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철수→강철수' 민심 잡기 나선 안철수의 속내?
입력: 2022.09.04 00:00 / 수정: 2022.09.04 00:00

'윤핵관'과 대립각 세우며 '윤심' 멀리하는 中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윤핵관과 거리두기를 나서는 모습이다. 추석 전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자는 권성동 원내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드는가 하면, 여러곳에서 민심을 강조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윤핵관'과 거리두기를 나서는 모습이다. 추석 전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자는 권성동 원내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드는가 하면, 여러곳에서 '민심'을 강조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비상 상황을 맞아 내홍이 극으로 치닫자 '윤심'과 거리두기를 택하는 모습이다. 차기 당권을 넘어 대권까지 노리는 그가 독자적인 노선을 구축해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그간 '간철수'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결정적인 상황이 오기까지 모호한 태도로 기다렸다가, 대세에 편승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최근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윤핵관'을 연일 때리며 '강철수'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새로운 비대위 체제를 출범키로 한 당의 결정에 대해 "최고위원회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면서다.

안 의원은 지난 2일 충남도의회 특강에서 "법원 판결문을 자세히 봤는데 비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인데 당헌·당규를 바꿔 새롭게 만든다고 해서 판사가 수긍하겠느냐"며 비대위 출범 반대의 뜻을 거듭 고수했다.

특히 "당심과 민심에서 떠난 사람은 돌아온다고 해도 역할 하거나 버틸수 있겠느냐"라며 "이제 우리 운명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겨냥한 것으로, 이들의 의중보다 '민심'이 더 중요하다는 발언이다.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윤핵관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기도 싫다"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권력의 핵심이나 주변을 일컫는 특정 계파는 갈라치기의 단초만 제공할 뿐 존재와 단어 자체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를 두고 '윤핵관에 대한 비판을 에둘러 표현한 것 아니냐'라는 해석이 많다.

이처럼 안 의원이 '윤핵관'을 연일 때리며 '민심'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향후 치러질 전당대회가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친윤계 인사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자 윤핵관에만 의존해선 당권 도전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거라는 시각이다. 새 비대위를 출범하겠다는 권 원내대표를 향해 공개적 반기를 든 점 역시 같은 맥락이다.

안 의원은 교수·의사·사업가로서 민생 경제를 책임질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민심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그의 전략의 배경이기도 한다. 윤심과 거리두기에 나선 안 의원을 중심으로 비(非)윤석열 또는 반(反)윤핵관 진영이 형성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윤호 기자
안 의원은 교수·의사·사업가로서 민생 경제를 책임질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민심'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그의 전략의 배경이기도 한다. '윤심'과 거리두기에 나선 안 의원을 중심으로 비(非)윤석열 또는 반(反)윤핵관 진영이 형성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윤호 기자

당초 안 의원의 차기 전당대회 전략을 두고 '윤핵관'이라 불리는 장제원·권성동·정진석 의원과 연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윤핵관'들은 당내 입지가 견고하고 계파 형성까지 완료해 '당심'을 주요 타깃으로 잡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부터 '당을 장악했다'는 따가운 여론의 눈초리를 받고 있어 '민심'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이런 결함을 채워줄 적임자로 지목된다. 집권 여당의 수장으로서 민생 경제를 위해 적합한 정책을 제시할 인물로 평가받아 민심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당 출신으로 원내 의원 간 스킨십이 부족하고 당원들로부터 탄탄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윤심'을 등에 업고 당권을 쥐려던 계획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중도층을 공략해 '민심'에서 승기를 잡으려 한다는 분석이다. 안 의원은 지난 1일 "누가 정말로 민심을 제대로 전달을 하는 사람인가 결과를 보시면 아실 수 있을 것"이라며 '민심'을 강조했다. 앞서 김기현 의원이 "적당히 눈치 보며 뒤늦게 의총 결과를 뒤집는다"라며 자신을 저격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2년 뒤로 다가온 총선 승리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권까지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안 의원에게 2년 뒤로 다가온 총선 승리는 '필수 과제'로 여겨진다. 코너에 몰린 윤핵관들과 선을 긋고 민심 회복에 앞장서 정치적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포석이 깔렸다는 것이다.

차기 대표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점도 안 의원의 행보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안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이 전 대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 일각에서는 당 다수와 대립각을 세운 안 의원을 중심으로 비(非)윤석열 또는 반(反)윤핵관 진영이 결집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권 원내대표를 비롯해 연일 '윤핵관'들을 때리는 윤상현·유의동·최재형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잠재적 우군으로 분류된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아직까지 세력으로 불릴 만큼 구심점이 모이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윤심'을 향한 여론이 부정적인 만큼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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