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타격 입은 '권성동'…비대위 합류에 쏟아지는 우려
입력: 2022.08.19 00:00 / 수정: 2022.08.19 00:00

첫 비대위회의서 존재감 과시…당 일각 "전당대회도 나갈 듯"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첫 비상대책위원회의에 비대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러나 비대위 체제 전환 과정에서 그의 잇따른 실수가 크게 작용했다는 비판 여론 속에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첫 비상대책위원회의에 비대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러나 비대위 체제 전환 과정에서 그의 잇따른 실수가 크게 작용했다는 비판 여론 속에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겠다."(16일 원내대표 재신임 표결 이후 소감 中)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맞물려 재신임을 받고 비대위원으로 합류했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의 거취를 두고 당 안팎에선 여전히 '책임론'이 불거지는 양상이다. 당을 비상사태로 몰아간 것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당 쇄신, 내홍 수습, 전당대회 준비 등 각종 과제가 산적한 비대위에서 그의 리더십 논란은 진행형이다.

권 원내대표는 18일 처음으로 진행된 비대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임명장을 받고 정식 비대위원이 됐다. 그는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을 겨냥해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 "정치적 금도를 벗어난 다수의 생떼"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하는 등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는 원내대표로서 추락하고 있는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야당을 겨냥한 국면 전환용 발언으로 읽힌다. 권 원내대표는 전 정권인 문재인 정부 인사 채용 논란을 열거하며 "현재 국정조사가 가장 시급한 곳은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라며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지속된 채용 논란은 물론 김정숙 여사의 의상 컬렉션 비용과 외유 등을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재신임과 본인의 존재감 과시 발언에도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 합류는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권 원내대표의 잇따른 실수가 결정적 배경이 된 만큼 비대위 합류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 비대위 출범 이후에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권 원내대표도 당내 불만을 염두에 둔 듯, 지난 16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재신임 여부를 스스로 표결에 올리며 "의원님들 뜻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앞으로 비대위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당시 의총에 참석한 62명을 대상으로 투표한 결과 재신임 안은 가결됐다. 구체적인 투표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게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설명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권 원내대표의 재신임 결과 관련 찬성 쪽 표가 훨씬 두껍고 높았던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당시 의원총회 형식을 두고 적절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윤호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권 원내대표의 재신임 결과 관련 "찬성 쪽 표가 훨씬 두껍고 높았던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당시 의원총회 형식을 두고 '적절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윤호 기자

다만 이날 의총에 참석한 의원이 총 115명 중 62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반쪽짜리 재신임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의사정족수를 채워 절차상의 문제는 없겠지만 적어도 80%에 달하는 동의를 얻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다"고 꼬집었다.

특히 권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은 내려놓으면서도 원내대표 유지를 위해 직접 표결을 붙인 것을 두고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초선 의원은 "대표 직무대행을 내려놓고 원내대표는 유지하겠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처사"라며 "권 원내대표 리더십에 상처가 생긴 것인데, 비대위원으로 합류한 것은 결국 당권을 염두에 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지방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당이 비대위로 전환한 초유의 상황에 권 원내대표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A 중진 의원은 당시 의총 형식을 두고 의문을 제기했다. 당초 이날 의총은 '화상회의'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며, 주 위원장의 비대위원 인선 소개가 주요 내용이었다. 하지만 긴급 대면회의로 변경된 탓에 다수 의원이 일정상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고, 재신임 투표에도 의사를 표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A 중진 의원은 "권 원내대표가 전당대회에 나갈 것 같다"며 "말리고 싶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치명타를 입은 상황에서 비대위에 '짐'이 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회복해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앞으로의 행보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그가 '윤핵관'이라는 점을 들어 '리더십 회복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더 이상의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리더십이 이미 훼손됐다 하더라도 결정적으로 대통령실의 신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문제 제기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재권 부경대 교수는 "권 원내대표의 장악력이 크게 작동할 것으로 보이고 주 위원장도 이 점을 고려한 것 같다"며 "친윤 체제 강화에 도움을 줘 갈등 요소는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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