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5일 의원총회 열어 출석 결정…정기국회 일주일만 차질 가능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의 검찰 소환 조사 문제가 '추석 밥상머리'에 오를까. 서울중앙지검이 오는 6일 오전 10시 이 대표의 소환 조사 통보를 내린 가운데, 여당과 야당이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우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의 검찰 소환 조사가 '추석 밥상머리'에 오를까. 서울중앙지검이 오는 6일 오전 10시 이 대표의 소환 조사 통보를 내린 가운데, 여당과 야당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당사자인 이 대표는 "먼지털이하듯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것 가지고 꼬투리"라며 결백을 주장 중이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우려하던 '비명계' 의원마저도 현 사태가 현 정부의 정치보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민주당은 5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여부에 대한 중지를 모을 예정이다.
현재 이 대표 가족 일가는 지난 대선 당시 제기된 의혹들로 전방위적인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대표가 된 지 나흘 만인 1일 검찰로부터 오는 6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라는 소환 조사 통보를 받았다. 백현동 옹벽아파트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 관련 허위사실공표·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당한 것에 대한 피의자 신분 조사다. 이는 배우자 김혜경 씨가 검찰에 송치된 지 하루 만의 일이다. 여기에 이 대표의 큰아들 동호 씨도 불법도박과 성매매 의혹 혐의로 경찰 수사선상에 올라 조만간 피의자 신분 소환이 예상된다.
이 대표는 2일 지도부와 함께 광주행에 나서며 '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현장 최고위 회의 △광주 양동시장 방문 전통시장 상인회 오찬 간담회 등을 진행했다. '민주당의 심장부'라 불리는 광주는 지난 지방선거, 민주당 전당대회 등에서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다. 이에 당내에서는 광주의 투표율을 거울삼아 자성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광주는 지난 대선에서 저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셨으나 제 부족함으로 여러분에게 많은 실망과 좌절을 겪게 했다. 매우 송구스럽다"며 심심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상대의 실패, 거기에 기대는 반사이익 정치, 무기력 정치가 아니고 성과와 실적으로 인정받는, 신뢰와 기대, 사랑을 회복하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 총선 승리와 재집권으로 가는 길을 반드시 열겠다"며 당대표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당 대변인은 오전부터 취재진들을 향해 '이 대표의 백브리핑은 없다'며 검찰 소환에 대한 본인의 '함구'를 예고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최고위 회의가 끝난 후 검찰의 소환 통보에 관해 "먼지털이하듯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것 가지고 꼬투리 잡고 적절하지 않다"며 입을 열며 처음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오랜 시간을 경찰, 검찰을 총동원해서 이재명을 잡아보겠다고 하셨는데 결국 말꼬투리 하나 잡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현지 보좌관(전 경기도청 비서관)에게 "백현동 허위사실공표, 대장동 개발관련 허위사실공표, 김문기(대장동 의혹 관련으로 수사를 받다가 숨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모른다 한거 관련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라는 문자를 받고 있다. /이새롬 기자 |
검찰의 소환 요청에 이 대표는 조사에 응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은 <더팩트>에 검찰 조사 출석 여부에 관해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도 광주 현장에서 기자에게 '검찰 소환에 응하겠냐'는 물음을 받았지만, 대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민주당은 5일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낼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비명'계 의원마저 이번 검찰 소환 요청이 윤석열 정부가 만들어낸 '정치보복'이라고 강하게 규탄하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이 정기국회 첫날 콕 집어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것 역시 정치적 계산이 포함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 소환조사 통보에 대해 "제1야당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전면전 선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대표는 취임 사흘 만에 대통령과 전화통화와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하루 만에 돌아온 답은 터무니없는 구실을 잡아 날린 소환장"이라며 "없는 죄도 만드는 '짜 맞추기식 수사' '먼지털이식 수사'로 정치검찰에 의한 사법살인을 자행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당대표에 출마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우려를 표했던 설훈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이런 식으로 야당 대표를 오라 가라 하는 것은 야당을 완전히 박살 내겠다는 것"이라며 "이 정도면 야당에 대한 파괴공작"이라고 직격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민생'을 언급하며 자신과는 연관 관계가 없다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이것은 범죄와의 전쟁"이라며 여야 대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남윤호 기자 |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민생'을 언급하며 자신과는 연관 관계가 없다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2일 이 대표의 검찰 소환 통보와 관련해 "대통령으로서 경제와 민생이 우선"이라며 "형사 사건에 대해서는 저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언론 보도를 통해 보는데 기사를 꼼꼼하게 읽을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같은날 페이스북에 "이것은 범죄와의 전쟁이고,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이다. 당 대표 자리를 범죄 의혹 방탄조끼로 사용했으니 와해의 길을 택한 건 민주당 자신"이라며 이 대표에게 조사에 성실히 임하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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