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하루 만에 '국감 보이콧' 해제…"당사 재침탈하면 다시 대처"
입력: 2022.10.20 11:28 / 수정: 2022.10.20 11:28

野 법사위원만 '송곳' 국감 보이콧…'민생 방해' 비판 고려한 듯

더불어민주당이 하루 만에 국정검사장에 복귀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민주당 긴급의원총회 모습. /남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하루 만에 국정검사장에 복귀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민주당 긴급의원총회 모습.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항의하며 '국정감사 보이콧'을 선언한 지 약 17시간 만에 국감장에 복귀한다고 20일 밝혔다. '민생 정당'을 표방하는 상황에서 자칫 대표와 측근의 사법리스크로 '국감 방해'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압수수색 중단' 등을 요구하며 국감 보이콧을 이어가기로 했다. 민주당도 검찰이 당사 압수수색을 다시 시도할 경우 의원들을 재결집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대치 국면은 이어질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9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1시간 논의한 결과 국감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오늘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감사에 다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정식 사무총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체포와 민주연구원 당사 압수수색에 항의하며 전날(19일) 오후 5시 30분께 '국감 전면 중단'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루도 되지 않아 재개한 것이다. 전날 심야 최고위에 이어 이날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한 끝에 '민생을 챙기자'는 의견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변인은 "국감은 민생을 지키는, 그리고 야당으로서 위험한 정부를 견제하고 제대로 일하게끔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리다. 그래서 정부·여당은 민생 팽개쳤지만 민주당은 민생 끝까지 지키기 위해서 국감에 임한 것"이라고 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정치탄압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대한 규탄 성명 발표와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정치탄압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대한 규탄 성명 발표와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그러나 이날 대검 대상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사실상 국감 보이콧을 이어가기로 했다.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 중단 △강백신 서울중앙지검반부패3부장 즉각 징계 △이원석 검찰총장 대국민 사과 등 세 가지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국감에 응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서울중앙지검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하고 있을 때 보란 듯 서욱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대검 국감은 오늘 있다. 모든 국민이 납득 못할 이유로 제1야당 당사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국감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명백한 정치기획수사다. 이것을 진두지휘하는 사람이 분명히 따로 있을 것이고, 노골적인 야당 탄압이 철회 안 되면 정상 국감은 없다"고 했다.

당도 향후 검찰의 압수수색 재시도에 대비해 총집결 등 물리적 저지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후에도 또 야당 당사에 대한 침탈 있게 되면 다시 의원들께 연락해서 대처할 생각"이라며 당 차원의 '국감 중단 재개' 가능성에 대해선 "국감 할 수 있는 곳은 하면서, 위원들이 빠르게 당사로 오거나 지침에 함께 움직일 수 있는 분들은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며 상황에 맞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김 부원장이 대선 국면이었던 지난해 4~8월 '대장동 사업' 민간 사업자인 남욱 변호사 등으로부터 수억 원대의 불법 정치 자금을 받은 혐의로 체포했다. 이후 민주연구원이 있는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이를 두고 이재명 대표와 측근의 사법 리스크가 '당 리스크'로 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김 부원장 혐의가 '정치탄압'이라고 보고 있다.

이 원내대변인은 '김 부원장 정치자금 수수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고 보나'라는 질의에 "김용 당사자도 본인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발표했고, 또 민주당에서도 본인이 그렇게 부정하고 당사 압수수색이 들어왔을 당시 내용을 보면 새로운 증거나 물증 없이 유동규 씨로부터 바뀐 증언을 통해서 들어온 걸로 안다 . 그래서 민주당사를 침탈한 건 정치적이라고 보기 때문에 관련해선 앞으로 수사나 재판에서 국민께 소상히 알려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당사자가 사실이 아니라고 하고 또 다른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저희가 '이렇다 저렇다' 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당 입장을 유보했다. '사법 리스크 현실화' 지적에 대해선 "저희가 계속 정치보복·정치탄압을 말하는데, 민주당 안에서는 대책위를 꾸려서 이 상황들에 대해서 진단하고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기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었다. 이미 예견되고 준비된 정치검찰들의 표적수사 아닌가 보고 있고 이후에도 당 지도부와 함께 전체 의원들이 토론이나 의총을 통해 이후 대응을 논의해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진실은 명백하다. 이런 조작으로 야당을 탄압하고 정적을 제거하고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의원들에게 "민주주의 퇴행을 막자"고 모두발언한 것 외에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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