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때리며 몸집 키우는 '비윤핵관'…安-劉, 구심점 되나?
입력: 2022.09.01 00:00 / 수정: 2022.09.01 00:00

'반윤핵관' 세력으로 계파 형성 여부 '관건'

국민의힘 권력 구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당내 한 축을 담당했던 윤핵관들에게 책임론이 제기되면서다. 장제원 의원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 혼란에 대해 무한책임을 느낀다며 향후 어떤 임명직 공직에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남윤호 기자
국민의힘 권력 구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당내 한 축을 담당했던 '윤핵관'들에게 '책임론'이 제기되면서다. 장제원 의원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 혼란에 대해 무한책임을 느낀다"며 "향후 어떤 임명직 공직에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국민의힘 권력 구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전까지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다.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권 원내대표의 사퇴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윤핵관'의 입지도 좁아지는 모양새다. '반윤핵관' 세력 형성의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이들이 신주류 세력으로 부상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지방 선거 승리 이후 당내 주류 세력이 된 '윤핵관'들이 벼랑 끝에 내몰린 듯하다. '윤핵관'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1일 최근 당 혼란에 대해 무한책임을 느낀다며 향후 어떤 임명직 공직에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계파활동으로 비춰질 수 있는 모임이나 활동 또한 일절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윤리위원회 징계로부터 초래된 지금의 비상 상황은 '윤핵관'들의 책임이 크다는 당 안팎의 비판에 백기를 든 것으로 읽힌다.

권 원내대표가 '버티기'에 돌입한 점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 원내대표의 거취는 당 내홍 수습 후 결정키로 했다. 권 원내대표가 새로운 비대위 출범 전까지 당 운영권을 쥐게 되자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윤핵관' 세력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의총 당시 한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자유토론 시간에서 의원들이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면서 "결국 재신임 되긴 했지만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었다"고 밝혔다. 집단행동도 보인다. 최재형·유의동·윤상현 의원은 단체 기자회견을 통해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기 위한 선결 조건이라는 판단이다. 계파색이 옅다고 평가되는 조경태·정우택·최재형·조해진 의원도 연일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非) 윤핵관들이 '윤핵관'을 향해 '책임론'을 제기하며 여론전을 펼치자,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공동의 적이 된 윤핵관을 일선에서 후퇴시킨 뒤, 당권 전면에 나서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반윤핵관 세력으로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들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뱉고 있다. /이새롬 기자
'반윤핵관' 세력으로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들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뱉고 있다. /이새롬 기자

'반윤핵관' 세력이 물살을 타는 상황에서 안철수 의원이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안 의원은 이날(31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의 지도체제 관련 "법원의 판단대로 다시 최고위로 돌아가자"고 주장했다. 당헌당규를 수정해 새로운 비대위를 출범시키겠다는 권 원내대표의 주장에 반기를 든 것이다.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것이 유력해 보이는 안 의원을 두고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민심과 인지도를 고려할 때 윤핵관을 대변할 인물로 안 의원이 가장 현실성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안 의원이 '계파'를 형성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민의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세 불리기에 한계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맥락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복병'으로 거론된다. 보수 유권자들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지역구 의원을 지낸 점과 '개혁 보수' 이미지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유 전 의원은 최근 발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권 주자들을 제치고 지지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윤(反尹)' 이미지가 맞물려 반사이익을 얻은 결과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바른정당'을 창당해 한 차례 분당 경험이 있고, 이 전 대표와 하태경·유의동 의원 등 바른정당계 인물들이 원내에 진입해 있는 상황은 안 의원보다 한발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현역 의원이 아니라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와 관련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윤핵관들이 뒤로 물러나면서 당내 세력 공백기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윤핵관'들이 힘을 발휘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윤핵관을 직격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이들이 향후 당권 전면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까지 세력으로 형성되는 분위기는 보이지 않지만 충분히 가능성 있어 보인다"며 "구체적인 태동 시점이 언제일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zustj9137@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