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살피러 지역구로...의원들의 추석 명절 나기
입력: 2022.09.11 00:00 / 수정: 2022.09.11 00:00

'농성장 방문' '미국행' 이색지 방문 의원들도 눈길

무려 3년 만,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이지만 정치인들의 마음은 무겁다. 최근 연달아 퍼부은 호우와 태풍에 민심이 좋지 않은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여야 의원 대부분은 추석날 일정이 어떻게 되시느냐는 질문에 지역구에 가서 인사를 드릴 예정이라며 조심스러워 했다. /이새롬 기자
무려 3년 만,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이지만 정치인들의 마음은 무겁다. 최근 연달아 퍼부은 호우와 태풍에 민심이 좋지 않은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여야 의원 대부분은 '추석날 일정이 어떻게 되시느냐'는 질문에 "지역구에 가서 인사를 드릴 예정"이라며 조심스러워 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곽현서·송다영 기자] '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인 만큼,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즐거운 연휴를 보낼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국회의원들은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의원들은 여느 명절 때와 같이 '지역구 챙기기'를 최우선 일정으로 뒀다. 연휴에는 번화가와 시장 곳곳에 사람이 많이 몰려,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많이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연달아 퍼부은 호우와 태풍에 뒤숭숭한 민심을 염두에 둔 듯 '사후 대책 논의'를 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농성장이나 미국을 추석나기 장소로 택한 의원들도 있었다.

◆'재난 현장' 지역 관리하는 의원들…"사후 대책 논의할 것"

여야 의원 모두 이번 추석에는 신발끈을 조여 매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100년 만이라는 역대급 폭우와 '힌남노' 태풍으로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직접 찾겠다는 다짐이다.

부산 해운대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추석에는 취약계층 살피기에 만전을 다하겠다"며 "태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가 있어선 안 된다. 사후 대책에 크게 힘쓰겠다"라고 강조했다. 지역구 특성상 수해 피해가 많은 만큼, 직접 현장을 방문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지구대와 파출소 소방서 등 지역 주요 관공서에 들러 감사 인사를 드리겠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어려운 이웃들이 외롭지 않게 조금 더 나누고 배려하는 추석이 됐으면 좋겠다"며 "코로나가 물러나지 않았으니 건강에 각별히 유의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달 심한 수해 피해로 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관악구을 지역. 지역구 소속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석 동안 수해복구에 힘쓰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복구 활동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또 행정적으로 지원할게 뭐가 있는지 추석 때 점검 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수해 복구가 미처 완료되기도 전에 들이닥친 힌남노 태풍으로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주택, 지하 셋방 사시는 분들의 피해가 너무 크다. 그분들의 생활이 아직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했다.

지난 8월 폭우로 심각한 수해 피해를 입은 강남 지역구인 태영호(서울 강남구 갑) 의원은 피해 상황 당시 현장을 찾은 데 이어 추석에는 지역 주민센터에서 구민들의 민원을 들을 예정이다. 그는 "명절을 맞아 주민들과 한 자리에 모여 민원을 듣고 해결 사항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이와 함께 동네 시장을 방문해 구민들과 동네 어르신들을 만날 예정이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여야 의원들은 이번 추석 일정에 수해 현장 방문을 빼놓지 않았다. 민생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히 살피겠다는 각오다. 지난달 11일 서울 동작구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진행한 주호영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
여야 의원들은 이번 추석 일정에 '수해 현장 방문'을 빼놓지 않았다. 민생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히 살피겠다는 각오다. 지난달 11일 서울 동작구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진행한 주호영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

◆'시장' '수해지역'…지역 찾아 민생 챙기는 의원들

치솟은 물가에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팍팍해졌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에 더 이상 웃고만 있을 수 없는 현실이다.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정치인들을 향해 따가운 눈초리가 계속되자 여야 의원들은 긴급 물가 점검에도 나선 모양새다.

최형두(경남 창원마산합포) 국민의힘 의원은 "추석이 다가오기 전부터 동네 인사를 다녔다"라며 "당 상황도 어렵지만 민생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어서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서병수 (부산 진구갑) 국민의힘 의원은 "시장을 방문해 상점 주인, 주민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겠다고 했다"며 민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영교 (서울 중랑구갑) 민주당 의원은 '가족 차례상' 준비를 위해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에 나선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에 시장이 네 군데가 있는데, 네 군데 다 돌면서 시·구 의원·당직자들과 함께 가서 필요한 물건을 사면서 물가도 함께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6·1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장동혁(충남 보령서천) 국민의힘 의원에게는 이번이 배지를 달고 맞이하는 첫 명절이다. 장 의원은 이번 추석 연휴에 자신의 지역구이기도 한 고향 '보령'에 내려갈 예정이다. 의원이 되고 난 뒤 처음 맞는 명절이지만 수해 피해 때문에 장 의원의 마음은 편치 않은 듯 보였다.

장 의원은 "수해 현장 복구와 민심 총력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피해 입으신 주민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재난 상황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며 지역민들에게 당부를 남겼다. 또 "추석 물가가 좋지 못한 점 정말 죄송하다"며 "코로나와 경제로 민생이 힘든 가운데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라"고도 덧붙였다.

김형동(경북 안동예천) 국민의힘 의원은 '추석 어떻게 보내실 것이냐'는 질문에 "추석 당일은 가족과 함께 어르신들을 찾아뵐 계획"이라며 "명절날 고향을 찾으시는 분들께 잘 다녀오시라며 인사를 드리고 정을 나누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포항의 힌남노 피해 지역을 찾을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용우(경기 고양시정) 민주당 의원도 추석 연휴 시장을 찾아 주민들을 만나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오일장이 열리는 곳에 시장 행사가 있을 예정인데 차례가 있으면 지낼것 같다"고 했다. 또, "어르신들이 있으니까 인사도 할 것"이라며 "경찰서와 같은 유관기관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다가오는 추석, 농성장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 의원은 정의당 의원들이 날짜를 나눠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서울 세종 호텔,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농성장, 파리바게트 노동자 농성장을 거론했다. /남용희 기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다가오는 추석, 농성장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 의원은 "정의당 의원들이 날짜를 나눠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서울 세종 호텔,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농성장, 파리바게트 노동자 농성장을 거론했다. /남용희 기자

◆'농성장 방문' '미국행'…특이 일정 의원들 눈길

지역구를 방문하는 여느 의원들과 달리 이색 일정을 계획한 이들도 있다.

류호정(비례대표) 정의당 의원은 각종 시위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정의당 의원들이 날짜를 나눠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세종 호텔,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농성장, 파리바게트 노동자 농성장을 거론했다. 그는 "추석에도 노동자분들이 천막을 지키고 계신다면 방문해서 함께 하면 좋지 않을까 한다. 명절 당직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방문 이유를 밝혔다. 다만 가족들과의 시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류 의원은 "남는 시간에는 저도 가족들과 집에서 시간을 함께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영호 (서울 강남구갑) 국민의힘 의원은 추석 연휴 해외 일정을 소화한다. 태영호 의원실에 따르면, 태 의원은 추석 기간 11일부터 17일까지 약 6박 7일간 방미한다. 상·하원 의원 및 조야 인사들과의 면담이 잡혀있다. 이들과 북한 인권 문제와 중국 내 탈북민 강제 송환 관련 문제에 대해 토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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