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에 묶인 비대위, 주호영 리더십 도마
입력: 2022.08.25 00:00 / 수정: 2022.08.25 00:00

李 사태, 빠르고 신속하게 해결하는 것이 관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우여곡절 끝 출범했지만, 이준석 전 대표로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법원을 빠져나와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이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우여곡절 끝 출범했지만, 이준석 전 대표로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법원을 빠져나와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이 전 대표.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이준석 전 대표 여론전에 삐걱거리고 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내홍 수습에 나섰지만 갈등이 종식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원팀'이 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주 위원장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임기 초반 국민의힘 비대위는 순항이냐 좌초냐의 갈림길에 놓인 모양새다. 이 전 대표를 둘러싼 청년 당원의 분열, 차기 당권주자와 중진 세력, 초선 의원 간 사분오열된 당심, 내홍에 따른 당 지지율 하락 등 시급한 당면 과제가 눈앞에 놓이면서다.

주 위원장은 흐트러진 지도부 체제를 가다듬기 위해 권성동 원내대표와 특별감찰관 선임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을 향해 지난 문재인 정부 5년간 특별감찰관을 공석으로 비워둔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도 동시 진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비대위' 차원의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집안싸움'을 봉합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 전 대표가 띄운 '혁신위'가 존폐 위기에 놓이며 갈등의 조짐이 보이자 "살아남는 조건은 변화와 혁신"이라며 힘을 실었다. 비대위나 의원총회를 거쳐 당헌·당규 제도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혁신위의 존립을 공고히 함과 동시에 갈등의 씨앗을 자른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장외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와, 비대위 체제를 흔들고 있는 차기 당권 주자들로 인해 발생한 혼란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서다. /남윤호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장외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와, 비대위 체제를 흔들고 있는 차기 당권 주자들로 인해 발생한 혼란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서다. /남윤호 기자

이런 쇄신 드라이브에는 이 전 대표와 윤핵관 간 충돌에 따른 당 안팎의 잡음에서 벗어나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혼신을 다하고 있는 주 위원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원팀'보단 지리멸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우선,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청년 그룹의 분열이 도드라진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핸드폰 열고 오매불망 체리 따봉이나 많이들 기다리시라"며 윤 대통령과 측근들을 힐난했다. 전날 언론에 공개된 자신의 '탄원서'가 국민의힘 내부에서 유출됐다는 판단에서다. 탄원서에는 윤 대통령을 '신군부'에 빗댄 내용이 적나라하게 적혀있다.

이에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내로남불의 끝은 어디인가"라며 "정치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이 전 대표를 겨냥했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과 임승호 전 대변인도 가세한 공방은 지난 18일부터 이어지는 중이다.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자 주요 인사들도 전선에 참여하며 한마디씩 거들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쪽은 오래된 성추문으로 공격하고 한쪽은 되지도 않은 응석과 칭얼거림으로 대응한다"며 "참 구질구질하게 정치들 한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신이 주최한 공부모임 새로운 미래 혁신24 세미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의 임시체제 아래에서는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꾸려나갈 리더십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회사진취재단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신이 주최한 공부모임 '새로운 미래 혁신24' 세미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의 임시체제 아래에서는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꾸려나갈 리더십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회사진취재단

당권을 둘러싼 복잡한 셈법도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24일 자신이 주최한 세미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의 임시체제 아래에서는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꾸려나갈 리더십이 생기지 않는다"며 "빠른 전당대회를 통해 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비대위 체제는 리더십이 부족하기 때문에 '전당대회'라는 임무를 하루빨리 완수하라는 뜻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주 위원장의 '그립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대위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주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책임론' 측면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전투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갈등을 해결할 구심점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주 위원장이 중심축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가 비대위에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다음 주에 나올 전망이어서 앞으로 주 위원장의 행보가 중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최근 주 위원장이 발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휘말려선 안 된다"며 "'이준석' 사태를 최대한 단호하고 신속하게 종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주호영 비대위'가 완전한 정상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사법적 판단 보단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비대위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비대위라는 것이 불안한 비상 상황 속에서 출범했기 때문에 초반 잡음은 나올 수밖에 없다"라며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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