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갑석 후보 지지…'친명 지도부' 견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최고위원 후보직 중도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7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최고위원 출마 선언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친문' 윤영찬 의원이 오는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6일 앞둔 22일 최고위원 후보를 전격 사퇴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송갑석 최고위원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지역 순회경선 투표 결과에서 '친명(친이재명)' 최고위원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자 '비명(비이재명)' 후보들이 '표 몰아주기'로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인 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최고위원 후보로서의 도전을 오늘로 멈추겠다"며 중도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원칙과 상식으로 민주당의 사당화를 막아보고자 했지만 사당화를 저지할 길이 더 이상 없다고 판단했다"며 사퇴 배경을 밝혔다.
이어 호남 지역 권리당원 투표율이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윤 의원은 "우리 당의 뿌리인 전남과 전북, 광주 등 호남 지역의 낮은 투표율은 민주당을 향한 마지막 경고 신호이고 그만큼 우리가 병들었단 증거"라며 "그런데도 다수 최고위원 후보들이 민심에 줄 서지 않고 특정 후보에 줄 서는 상황이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다른 최고위원 후보인 송 의원 지지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저는 오늘 후보직을 사퇴하고 송 후보를 위해 뛰겠다. 비수도권 유일 후보로 꿋꿋하게 균형발전을 외쳐온 송 후보가 지도부에 들어간다면 전국 곳곳 국민들의 충실한 대변자가 되어줄 것"이라며 "최고위 다양성을 확보해서 당내 민주주의를 지탱해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송 의원 지지 이유에 대해 "전국을 다녀보니 지역 인구 소멸, 그리고 많은 지방 동지들이 지역균형발전을 이야기했다. 우리 후보 중에서 호남을 대표하는 유일한 후보는 송 의원이다. 지역 대표로 나온 송 후보만큼은 꼭 당선됐으면 좋겠다. 또 많은 최고위원 후보가 있지만 특정인에 줄 서지 않은 후보가 최고위원에 들어가서 바른 목소리를 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순회 경선이 후반전에 돌입한 가운데, 지난 21일까지 최고위원 지역 순회 경선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은 친명계 주자들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한 상태다. 친명계 4인의 최고위원 선출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당내에서는 차기 지도부가 친명 일색으로 꾸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체 권리당원 118만 명 중 37%를 차지하는 서울·경기 권리당원 투표, 오는 28일 대의원 투표와 2차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남은 상황에서 7위를 기록한 윤 의원(6.63%)이 6위인 송 의원(9.09%) '표 몰아주기'로 친명계 견제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윤 의원은 "송 후보와 제가 표가 겹치는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저도 호남 출신이고, 또 비명이라는 분류를 언론에서 하지 않나. 가뜩이나 구도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두 명이 함께 당선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란 현실적인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당대회 판세에 대해선 "특정 후보, 특정 계파에 대한 쏠림 현상으로 더 강고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송 의원도 "최고위원 선거가 단순하게 한 계파색으로 하는 게 바람직한가에 대한 많은 의구심과 걱정 이런 것들이 당원들 사이에 팽배해져 간다"면서 "이런 위기의식이 수도권 경선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