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헌 80조' 판단 당무위에…'셀프 구제' 비판받을까 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정부패 연루 당직자의 직무정지 판단 기구를 당무위에 맡기기로 한 이유에 대해 '셀프 구제' 비판을 우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우 위원장.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부패혐의 연루 의혹 당직자의 직무정지 판단 주체를 당무위로 정한 '당헌 80조 개정'과 관련해 '셀프 구제' 비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또 직무정지 요건을 '하급심 유죄시'로 한다는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개정안은 비대위원 과반수 이상의 반대로 철회했다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이날 오전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비대위의 당헌 80조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비대위는 전날(17일) 부정부패 혐의에 연루된 당직자 직무정지 요건을 현행 '기소시'로 유지하되, 당무위에서 이를 구제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우 위원장은 "과반수 이상의 비대위원들이 지금 이걸 손을 보면 민주당의 부정부패 척결 의지가 약화된 것으로 국민들이 아마 판단할 거다, 검찰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보완하는 방식이 지금 적절하냐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그렇게 보이지 않게 하고 또 정치적 기소가 있는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징계하기는 어려우니 그걸 절충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직무정지 처분'을 판단하는 기구를 최고위원회가 아닌 당무위로 정한 데 대해선 "정치적 기소냐, 아니냐 판단을 윤리심판원이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정무적 판단의 영역이라 정치인들이 해야 할 텐데 최고위원회가 최종 결정기구가 될 경우 혹시나 만약 (기소 대상에) 최고위원들이 포함되면 '셀프 구제'라는 비판을 받을 테니 60명 정도로 규정되어 있는 당무위원회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해선 '인적 쇄신'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100일이라고 하는 기간은 사실은 새로운 정부의 방향을 잘 설정하는 기간이다. 지금 지지율이 굉장히 폭락한 원인을 잘 점검해서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우리가 잘 나아가겠다' 이런 보고를 하는 기자회견으로 기대했는데 '100일 동안에 굉장히 일을 많이 했다' 이렇게 자화자찬하시고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의 쇄신은 안 하겠다고 하시는 걸 보고 '저럴 거면 왜 기자회견을 했지' 하는 의구심 같은 게 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이) 가장 실망한 것 중 하나가 인사 문제"라며 "공정과 상식이라는 '윤석열표 브랜드'가 깨진 건데 '인위적으로 쇄신하지 않겠다' 이렇게 얘기한 걸 보면 기존에 그런 식으로 채용됐거나 지명한 사람들은 현재의 지위를 인정해 준다는 뜻이니까 상당히 오만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비대위 출범과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 등 국민의힘의 일련의 상황을 두고는 "집권당이 저런 식의 권력 다툼으로 벌써 몇 개월을 보낸다는 게 국민들 볼 때 한심한 일이다. 이 전 대표도 안 됐지만, 몰아내려고 대통령부터 그 밑에까지 그렇게 접근하는 모습도 모양이 안 좋고 그렇다고 그걸 법정에 끌고 가서 계속 싸우고 있는 모습도 그렇다"며 "국민의힘은 전체적으로 거의 폭망해가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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