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거짓말' 보도에 '법적 조치'"…의혹 셋 중 하나만 반박
입력: 2022.09.02 16:07 / 수정: 2022.09.02 16:07

"녹취록 왜곡 해석 후 '대통령이 거짓말했다'는 허위 보도에 강력한 유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8월 19일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중앙경찰학교 310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8월 19일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중앙경찰학교 310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거짓 해명을 했다는 보도가 2일 나온 가운데 대통령실은 "허위 보도"라며 유감을 표했다. 다만 해당 내용을 보도한 '뉴스타파'가 제기한 세 가지 의혹 중 두 가지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이날 오전 뉴스타파는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녹취록 공개...대통령 거짓말 드러났다'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작전' 시기에 김 여사 계좌에서 해당 주식을 매수한 것에 대해 "김 여사가 매수한 게 아니라 계좌를 맡았던 '주가조작 선수' 이모 씨였다"고 주장한 게 '거짓말'이라고 보도했다.

근거는 5월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판에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변호인이 공개한 김 여사와 신한투자증권 담당 직원 사이의 통화 녹취록이다. 해당 녹취록에는 2010년 1월 12~13일 김 여사가 직접 증권사 담당 직원과 통화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사라고 지시한 내용이 담겼다. 이틀간 김 여사 계좌가 산 도이치모터스 주식은 6억3000만 원가량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캠프가 공개한 신한증권투자 계좌 내역에 따르면, 김 여사 계좌로 처음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수한 날이 바로 2010년 1월 12일이다. 이와 관련 윤석열 캠프 측은 "1월 12일부터 시작된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 내역 전체가 주가조작 선수 이 씨가 주문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일부 매체가 도이치모터스 관련 녹취록을 왜곡 해석한 후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는 식으로 날조, 허위 보도를 한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그동안 일관되게 2010년 1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이 씨에게 '일임 매매'를 맡긴 사실을 밝혀왔고, 이는 '명백한 진실'"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또 "위 녹취록은 (김 여사가) 이 씨에게 '일임 매매'를 맡긴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임에도 일부 매체는 '주식 매매 절차'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왜곡 보도했다"며 "이 씨가 일임을 받아 매매 결정을 하고 증권사 직원에게 주문을 하더라도 증권사 직원은 계좌 명의인과 직접 통화해 그 내용을 확인하고 녹취를 남기는 게 의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정에서 공개된 대화 내용을 보면, 증권사 직원의 전화에 김 여사는 '아, 전화왔어요?', '사라고 하던가요? 그럼 좀 사세요'라고 대답한다. 이는 제3자(이 씨)가 증권사 직원에게 매매 주문을 먼저 하고, 증권사 직원이 여사에게 그 내용을 확인하면서 녹취를 남겼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이런 대화는 주식 매매 절차상 지극히 정상적인 것으로, 종전의 설명이 진실임을 뒷받침하는데도 마치 거짓 해명을 한 것처럼 왜곡 보도한 데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뉴스타파는 해당 보도에서 주가조작 선수 이 씨의 법정 증언을 근거로 "이 씨는 애초에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살 수 있는 사람으로 권오수 회장에게 김 여사를 포함한 3명의 도이치모터스 기존 주주를 소개받았다"며 김 여사는 이 씨에게 이런저런 주식을 알아서 거래해 수익을 내 달라는 것이 아니라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하라'고 이 씨에게 계좌를 맡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씨가 주식을 잘한다는 말을 듣고 수익을 내달라는 취지로 김 여사가 계좌를 맡긴 것이고, 도이치모터스 주식도 이 씨가 알아서 산 것"이라는 취지의 윤 대통령 발언은 어떻게 보더라도, 법정에서 드러난 김 여사의 녹취록 및 증언과는 완전히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뉴스타파는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한 네 달 정도 (이 씨에게) 맡겼는데 손실이 났고요. 그 도이치모터스만 한 것이 아니고 10여 가지 주식을 전부 했는데 손실을 봐서 저희 집사람은 거기서 안 되겠다 해서 돈을 빼고 그 사람하고는 '절연'을 했다"고 발언한 것도 거짓말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주장에 대한 근거는 법정에서 공개된 김 여사의 또 다른 녹취록이다. 뉴스타파는 김 여사가 2010년 5월 20일 이후 신한금융투자 계좌에 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DB증권 계좌로 옮긴 시기에 이 씨와 절연을 했다던 김 여사가 여전히 DB증권 계좌에 대한 매매 권한을 이 씨에게 줬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2010년 6월 16일 자 김 여사와 DB증권 직원 사이의 통화 녹취록을 보면 김 여사는 "저하고 이 씨를 제외하고는 거래를 못 하게 하세요"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뉴스타파는 "윤 대통령의 해명에 따르면 김 여사와 이 씨는 5월 20일에 '절연'을 했는데, 실제로 이 씨는 (그 이후에도) 여전히 김 여사 계좌의 주문 권한을 갖고 있었다"며 이미 자신에게 손해를 끼친 사람과 '절연'하기 위해 주식을 다른 계좌로 옮겼는데 다시 그 사람에게 바뀐 계좌 주문 권한을 준 것은 윤 대통령의 (절연했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애초에 김 여사와 이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하기 위해 만났다', '윤 대통령이 이 씨와 절연했다고 한 뒤에도 증권 계좌 매매 권한을 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뉴스타파 보도에 대해선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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