 3시 5분께였어. 민주당은 처음에는 김 부원장 측 변호인 입회하에 압수수색을 허용할지 검토해보겠다고 했는데, 지도부가 논의해서 "단 한 발짝도 못 들어온다"라고 입장을 정했어. 또 '국정감사 전면 중단'을 결정하고 의원들에게 당장 집결할 것을 요청했지. 소식이 알려지고 당사 앞에 민주당 의원, 당직자와 취재진, 지지자 등 500여 명이 모이면서 소란스러운 모습이 7시간 넘게 이어졌어.

-당시 사진을 봤는데 민주당 측과 검찰 측이 말없이 대치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 공동경비구역 JSA의 남북군 모습이 떠올랐는데, 양측이 대치하면서 이야기도 좀 나눴지?

지난 19일 검찰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한 가운데,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당직자들과 검찰 수사관이 대치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지난 19일 검찰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한 가운데,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당직자들과 검찰 수사관이 대치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아무래도 국감 중에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건 서로 좋을 게 없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으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어. 당내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 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호승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 부부장검사에게 검찰이 무엇이 필요한지 알려주면 민주당 측에서 원하는 자료를 제출해주는 '임의제출 방식'을 제안했어. 검찰은 거부했지. 검찰 측도 가만있지 않았어. 호 부부장검사는 민주당 측에서 '정치 탄압'이라며 계속 항의하니 작심한 듯 "저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검사고,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에 제가 어떤 수사 할 때는 민주당 의원들이 박수치고 '잘한다' 해놓고 지금은 왜 '정치 검찰'이라고 하느냐"라면서 신경전에서 물러서지 않았어. 문재인 정부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수사'와 비교하면서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한 거야.

검찰 측은 7시간 넘게 민주당과 대치한 끝에 19일 10시 46분께 철수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검찰을 향해 심한 욕설을 하고,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철수하는 차량에 일회용 커피컵을 던지기도 했다. 차량을 타고 철수하고 있는 검찰 관계자들. /뉴시스
검찰 측은 7시간 넘게 민주당과 대치한 끝에 19일 10시 46분께 철수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검찰을 향해 심한 욕설을 하고,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철수하는 차량에 일회용 커피컵을 던지기도 했다. 차량을 타고 철수하고 있는 검찰 관계자들. /뉴시스

-민주당 지지자들도 합세하면서 검찰 협공에 나섰어. 지지자들은 검찰 측 관계자를 향해 '정치 검찰! 정치 깡패! 물러나라', '압수수색 대상은 김건희', '한동훈을 탄핵하라' 등을 외쳤고, 어떤 이들은 취재진과 검찰 측에 심한 욕설을 내뱉기도 하면서 당사 앞은 아수라장이었어. 민주당은 김 부원장이 지난 11일에야 임명장을 받았고, 민주연구원에는 세 차례에 걸쳐 3시간 머무른 데다 공용 사무실과 컴퓨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압수수색해도 찾을 게 없다는 입장이야. 민주당 주장은 일리가 있어. 그래도 압수수색을 거부하는 모습은 당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 같아.

-이와 관련 국감 보이콧까지 언급했다가, 해제하기도 했지. 검찰은 앞으로도 이 대표와 측근을 향해 전방위적으로 수사망을 좁혀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당이 '사법 리스크'를 어떻게 대응할지 무조건 '정치 탄압'이라는 기조보다 더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여.

방탄소년단이 맏형 진을 시작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 8일 열린 2022 더팩트 뮤직 어워즈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배정한 기자
방탄소년단이 맏형 진을 시작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 8일 열린 '2022 더팩트 뮤직 어워즈'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배정한 기자

◆BTS 진, 입영 연기 취소 신청 예고…병역법 개정 향방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입대하기로 했어. BTS 소속사 빅히트는 BTS가 병역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공식 확인했지?

-맞아. 빅히트 뮤직은 17일 "곧 개인 활동을 시작하는 진이 오는 10월 말 입영 연기 취소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이후 병무청의 입영 관련 절차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어. 소속사에 따르면 진을 제외한 6명(RM,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의 멤버도 각자의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병역을 이행할 계획이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BTS의 전격 입대 소식이 놀라웠다는 반응이 많아.

-더는 병역 이행을 미루지 않겠다는 확실한 의지로 보여. BTS 맏형인 진은 1992년생으로,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를 추천 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야. 만 30세까지 입영 연기를 자진 철회하면서 입영통지서를 받으면 입대할 것으로 예상돼.

-정치권에서도 BTS 입대 이슈에 관심이 높았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BTS 맏형 진이 10월 말 입영 연기 취소를 하기로 한 것에 대해 병역 특혜를 둘러싼 긴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새롬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BTS 맏형 진이 10월 말 입영 연기 취소를 하기로 한 것에 대해 "병역 특혜를 둘러싼 긴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새롬 기자

-맞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페이스북에 진의 입대 결정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혔어. 그는 "병역 특혜를 둘러싼 긴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단순한 병역의무 이행이 아니라 대한민국 청년의 애국심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어. 또 "병역의무는 대한민국 청년 누구에게나 부과된 신성한 의무"라면서 "청년들에게 나라를 위한 더 이상의 애국이 없다"고 강조했어.

-정치권에서는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특례 문제를 두고 찬반이 팽팽하지 않았나? BTS의 입대 결정으로 예술체육요원 편입 대상에 BTS 등 대중문화예술인을 포함하는 내용에 담긴 다수의 '병역법 개정안' 처리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오던데.

-맞아. 정 위원장은 "병역의 의무를 면탈해 주는 것이 선행에 대한 보상이 되어서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병역 특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어. 하지만 같은 국민의당인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병역 특례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었지. 참고로 현행 병역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체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BTS가 입대하기로 정한 만큼 이제는 병역법 개정 동력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여.

-BTS 병역 특례를 주장해온 일부 국회의원들이 대한가수협회 측에 "애를 썼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서 아쉽다"라며 위로했다고 해. 협회 측은 순수음악과 대중음악에 대한 차별은 옳지 않다며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병역 특례를 줘야 한다고 주장해왔어. 차제에 병역 특례 대상 확대냐, 축소냐를 두고 정치권의 논의가 다시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어쨌든 BTS가 무사히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고 더 멋진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섰으면 하는 바람이야.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전·현직 여당 의원들을 모두 제치며 1위를 기록했다. 유 전 의원의 선전을 두고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로 인한 비윤계 결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선화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전·현직 여당 의원들을 모두 제치며 1위를 기록했다. 유 전 의원의 선전을 두고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로 인한 '비윤계' 결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선화 기자

◆與 차기 대표, '유승민 선두'에 머리 싸매는 '친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유승민 전 의원이 선두를 달리고 있지?

-맞아. 유 전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어. 4개 여론조사 기관 조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전국 성인남녀 1000명 대상, 17~19일 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26%를 기록하며 현직뿐 아니라 전직 의원들까지 모두 제쳤거든. 유 전 의원 다음으로는 안철수 의원(10%), 나경원 전 의원(10%), 김기현 의원(3%), 주호영 원내대표(2%) 순이었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장제원 의원은 각각 1%에 그쳤지.

-유 전 의원이 이렇게 많은 지지를 받게 된 이유는 뭐야?

-정치권에선 유 전 의원의 선전을 다각도로 해석하고 있어. 우선 이준석 전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거야.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했던 '비윤 여론'이 가처분, 윤리위 정국을 거치며 유 전 의원 쪽으로 넘어갔다는 거지.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는 정치적 동지로 여겨져. 둘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을 탈당해 바른정당,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 등을 거치며 미래통합당으로 복귀하는 등 정치적 동고동락을 함께했거든.

-유 전 의원이 7일 윤리위의 이 전 대표 추가 징계에 즉각 반발한 점도 '유승민과 이준석은 같은 계열'이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충분했어. 당시 유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라며 "양두구육 발언이 징계사유라면 '이XX들, X팔린다'고 막말한 윤석열 당원은 왜 징계하지 않는 것이냐"라고 강하게 반발했지. 유 전 의원이 일찌감치 '비윤'을 자처했기 때문에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을 흡수할 수 있었다는 의견도 있어. 유 전 의원은 지난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지만 경선에서 김은혜 의원(현 대통령실 홍보수석)에게 패배, "윤석열 당선자와 대결에서 졌다"며 "자객의 칼에 맞았지만 장수가 전쟁터에서 쓰러진 건 영광"이라고 밝힌 적이 있거든.

국민의힘 내부에선 전당대회 룰을 기존 당원 70%, 일반 여론조사 30%에서 당원투표 비율을 올리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선 비윤계에 빗장을 치려는 것이 아니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새롬 기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전당대회 룰을 기존 '당원 70%, 일반 여론조사 30%'에서 당원투표 비율을 올리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선 '비윤계'에 빗장을 치려는 것이 아니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새롬 기자

-국민의힘에선 유 전 의원의 선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어?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18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서 "지금 유승민 의원의 모습은 '늙은 이준석'"이라며 "늙은 이준석이 다시 당 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도움을 주겠느냐"라고 따졌어. 유상범 의원도 같은 날 MBC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가 출마했을 때 당심이 유 전 의원에게 갈까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했지. 실제로 유 전 의원은 앞선 여론조사 중 국민의힘 지지층 지지율에선 11%로 낮은 점수를 받았어. 반대로 나경원 전 의원이 23%를 얻어 가장 높았고, 안철수 의원도 15%를 기록했지. 오히려 유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48%라는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어. 정우택 의원은 19일 라디오에서 "유 전 의원이 배신자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면 전당대회에서 낙관하기 어렵다"며 유 전 의원이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한 건 야당 지지층의 '역선택'으로 인해 가능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지.

-그렇다고 해도 여론조사 결과가 썩 달갑지는 않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렇지. 그래서인지 전대 '룰 변경'이 공개적으로 언급되고 있어. 현재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은 당원 70%, 일반 여론조사 30%를 합산하는 방식인데 당원투표 비율을 늘리자는 거지. 이른바 '친윤' 당권주자들 사이에서는 당원투표 비율을 늘리자는 말들이 오가고 있다고 해. 차라리 '당원투표 100%'로 하자는 주장도 나왔어. 조경태 의원은 20일 YTN에 출연해 "자기 당의 대표는 자기 당의 당원들에 의해서 뽑히면 된다"며 "당원 100%로 뽑는 것이 오히려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

-당원투표 비율을 올리자는 당권주자들끼리는 '이준석-나경원 전대 결과'에 대한 어느 정도의 공감대가 있는 것 같아. 지난해 국민의힘 전대에서 나 전 의원은 당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일반 여론조사에선 이준석 전 대표를 넘지 못해 당권을 쥐는 데 실패했거든. 하지만 당원투표 비율을 올리는 데 따른 후폭풍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어떤 의미를 부여하더라도 당심 비율을 올리는 건 유 전 의원에 대한 빗장이자 이 전 대표 등 '비윤계'를 향한 문턱을 높이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밖에 없으니까. 민심이 아닌 당심을 택했다는 비판도 따라올 것 같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송다영 기자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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