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與 일방적 정치공세로 파행" 공세 지속
국방위 국감이 6일 파행했다. 국회 국방위 이헌승(오른쪽부터) 위원장, 안규백 민주당 의원, 김승겸 합참의장이 6일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현무-2C 미사일 낙탄 사고를 두고 여야가 '네 탓' 공방을 벌이다 끝내 파행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우리 군이 늑장 대응 등 후속 조처가 미흡했다며 '윤석열 정부 무능론'을 펼쳤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낙탄 사고가 '9·19 군사합의'에 따른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책임론'으로 맞섰다.
6일 합동참모본부를 대상으로 한 국방위 국감에서는 이틀 전 '낙탄 사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4일 밤 우리 군은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동해로 현무-2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비정상 비행 후 강릉 공군기지 골프장에 떨어지면서 폭발음과 화염 등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군이 인근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혼란을 안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김승겸 합참의장은 본격적인 국감 질의에 앞서 "지역 주민들과 언론에 설명하지 못해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우리 군의 사고 후 늑장 대응과 한미일 훈련 사후 보고를 지적했다. 6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는 김승겸합동참모본부의장(가운데). /국회사진취재단 |
주질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공세는 날카로웠다. 민주당 의원들은 사고 발생 후 늑장 대처와 은폐 의혹을 지적했다.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미사일 사고가 났는데 우리 국방위원들에게는 정보공유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5일 새벽에) 포탄소리가 들리니까 전쟁이 난 거 아니냐, 전투기가 추락한 것이냐. 탄약고가 불타는 것이냐 여러 의구심이 있어서 저한테도 빗발치게 민원이 왔다"며 "오늘 업무보고에 별도로 현장보고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일체 보고도 안 하고 국민, 국회를 무시한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한미연합 지대지 탄도미사일 대응사격은 완전한 실패였다. 우리 국민 머리 위에 미사일이 떨어진 것"이라며 "그것보다 늑장대응과 축소·은폐 대응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그로 인해서 군은 국민으로부터 신뢰가 미사일 추락하듯이 추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또 동해 인근에서 한·미·일 3국 군사훈련을 사후에 문자로 알린 것은 '국회 무시'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영배 의원도 "지금 합참 국감장에 있는 국회의원이 합참이 보낸 문자도 아니고, 동료 의원 문자를 보고 알았다"며 "허수아비도 아니고 깡통 안보도 아니고 이런 상황에 국감이 무슨 의미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한·미·일 해상전력이 독도 인근에서 대잠수함전 훈련을 한 것을 문제 제기했다. 이 대표는 "한미일 군사동맹 문제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일본은 지금도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우기고 경제침탈까지 하는 상황에서 뭐가 급하다고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할 근거가 될 수 있는 합동훈련을 독도 근처에서 하느냐. 그것이 바로 굴욕외교"라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 당시 9·19 군사합의로 강릉 사격장을 이용하고 있는 점을 들면서 책임을 돌렸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현무-2C 낙탄으로 강릉지역에 큰 피해가 발생할 뻔했다"며 군을 질책하면서도 "기본적으로 과거에 마차진이라고 위험성 없고 안전한 사격장이 있었는데 (9·19 합의를) 확대 해석해서 억지 폐쇄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또 한·미·일 미사일 방어훈련은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당연한 일이라고 엄호했다.
한기호 의원은 "이게 한미일 동맹 문제 아니라 공해상에서 우리 적이 되고 일본 미국에도 적이 되는 북한에 대해 함께 공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며 "여기에 훈련하는 게 뭐가 잘못됐나"고 되물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도 "지금 북한의 위협이 증대되기 때문에, 과거에도 했고 지금도 하는데 이걸 갖고 죽창가 부르면서 토착 왜구라 부를 것이냐"고 힘을 보탰다. 성 의원은 야당의 사후 보고 지적에 대해서도 "훈련을 먼저 하고 보고할 수도 있고 예정된 훈련을 미리 보고할 수도 있는데 티 하나 잡기 위해 혈안이 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국감은 오후 3시에 속개했으나 한미일 동해 미사일 방어훈련을 놓고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가면서 1시간도 지나지 않아 파행됐다. 국민의힘은 김영배 의원이 언급한 '깡통 안보'를 두고 "현역 군인들을 무시하는 용어"라며 김 의원 사퇴까지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낙탄 사고'를 '윤석열 안보 무능론'으로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우리 군의 현무-2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와 관련 기자회견하는 민주당 국방위 의원들./남윤호 기자 |
김병주 의원은 국감 후 기자회견을 열고 "합참 국정감사는 정부의 불성실 준비와 여당의 일방적인 정치공세로 파행됐다"고 주장했다. 김영배 의원은 "(국민의힘이) 어떤 해명도 대화도 없이 국감을 파행으로 몰고 갔다. 정치 공세만 일삼는 여당의 한심하기 짝이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7일 낙탄 사고 진상 조사를 위해 강릉 제18비행단을 방문하고 지역 주민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국민 관심사가 높은 '낙탄 사고'를 앞세워 윤석열 정부 '안보 무능론'을 지속해 펼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