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이 사퇴 압박하고, 감사원은 민간인 사찰"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금명간 감사원과 이관섭 대통령 국정기획수석을 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발언하는 박 원내대표. /국회사진취재단 |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감사원 국정감사를 앞둔 가운데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고발과 청문회 등을 예고하며 감사원을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가 사퇴를 압박해온 전 정부 인사의 민간인 시절 기록까지 사찰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감사원법 제50조 2항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경고했다.
김회재 의원실에 따르면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20일 '출연·출자기관 경영관리 실태 감사' 명분으로 공직자 7000여 명의 최근 5년간 열차 이용내역 일체를 제출하라고 한국철도공사와 SR에 요구했다. 이중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 이주민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등도 포함됐다. 민주당은 이들이 공직을 맡았던 기간 외에 민간인 시절 열차 이용내역까지 받은 것을 지적하며 '민간인 사찰'이라고 규정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권성동 의원이 최근 김 이사장을 향해 "혀 깨물고 죽지 뭐 하러 그런 짓을 하냐"고 한 점, 장제원 의원이 이 이사장에게는 "용퇴할 생각 없습니까"라고 한 점을 들면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앞에서 공개적으로 사퇴를 압박하고 감사원이 뒤에서 민간인 시절 기록을 사찰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민 '대감(대통령실-감사원) 게이트' 실태가 전 정부를 겨냥한 정치 탄압임이 너무나 자명해졌다. 국민권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 전 정부 인사에 대한 표적 감사부터 전직 대통령 서면조사, 대통령실 문자 직보와 민간인 사찰 의혹까지 감사원은 무차별 불법 감사로 최소한의 절차와 명분마저 내팽겨쳤다"며 "당장 이관섭 수석과 유병호 사무총장 간 주고받은 전화 통화와 문자 내역부터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이 수석도 떳떳하다면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국감 출석 요구에 당당히 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과 감사원의 유착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문책을 거듭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감사원 원장과 사무총장,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 모두 공수처에 고발 조치하겠다. 아울러 감사원을 감사할 책무가 국회에 있는 만큼 청문회나 국정조사 등 법이 정한 절차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이미 최재해 감사원장 사퇴와 유병호 사무총장 해임을 요구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계속 진실을 뭉개려 한다면 좌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금명간 이 수석과 최 원장 등을 공수처에 고발할 예정이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서해 공무원 사건과 관련된 권익위 표적 감사, 감사위 의결 거치지 않은 정치 보복 감사, 독립성을 공개적으로 저버린 감사원의 정치 탄압 행태들에 대해서 정치탄압대책위 위원들과 법사위원들이 공동으로 오늘내일 중에 공수처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법사위 감사원 국감에서는 여야가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통령실과 감사원 간의 '문자 직보'를 이유로 이 수석과 감사위원 전원의 국감 출석을 요구하면서 불응할 경우 국감 불참까지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국감이 파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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