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XX' 발언 확인 거부한 대통령실 "'비속어 논란'이 본질 아니다"
입력: 2022.09.27 10:02 / 수정: 2022.09.27 10:02

홍보수석은 '이XX' 인정…부대변인 "하지 않은 발언 기정사실화가 문제 본질"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비속어 사용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27일 비속어 논란이 본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XX 발언 여부에 대한 확인을 재차 거부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이 뉴욕 한 빌딩에서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는 모습.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비속어 사용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27일 "비속어 논란이 본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XX' 발언 여부에 대한 확인을 재차 거부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이 뉴욕 한 빌딩에서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순방 중 비속어를 사용한 것을 두고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27일 "'비속어 논란'이 본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논란이 된 발언 과정에서 '바이든'이라는 말을 하지는 않았는데, 그것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보도된 것이 문제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홍보 최종 책임자인 홍보수석이 인정한 윤 대통령의 '이XX' 표현에 대한 사실 확인도 재차 거부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라고 대통령께서 말씀을 하셨는데 이 사실과 다른 보도는 바이든 부분으로 한정이 되는 것인가, 이XX까지 포함되는 것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가장 중요한 건 바이든을, 미국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마치 국제사회에서 동맹국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기정사실화된 부분"이라며 "그 부분은 명백한 사실이 아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당연히 문제를 제기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고 엉뚱한 답을 내놨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도 전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당에서 이XX 발언도 없었다고 하는데, 그것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가'라고 묻는 말에 "이XX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겠다"며 "저희에게 중요했던 것은 대통령께서 재차 강조하셨지만, 바이든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이유도 없고 그런 맥락도 아니었음에도 그런 보도가 나가서 동맹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이 나갔고, 그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그 점에서 그 점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현지시간) 김은혜 홍보수석은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말한 '이XX들은 우리 국회라는 것인가'라는 질문엔 "예, 미국 의회가 아니니까요"라고 답했다. 우리 국회를 지칭해 윤 대통령이 '이XX들'이라고 말한 것은 김 수석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이후 국민의힘 의원 일각에선 '이XX들'이라는 말도 없었다는 말이 나왔고, 해당 발언의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26일 도어스테핑에서 '이번 순방 과정에서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 행사장을 나가시면서 말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사실과 다른 보도로써 이 (한미) 동맹을 훼손한다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그 부분을 먼저 얘기하고 싶다. 그와 관련한 나머지 얘기들은 먼저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이후 대통령실은 '이XX' 발언에 대한 확인도 거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수석비서관 회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수석비서관 회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 /뉴시스

이에 진행자가 '이XX 부분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라고 묻자, 이 부대변인은 "일부 언론에서 이것을 '비속어 논란'으로 규정하고 있다. 만약 비속어가 이 논란의 본질이라면 대통령이 유감 표명이든 그 이상이든 주저할 이유도 없고, 주저해서도 안 된다"라면서도 "저희가 심각성을 갖고 있는 건 비속어 논란이 아니다.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바이든) 발언이 기정사실화 되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진행자는 재차 '비속어 논란이 아니라 (이XX라는) 비속어가 있었다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싶은 거고, 그러면 비속어가 있었다는 사실이 만약에 인정이 된다면 대통령께서 대국민 유감 표명이든 사과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닐까요'라고 물었다.

이에 이 부대변인은 "비속어 논란이 본질이라면, 비속어만이 문제라면 대통령이 국민에게 어떠한 입장을 표명하는 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라면서도 "지금의 본질은 그것이 아니고 그것이(바이든이라고 했다는 게) 과연 어떤 의도나 어떤 맥락에서 이루어졌는지 그것을 먼저 확인하고 그 과정을 국민들이 이해한 다음에, 그다음에 저는 다른 문제가 있다고 그러면 얼마든지 설명드릴 수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이 부대변인은 '대통령께서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가 아니라 맥락상 그게 본질적인 게 아니었다는 말로 이해를 해도 되겠는가'라는 질문에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전날 대통령실 해명과 이날 이 부대변인 발언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의 '이XX' 비속어 사용 여부에 대한 확인을 거부하면서도, 사실상 해당 비속어를 사용한 것을 인정한 것이다. 다만 지금은 그게 본질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국회를 향해 '이XX'라고 비하하고도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 부대변인은 '바이든' 표현은 없었고, 윤 대통령은 '날리면'이라고 했다고 대통령실이 최종 판단한 배경에 대해선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 여러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다"며 "여러 외부 전문가를 통해서 '바이든'이라고 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발언의 당사자인 '윤 대통령에게 확인 과정을 거쳤나'라는 질문엔 "대통령께서 먼저 바이든을 얘기할 이유가 없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국회라는 표현은 미 국회라고 표현할 사람은 없다. 미국은 다 의회라고 표현한다"며 "그런 점에서 대통령이 미국을 상대로 해서 국회라는 표현을 쓸 리가 없고 그리고 바이든이라는 표현을 쓸 리가 없다"고 다른 답변을 내놨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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