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본 '尹정부 5개월'…"매력도 없고 비전도 안 보인다"
입력: 2022.10.19 11:38 / 수정: 2022.10.19 11:38

뚜렷한 비전 제시 못 해…이례적 낮은 지지율 '기이한 현상'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윤석열 정부 출범 5개월의 국정운영에 대해 매력도 없고, 비전도 안 보인다는 세 달 전 평가에서 달라진 게 없다고 밝혔다. 지난 1월 2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석열의 정부혁신·디지털플랫폼정부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윤석열 정부 출범 5개월의 국정운영에 대해 "매력도 없고, 비전도 안 보인다"는 세 달 전 평가에서 달라진 게 없다고 밝혔다. 지난 1월 2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석열의 정부혁신·디지털플랫폼정부'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아직도 윤석열 정부가 앞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뚜렷한 비전을 제시 못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5개월'에 대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평가다. 김 전 위원장은 19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두 달이 지났을 때 매력도 없고 비전도 안 보인다고 평가한 적 있다. 이 평가는 지금도 유효한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지금도 유효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6일 김 전 위원장은 같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두 달 평가에 대해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이 없었던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 정부가 국정을 어떻게 끌어가겠다고 하는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 데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는 공정과 상식, 자유를 강조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를 구현하겠다는 비전 제시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이 취임 초 이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비전 제시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김 전 위원장의 분석이다. 그는 19일 '지금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0% 후반에서 30% 초반을 왔다 갔다 하는데, 출범한 지 6개월도 안 된 시점에 이 지지율은 너무 이상한 현상 아닌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기이한 현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데 과거에 이런 예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왜 이런 현상이 났느냐. 사실은 선거 때만 하더라도 일반 국민이 윤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컸다"라며 "이게 불과 몇 달 사이에 사라진 것은 선거 때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이탈할 수밖에 없게 되지 않았나. 약 20%선이 이탈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선 때의 기대감이라고 하는 게 이른바 공정과 상식이라고 했던 그 범주 안에서의 기대감이라고 봐야 하는 건가'라는 질문엔 "공정과 상식이라기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한 염증과 정권교체라고 하는 기대감을 가졌던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하면 무엇을 어떻게 해 줘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선거 때 윤 대통령이 얘기를 한 바 없다. 막연하게 공정과 상식, 구체적으로 무엇이 불공정하고 무엇이 상식에 안 맞는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실행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일반 국민의 기대에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을 텐데 말만 있었을 뿐이지 구체적으로 실행방안이라는 것이 나오지 않으니까 미래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새 대통령의 비전은 선거 때 제시되고, 인수위원회 단계에서 그 비전을 구체화시키기 위한 밑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게 김 전 위원장의 판단이다. 그는 "비전은 사실은 선거 당시에 공약으로 일단 제시가 되고 그것을 인수위 과정에서 구체화를 시켰어야 한다"며 "그런 과정이 없어 비전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미국, 캐나다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9월 24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는 모습. /뉴시스
영국, 미국, 캐나다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9월 24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는 모습. /뉴시스

일각에선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게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 부인이 자주 언론에 노출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본다"며 "본인이 대통령 부인으로서 무엇이 가장 대통령을 위해서 옳은가를 스스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누가 강요해서 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발생한 '비속어 논란'에 대해선 "(비속어를) 얘기했다는 사람도 있고, 본인은 기억이 안 난다고 이렇게 얘기를 하기 때문에 제3자의 입장에서 뭐라고 얘기를 할 수는 없다"라면서도 "일반적으로 일반 국민의 75% 가까이가 그 비속어 얘기를 했다는 것으로 (들었다고) 인정하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 슬기롭게 넘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그걸 그냥 일방적으로 '나는 기억을 못 한다'고 넘어갔기 때문에 상당히 부정적인 여론이 더 많이 형성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논란이 된 발언 자체보다 실수를 빨리 시정하는 게 중요한데 그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 국면이 몇 달간 지속되면서 새 정부 초기 여권 내부 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선 "여당이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초유의 사태"라며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대통령이 된 후 자신을 뽑아준 정당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성향이 있다. 그런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표의 향후 정치 전망에 대해선 "26살에 정치에 입문해서 정치경력이 한 10년 정도 됐는데, 그동안에 국회의원 선거도 세 번이나 나와서 실패를 했다"며 "정치인으로서 재생할 수 있는 것은 2024년 총선에서 국회에 진입을 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모멘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24년에 국회 진출이 가능해지면 정치적으로 소생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게 불가능해질 것 같으면 정치 인생이 그걸로 마감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은 "지금부터 이 전 대표가 (2024년 국회 진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떻게 처신할 것이냐는 것을 굉장히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원들이 앞으로 국민의힘의 정치적인 위상을 놓고서 냉정하게 생각을 하면 다음 총선에 가장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을 대표로 선출해야 할 거라고 본다"며 친윤이 아니라 총선 승리가 제1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윤 대통령이 지금 꼭 해야 되는 것 하나만 꼽아 달라'는 진행자 질문에 "당면하고 있는 우리의 여러 가지 상황을 놓고 봤을 때 특별하게 단기적으로 뭘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며 "나라의 중장기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이런 시기에 어떻게 정리해서 해결할 거냐 하는 것에 대해서 대통령이 깊은 고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윤 대통령의 경우에는 왜 국민이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줬는가, 그거에 대한 인식을 보다 철저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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