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헌 개정안 의결…이준석, 연쇄 '당원 가입' 독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구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윤 대통령은 격려차 아이스 커피를 보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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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與 한자리에…21대 국회 첫 연찬회 이모저모
-국민의힘이 25일부터 1박 2일 동안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국회의원 연찬회를 열었어. 21대 국회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는데, 윤석열 대통령과 장·차관, 외청장 등 대규모 인원이 총출동해서 당정 간 화합을 도모했어. 당시 현장 분위기는 어땠어?
-화기애애했어. 모처럼 국회를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였어. 행사장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들렸어. 의원들은 밝은 표정이었어. 정장을 벗고 당명과 로고가 새겨진 흰색 반발 티셔츠를 맞춰 입은 게 눈에 띄었어. 국민의힘에 따르면 모두 115명의 의원 가운데 101명이 참석했어. 수해현장에서 '비 왔으면' 발언으로 공분을 샀던 김성원 의원은 불참했어.
윤석열 대통령은 25일부터 1박2일 동안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커피를 보냈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콜라를, 박상돈 천안시장은 호두과자를 보냈다. /신진환 기자 |
-연찬회가 조금 더 풍성해지도록 각종 지원이 있었다던데?
-맞아. 연찬회 첫날인 25일 특강이 열렸던 회의장 옆에 간이 카페가 차려져 있더라고. 의원과 당직자, 언론인들은 누구나 마음껏 제공된 아이스 커피를 마실 수 있었어. 알고 보니, 윤 대통령이 격려차 커피를 '쏜'것이더라고. 카페 한 직원은 대통령실에서 보낸 것이 맞다고 확인했어. 다만 추가 질문에는 "잘 모른다"며 말을 아꼈어. '홍카콜라'라는 별명을 가진 홍준표 대구시장은 '콜라'를 보냈고, 박상돈 천안시장은 호두과자를 증정했어. 행사장에 배치된 커피와 콜라, 호두과자에 많은 손길이 뻗쳤어.
-연찬회에서 '금주령'이 내려졌다지?
-보통 국회의원 워크숍에서는 축하주 등 술이 빠지지 않는데, 이번에는 달랐어.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과 전시 비상대비훈련인 '을지연습' 기간인 점 등을 고려해 주류 반입을 금지했어. 기자들과 만난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정말 술을 안 마시는 건가'라는 물음에 "네"라며 단호하게 답하더라고. 하지만 권성동 원내대표가 첫날 일정을 마친 뒤 인근 식당에서 열린 술자리에 참석한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되기도 했어.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먼 거리 취재하러 온 기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어.
이지성 작가가 25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대체되지 않는 정당을 만드는법'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이 작가는 강연 도중 여성 외모를 평가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뉴시스 |
-국민의힘 연찬회에 말실수도 나왔잖아.
-맞아. 이지성 작가가 여성 외모를 평가하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어. '대체되지 않는 정당을 만드는 법'이라는 주제로 특강에 나선 이 작가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당구선수 차유람 씨의 남편이야. 그는 강연 도중 이렇게 말했어. "당신이 들어가면 국민의힘이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로 바뀌지 않겠나. 배현진 씨, 나경원 씨, 다 아름다운 여성이지만 왠지 부족한 것 같다. 김건희 여사로도 부족한 것 같다. 당신이 들어가서 4인방이 되면 끝장이 날 것 같다"고 말했지. 이후 배현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SNS를 통해 불쾌감을 나타냈어. 논란이 커지자 차 씨가 대신 사과의 글을 올리면서 일단락됐어.
-의원들은 열심히 특강을 들었어?
-대체로 여러 의원이 특강을 경청했어. 모두 3번의 특강이 진행됐는데, 앞서 거론된 이 작가가 첫 강연을 했고,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가 '연금개혁 쟁점과 방향' 주제로 단상에 올랐어. 마지막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출신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다시 뛰는 대한민국 경제' 주제로 마이크를 잡았지. 세 특강은 모두 합쳐 110분간 진행됐는데, 의원들은 열의를 보이더라고. 일부는 휴대전화로 자기업무를 보는 듯했어. 가장 '열공'한 수강생(?)을 지명하라고 한다면, 안철수·신원식 의원을 꼽고 싶어. 두 사람의 청강 스타일은 완전히 달랐어. 안 의원은 태블릿PC로, 육군 중장 출신 신 의원은 열심히 수기로 메모하더라고. 배우고자 하는 자세와 강연자에 대한 예의가 돋보였어.
-그랬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모든 연찬회 일정을 마치고 민생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결의문을 채택했어. 소통의 장을 열어 당내 화합과 결속을 도모하기 위해 연찬회를 열었는데, 앞으로 갈등과 내홍이 봉합되고 '원 팀'을 이룰 수 있을지는 의문이야. 연찬회가 마무리될 즈음 법원이 주호영 비대위에 제동을 거는 결정을 내리는 대형 변수가 생겼거든. 벌써 국민의힘 내부에선 지도부와 '윤핵관' 책임론이 터져 나오고 있어.
-국민의힘은 연찬회에서 "당내 갈등으로 심려만 더 끼쳐 드렸다. 지난 두 번의 선거(대선·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선택해 주신 절절한 마음을 잘 알기에 사죄드리고 철저히 반성한다"면서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와 함께 경제 회복과 서민 위기 극복을 위한 민생정당, 국민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윤석열 정부와 함께 여야 협치를 넘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어 내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결의문을 채택했어. 하지만 법원이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 당대 갈등은 다시 깊어질 것 같아.
차기 지도부가 선출되면 비대위 체제에서 수습됐던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23일 '586·친문·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 토론회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
◆당헌 개정 '이재명 방탄' 논란에 우상호 "억울"...당원들 '분노'
-민주당이 차기 지도부 선출을 하루 남겨두고 있어. '우상호 비대위' 체제에 대한 평가는 좀 어때?
-중립 지대에 있는 의원 몇몇 분들에게 평가를 물었는데 결론적으로는 호평이 나왔어.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이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조기에 수습했고, 전당대회 준비 과정에서 여러 잡음도 나왔지만 이를 대체로 잘 조정했다는 평가야. 다만 최근 당헌 개정안을 두고 계파 갈등 조짐이 다시 보였는데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 설명을 들어보니 일리가 있어서 의원들 대체로 수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어.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내심 서운했던 것 같아. 지난 26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가진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특정인의 사당을 만들기 위해 비대위가 앞장서는 것처럼 규정한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좀 억울하고 서운하다"고 속내를 밝혔어. 쟁점이 된 '권리당원 투표 우선' 신설 조항은 당원 권리 강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본인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이지, 비명계가 주장하는 것처럼 이재명 의원을 위한 당헌 개정은 아니라는 거야. 당헌 80조 역시 부패범죄 연루 당직자의 직무 정지 요건을 '기소 시'로 유지하고, 정치탄압 등에 대비하기 위해 당무위원회에서 처분을 다르게 결정할 수 있다고 절충안을 마련한 것일 뿐, '이재명 방탄용'은 아니라고 반박했어.
-당내에서도 우 위원장이 이미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특정 계파에 휘둘려서 주요 현안을 결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해. 다만 비명계 일각에선 여전히 "당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면서 비대위가 당헌 개정안을 밀어붙였다는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있어.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당헌 개정안 논란을 두고 '이재명 사당화'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억울하다"고 털어놨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활동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는 우 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 |
-이제 차기 지도부가 선출되는데 당헌 개정 이슈가 계파 갈등으로 비화하진 않을까.
-이전에도 전당대회 룰로 계파간 갈등이 상당했다가 수습되는가 싶더니, 이번에 당헌 개정건으로 불붙긴 했어.
-우 위원장도 "조금 우려스럽다"고 할 정도야. 그런데 당내보다 당원들 사이에선 갈등은 더 심각해 보여. 지난 23일 당대표 후보인 박용진 의원이 주최한 '586·친문·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 토론회에는 친문계·이낙연계·정세균계 일부 의원들이 참석했어. 토론회 후 당원들과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는데 자신을 용산에서 온 권리당원이라고 소개한 한 60대 남성은 "청년당원부터 지금까지 외길인생을 살아왔는데 이재명 같은 사람이 당 지도자가 된다면 민주당 문 닫아야 한다"고 했어. 방청석에선 "맞아요"라는 호응과 함께 박수가 나왔어. 그는 또 "똥과 된장이 같이 못 있게 돼 있다. 박용진 의원이 창당하는 마음을 갖고 다시 분열을 해서라도 의원들이 뭉쳐서 나오면 내가 건물 하나 서울역 앞에 얻어놨는데 사무실로 쓰라"고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어. 박 의원은 적잖게 당황한 표정이었어. 당원이 말을 더하려고 했는데 자연스럽게 끊으면서 "말씀 주시는 건 감사한데 특정인에 대해서 심한 표현이나 욕설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렸어. 그런데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다음 당원도 "(비명계) 의원들이 잘못됐다고 판단할 땐 처절한 모습이 안 보이니 너무 연약하게 보인다"면서 "저쪽에서 '수박' 이럴 때 여기도 열 명이든 스무 명이든 같이 맞대응해버려야 한다. 좀 강해집시다"라고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어.
-토론회가 '반이재명 성토장'이 되어버린 모양새네.
-그래서였을까. 토론회 발제에 참여한 윤영찬·김종민·이원욱 의원과 축사한 정태호 의원 외에 다른 의원들은 "한 말씀씩 해달라"는 제안에도 고개를 절레절레하면서 거절하더라고. '비명'을 넘어 '반명' 의원으로 찍힐 수 있을까 봐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어. 우 위원장의 당부대로 차기 지도부는 주류와 비주류 갈등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둬야 할 것으로 보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당원 가입' 독려는 이른바 '윤핵관'에 대응하는 하나의 묘책으로 보인다. 정당한 방법으로 당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신의 지지자를 '당원'으로 모집해 세 불리기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국회사진취재단 |
◆"당원 가입하기 좋은 날"...윤핵관과 맞붙는 이준석의 묘책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이번 주에도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당원 가입' 독려 글을 올렸지?
-맞아. 이 전 대표는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푸짐하게 싸놓은 것들 다 치우면 아마 사성가노처럼 행동할 것"이라며 "그전까지는 누가 봐도 생색내기 헐리우드 액션이지요"라는 글과 함께 국민의힘 온라인 입당 게시글을 올렸어. '사성가노'는 앞서 이 전 대표가 윤핵관 그룹의 특정 인물이 2017년 대선에서 3명의 후보를 밀었다는 점을 비판하며 썼던 '삼성가노'에 성(姓) 하나를 더한 것이야. 이에 거론되는 인물로는 장제원 의원이 꼽혀.
-이 전 대표가 당원 가입 독려 운동을 펼칠 때는 어떠한 이슈에 본격 대응하기 위한 반격 카드였던 경우가 대부분이던데,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이 전 대표가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위해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가 언론에 공개된 것이 배경으로 보여져. 해당 탄원서에서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신군부'로 빗대 맹비판을 쏟아냈더라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윤리위원회 징계 절차 과정에서 윤 대통령 측근들이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폭로도 들어있었어.
-이 전 대표의 탄원서 전문이 공개되자 당 안팎에선 '자중하라'며 격앙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어. 더 이상 당을 흔들지 말고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숙고의 시간을 거치라는 얘기지.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언론을 통해 공개된 탄원서는 '열람용'이기 때문에 국민의힘 측에서 '셀프'로 유출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 즉, 채무자인 국민의힘 측에서 의도적으로 탄원서를 공개해 자신을 공격했다는 거야.
이 전 대표는 이달에만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글을 모두 4차례(1·13·20·24일) 올렸다. /이 전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
-그래서 이 전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계속 분노(?)하고 있는 거구나. 이 전 대표가 "재판부에 제출한 상대방의 편지를 자기들이 공개한 것부터가 이례적"이라며 '윤핵관'들을 겨냥해 "핸드폰 열고 오매불망 체리 따봉이나 많이들 기다리시라"고 적었더라고.
-이 전 대표와 당권을 쥐고 있는 지도부(윤핵관)들과의 싸움이 다시 한번 불붙은 상황에서, 그의 '당원 가입' 권유 글이 다시 한번 화제가 되고 있어. 이 전 대표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직후인 6월부터 꾸준히 관련 게시물을 게재했는데, 이번 달에만 24일을 포함해 1일, 13일, 20일 총 4번 작성했어.
-결국 이 전 대표의 '당원 가입' 권유는 지도부들과 맞서 싸우기 위한 '아군' 구하기로 읽혀. 자신이 '당대표' 직에서 축출됐다고 주장하는 만큼, 정당한 방법으로 당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당원' 모집에 힘쓰고 있는 거지.
-'이준석을 도와주세요'라는 메시지가 절실히 읽히는 당원 가입 운동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집행을 정지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26일 나온 만큼 당분간 이 전 대표의 '당원 가입' 운동은 계속될 전망이야. '윤핵관'과의 전쟁을 선포한 만큼 자신의 세 불리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 같기도 해.
-의원들의 반응이 궁금해. 어때?
-당내에선 '이러다 말겠지'라는 무대응 기조와 '선과 악'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명암이 공존해. 한 초선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싸움은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이는 데 초반부터 힘을 너무 빼고 있다"며 "여론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어서 누구에게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 될것 같다"고 했어. 반면,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공격받는 프레임이 씌워지고 있어 '당원 가입' 운동은 비대위 체제에 위험이 될 수도 있다"고 했지.
-앞으로도 꾸준할 것 같은 '당원 가입 운동'을 통해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얼마나 유입될지 정말 궁금하네.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얼마큼 파급효과가 있을지 기대돼.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곽현서 기자, 송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