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일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성-12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이 시험발사에서 화염을 내뿜고 발사되고 있다. /CSIS |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북한이 4일 오전 일본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으로 쏜 미사일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한 4000km 정도 되는 중장거리 미사일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개발 중인 화성-12일 것으로 추정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10월 1일 국군의 날에서도 밝혔습니다만 이런 무모한 핵 도발은 우리 군을 비롯한 동맹국과 국제사회의 결연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미사일은 일본 도호쿠 지역 상공을 통과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 태평양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본토 상공을 통과한 것은 2017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말한 중장거리 미사일(IRBM)은 미국의 분류 기준상 사거리 3000∼5500km인 탄도미사일이다. 사거리 1000∼2500km인 준중거리탄도유도탄(MRBM)보다 사거리가 길고, 5500km 이상인 대륙간탄도탄(ICBM)보다는 짧다.
미국 싱크탱크 CSIS 산하 사이트인 미사일쓰렛(Missile Threat)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 가운데 IRBM 범주에 들어가는 미사일로는 화성-12가 있다. 미사일쓰렛은 화성-12의 사거리를 4500km로 추정하고 실전배치된 미사일이 아니라 개발 단계인 미사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미사일은 길이 17.4m, 지름 1.65m에 탄두중량 500kg의 1단 미사일로 파악한다. 탄두는 재래식 탄두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액체연료를 사용하며 도로 이동 발사대(TEL)에서 발사한다.엔진은 러시아의 SS-18 ICBM에 탑재된 RD-250 로켓 엔진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2 중장거리미사일(IRBM)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대가 움직이고 있다. /CSIS |
CSIS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17년 5월14일 화성-12형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당시 발사된 미사일은 30분간 787km를 비행했으며 비행 최고점은 2111km였다. CSIS는 당시 "사거리를 최대한으로 늘리는 궤도로 발사했다면 이 미사일은 4500km를 날아갔을 것"이라면서 "이로써 이 미사일은 미국령 괌과 알류산 열도 서쪽 끝을 사거리에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CSIS는 "탄두 중량을 명시하지 않는다면 정확한 사거리는 추측으로 남는다"면서 "탑재중량 650kg이면 화성-12의 최대사거리는 3700km에 육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해 9월14일 발사됐을 때는 비행거리는 3700km, 최고점은 770km였다. 올해 1월30일에는 고각으로 발사했다.
한편, 북한은 올들어 이날까지 탄도미사일을 21차례, 순항미사일을 2차례 발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보면 9번째 발사했다.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지난달 25일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1발, 28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 29일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2발, 지난 1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씩 각각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양한 환경에서 운용 능력을 검증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한편 동시 운용 능력을 강화해 한국과 미국의 방어체계를 뚫기 위한 목적에 도발 빈도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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