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물러나는 우상호 "새 지도부, 비주류와의 소통 최우선 해야"
입력: 2022.08.26 14:16 / 수정: 2022.08.26 14:16

"긴장관계 재형성 우려…공천 학살 시스템 아냐"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지도부에게 비주류와의 소통을 당부했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활동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는 우 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지도부에게 비주류와의 소통을 당부했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활동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는 우 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오는 8·28 전당대회를 끝으로 물러나는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차기 지도부를 향해 "주류가 되면 비주류와의 소통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일각의 계파 갈등 우려와 관련해 "어느 당이든 어느 시기 정당이든 당권을 잡은 주류 그룹, 비주류 그룹은 늘 존재했다. 문제는 세력 간 관계 맺음이 적대적인 수준까지 가선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작은 이견이 큰 갈등으로 빚어지는 건 결국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게 많다. 다음에 당 지도부 되는 분들이 지도부 내 의견 소통, 지도부에 포함돼 있지 않은 그룹들과의 소통방식들을 잘 활용해서 당내 단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최근 당헌 개정안을 둘러싸고 고조된 친명(친이재명)과 비명계 충돌에 대해선 "긴장관계가 다시 형성되고 있는 걸 보면서 좀 우려스럽긴 하다"면서 "새로운 지도부가 다양하게 구성되고, 지도부 안에서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고, 주류와 비주류 사이에 공개·비공개 대화들이 잘 진행되길 기원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유력 당권주자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에 선출될 경우 '공천학살'을 자행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계파 간 대립 구도가 반영된 공천학살은 불가능한 정당"이라고 선을 그었다.

우 위원장은 "친박·친이로 계파 갈등이 심했던 정당은 주류가 바뀌면 비주류를 공천에서 학살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 공천시스템은 특정 진영을 집중적으로 공천학살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지도부도 들어서지 않았는데 '공천학살' 용어까지 등장하며 우려를 표시하는 건 과도하다"고 덧붙였다. 우 위원장은 또 당내 계파와 관련해 "지금 계파라 분류되는 특정 영역에 존재하는 분들 숫자 자세히 들여다보면 169명 국회의원 중 60여 명 정도"라며 "100명 정도가 중립지대에 있는데 너무 계파대립으로만 민주당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우상호 비대위 체제'에서 당 노선과 미래 비전 제시를 논의해온 새로고침위원회는 오는 28일 활동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우 위원장은 유권자 지형이 다양한 이념·가치가 혼재되는 양상으로 바뀌어왔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후임 지도부가 윤석열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반사이익을 보는 방식으로만은 지지율은 좀 올릴 수 있는데 민주당을 새로운 모습으로 만드는 데까지는 가지 못하기 때문에 2년 후 총선에서도 굉장히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분석들과 새로운 전략 모델 발굴이 굉장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해선 진정한 협치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 위원장은 "제1야당 당대표가 들어서는데 대통령은커녕 윤핵관들 전화 한 번 받은 적이 없다. 이준석 전 대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어떤 분의 전화도 받은 적이 없다. 협력 전화는커녕 축하 전화도 받은 적 없다. 이진복 (정무)수석도 안 찾아오느냐고 공개 발언을 두 번 하니까 찾아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래서 어떻게 협치나 협력을 받을 수 있겠나. 이런 것들도 바뀌어야 한다. 어떻게 협치 모델을 만들 건지 신중하게 고민하고 야당과의 관계 맺음 전략을 가져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협치 자세를 더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활동 마지막 기자간담에서 발언하는 우 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
우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협치 자세를 더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활동 마지막 기자간담에서 발언하는 우 위원장. /국회사진취재단

우 위원장은 지난 6월 10일 비대위 출범 이후 70여일 간의 활동에 대한 소회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당내 혼란 조기 수습과 원활한 전당대회 준비를 성과로 꼽았다.

그는 "처음 비대위원장 됐을 때 당 상황을 회상해보면 정말 암담했다. 많은 의원들이 선거에 지고 나서 많이 힘들어하고 서로 자신과 생각을 달리 하는 분들에 대해서 증오에 가까운 언사들을 공개적으로 할 때도 힘들었다. 다행히 많은 의원들을 만나고 워크숍을 통해서 내분을 조기에 수습할 수 있었던 게 보람찼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최근 당헌·당규 개정안 논쟁으로 자신에게 비판의 화살이 돌아온 데 대해선 아쉬움도 토로했다.앞서 비대위는 당헌 개정안이 중앙위에서 부결되자 쟁점이 되는 '권리당원 투표 우선' 조항을 제외하고 이날 중앙위에서 재의결을 시도하기로 했다. 비명계 일각에선 절차상 문제 등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 위원장은 "제 문제의식은 당원 권리를 점점 강화하는 방향으로 당헌을 개정하는 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지난번 부결 핵심 사안은 전당원투표 조항이라고 판단해서 이 문제는 삭제하자고 비대위에서 수정안을 만든 것"이라며 "일종의 정치적 절충과 해법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해해야지, 특정인의 사당을 만들기 위해 비대위가 앞장서는 것처럼 규정한 것에 대해선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약간 좀 억울한 게 비대위가 특정인의 사당화를 돕기 위해 무리한 것처럼 규정한 데 대해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제가 그렇게 할 이유도 없다. 견해를 달리하는 분들 사이에 논쟁하는 건 좋은데 엉뚱한 비대위를 갖고 공격하는 건 솔직히 좀 서운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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