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창당' 앞둔 정의당…'1강' 이정미, 결선 없이 안착?
입력: 2022.10.17 00:00 / 수정: 2022.10.17 00:00

19일 1차 투표…과반 미달시 28일 결선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예고한 정의당이 오는 19일 차기 지도부를 선출한다. 왼쪽 상단 정의당 로고부터 시계 방향으로 정호진, 조성주, 이정미, 김윤기, 이동영 정의당 대표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예고한 정의당이 오는 19일 차기 지도부를 선출한다. 왼쪽 상단 정의당 로고부터 시계 방향으로 정호진, 조성주, 이정미, 김윤기, 이동영 정의당 대표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정의당이 '재창당 수준'의 당 쇄신을 이끌 새 지도부 선출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정미 후보가 대세론을 형성한 가운데, 결선 투표 없이 당대표에 선출될지 주목된다. 이 후보는 '1만 당원 모집' 등 당 재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예고했다.

정의당은 오는 19일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지난 14일을 시작으로 19일(온라인투표 14일~17일, ARS 투표 18일~19일)까지 투표가 진행된다. 당대표 후보에는 이정미 전 의원과 조성주 전 정책위 부의장, 정호진 전 수석대변인, 이동영 전 수석대변인, 김윤기 전 부대표 등이 출마하면서 '5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의당은 지난 대선에 이어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고 '비례대표 의원 총사퇴' 당원 요구까지 나올 정도로 위기를 겪었다. 선거 연패에 국고보조금을 받지 못해 곳간 사정도 좋지 않다. 당직자 급여·사무실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의원들이 여러 차례 신용대출을 받을 정도다. 정의당 첫 대표를 맡았던 천호선 노무현재단 이사, '땅콩 회항' 박창진 전 부대표 등 유력 인사들도 줄지어 탈당했다. 이에 지난 9월 제11차 정기당대회에서 '내년까지 재창당'을 결의했다. 새 지도부는 차기 총선 준비에 앞서 노선 재정립 등 재창당 작업이라는 중대 과제를 추진해야 하는 것이다.

정의당은 차기 총선에 앞서 당의 노선과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재창당 작업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 6월 2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한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이은주 원내대표. 정의당 대표단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남윤호 기자
정의당은 차기 총선에 앞서 당의 노선과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재창당 작업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 6월 2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한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이은주 원내대표. 정의당 대표단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남윤호 기자

현재로선 당내 최대 계파인 '인천연합' 출신인 이정미 후보가 1강 대세론을 형성하면서 자타공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19일 선거에선 이 후보가 과반을 득표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과반 득표하지 못할 경우 오는 28일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 당내에선 결선 투표까지 가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온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정미 후보가 일단 1차에서 1등은 유력해 보이는데 후보가 5명이나 되니 (표가 분산되면서) 1차에서 끝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했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도 "1차에서 쉬운 승부는 아니다. 어쨌든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1차 당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선을 가게 된다면 당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나머지 4명 후보들이 연대하면 변수가 생길 수 있어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순 없다"고 했다.

다른 후보들은 이 후보와 결선에서의 승부를 기대하고 있다. 조 후보 캠프 관계자는 "결선을 올라가는 게 일단 목표다. 결선에 올라가면 (다른 후보에 비해) 이 후보와 노선이나 비전 등 선명성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결선에 오르기 위해 후보가 많은 당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며 "누가 2등을 할지 지금 아무도 예측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정미 전 대표가 대세론을 형성한 가운데, 결선 투표가 실시될지 주목된다. /이정미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이정미 전 대표가 대세론을 형성한 가운데, 결선 투표가 실시될지 주목된다. /이정미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이 후보는 당의 위기 앞에서 당원과 지지자들을 하나로 뭉치는 강한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기반 없이 중원으로 나갈 수 없다"며 허약해진 당 체질 개선을 위해 '내년까지 1만 당원 입당 사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이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밀고 나가려면 자력이 튼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의당TV를 비롯해 당원과의 소통 창구를 다양화하고 당 리더십도 확고히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2년이라는 시간에 당을 재창당하고 총선에서 당의 활로를 찾는 건 (당대표 후보자) 모두의 목표다. 이 후보는 이를 이루기 위해 당 자강을 우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현재 시스템이나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운동선수가 좋은 기술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상을 입었다면 몸부터 회복해야 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당명을 뭐로 하겠다 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1만 당원 사업'에 대해선 "당이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 그 과정은 시민들과의 대화로 시작돼야 하는데 강력한 방법 중 하나가 입당 사업"이라며 "정의당에 왜 입당할 수 없는지, 왜 정의당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등 직접 대중들을 만나고 부딪히는 과정에서 우리의 평가와 혁신이 구체적으로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입당 사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이 되면 전당적 사업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후보들도 '재창당' 방향을 두고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 후보는 "이제 6411버스에서 내릴 때"라며 노동자들 간의 불평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네거티브 규제와 직무급제(하는 일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것) 도입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기 총선 전략과 관련해선 '비례 100% 전략공천'이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정의당이 자랑으로 여겨온 당원 직접 선출 방식이 정파 동원 경쟁으로 변질돼 정치노선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동영 후보는 '시민최저소득 100만 원' 등 약자들의 삶을 지키기 위한 전당적 전략사업을 약속했고, '비례대표 총사퇴'를 이끌었던 정 후보는 당원총투표와 당원 소환 등 '당원 중심 정당'을 표방하고 있다. 김 후보는 당선 직후 진보정당 연석회의 제안 등 진보정치진영과의 동반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김희서 정의당 대변인은 "(모든 당대표 후보들이) 큰 방향은 사회민주주의 노선을 기반으로, 복지 국가 시스템과 노동을 강조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 정의당의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후보마다) 다른 점이라고 볼 수 있다. (선출되는) 대표는 혁신 지도부가 될 것이기 때문에 당명부터 강령까지 싹 바꾸는 재창당 과정을 누가 잘 이끌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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