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사사오입 언급하며 "'학자' 권위 등장하면 의심해야"
입력: 2022.10.02 15:21 / 수정: 2022.10.02 15:21

"최근과 데자뷰"...6일 윤리위 추가 징계 앞두고 우회 비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사사오입 개헌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최근과 데자뷰라고 했다. 지난달 14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는 이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사사오입 개헌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최근과 데자뷰"라고 했다. 지난달 14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는 이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사사오입 개헌을 거론하면서 "정치적으로 간단한 사안에 대해서 갑자기 '학자'의 권위가 등장하면 의심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사오입 개헌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지금도 반올림은 현재 초등학교 5학년에서 가르치는 내용이다. 그러면 이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기 위해 자유당에서는 어떻게 했느냐, 갑자기 대한수학회장을 지낸 서울대 수학과 교수에게 가서 개헌정족수에 대한 자문을 구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래서 135.333333......가 아닌 135가 정족수가 맞다는 이야기를 유도해 낸 뒤 그 허접한 논리를 들이밀며 개헌이라는 중차대한 정치적 행위를 해버린다"며 "사사오입에 문제제기할 수 있는 인원의 수는 자유당이라는 114석 정당에서도 13명 정도였다. 나머지는 그냥 사슴을 가리키면서 말이라고 해도 그냥 입 닫고 있어야 할 처지의 '의원'들이었다"고 했다.

이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관련해 대통령실이 음석학자들의 자문을 근거로 일축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동조하는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통령실은 해외 순방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한 발언 속 '000'은 '바이든'이 아닌 '(예산을) 날리면'이라고 해명하면서, 국내 음성분석 전문가들에 의뢰해 얻은 결론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는 6일 당 중앙윤리위원회 추가 징계 심의를 앞두고 윤리위의 정무적 판단을 지적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사사오입 개헌을 막기 위해 단상에 올라가 국회부의장의 멱살을 잡으며 '야 이 나쁜 놈들아'를 외쳤던 분이 소석 이철승 선생이다. 이것은 정말 무미건조한 현대사 이야기인데 뭔가 최근과 데자뷰 되는 지점들이 있다"고 했다. 이철승 선생은 당 윤리위원회 이양희 위원장의 부친이다. 비상식에 맞선 부친과 비교해 이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당 윤리위의 당헌당규 개정 및 비대위 출범 무효 주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북한의 인권 유린과 관련해 "악당들을 경멸한다"면서 "당권, 소위 공천권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정치파동을 일으키고 당헌당규를 형해화하며 정권을 붕괴시켜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 자들에 대한 내 생각도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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