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시행령' 두고 난투극 예상…8월 임시국회 곳곳 지뢰
입력: 2022.08.18 00:00 / 수정: 2022.08.18 00:00

검수완박-종부세-대통령실 업무 보고 등 뇌관으로 부상

8월 임시국회가 지난 16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휴가철과 겹쳐 정치 방학으로 불렸던 8월 임시국회지만, 올해는 정권교체와 맞물려 여야 간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시행령을 중심으로 법제사법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운영위원회가 올 여름 국회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관측된다. /남윤호 기자
8월 임시국회가 지난 16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휴가철과 겹쳐 '정치 방학'으로 불렸던 8월 임시국회지만, 올해는 정권교체와 맞물려 여야 간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시행령'을 중심으로 법제사법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운영위원회가 올 여름 국회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관측된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9월 정기국회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8월 임시국회가 지난 16일부터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보통 휴가철로 여겨지는 8월엔 '정치 방학'을 맞아 뚜렷한 쟁점 사안이 없었지만, 올해는 정권교체로 인해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특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재개정, 대통령실 국정조사, 세법 인하 등 정부의 '시행령 정치'를 둘러싼 공방이 올여름 국회 상임위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운영위' 신경전 최고조…대통령실 국정조사 '난항'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지난 17일 윤석열 정부의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제기된 사적 수주 의혹과 대통령실 사적 채용 관련 의혹 규명을 위해 '국정조사요구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국민의힘 내홍이 맞물린 상황에서 임시국회 초반부터 공세 수위를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국정조사와 별개로 오는 2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선 여야의 극한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1대 후반기 국회 들어 처음 열리는 운영위 회의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등 대통령실 소관 기관의 업무보고와 결산 심사가 예정돼있다. 마찬가지로, 대통령실 사적 채용 및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관저 공사 수주 특혜 의혹, 수해 대응 논란 등 야당의 날선 공세와 여당의 철벽 방어로 난타전이 예상된다.

◆물러설 수 없는 '법사위', '검수완박' 2라운드 준비 완료

윤 정부의 시행령 정치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대 뇌관으로 부상할 조짐이 보인다. 지난 12일 법무부가 '검수완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찰 수사권 확대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나서면서다.

야당 의원들은 검수완박 재개정을 통해 맞불을 놓자며 반발하는 양상이다. 법무부가 시행령을 통한 수사권 확대의 근거로 삼은 검찰청법의 '부패 범죄, 경제 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라는 조항의 '등'을 '중'으로 바꿔 확실하게 범위를 정하겠다는 것이다. 일부 강경파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까지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법률 재개정 방침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일찌감치 못 박은 상태다. 오는 22일 한 장관이 직접 현안 보고에 나설 예정이어서, 여야 간 팽팽한 기 싸움은 절정에 치달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 야당 지도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도층 민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검찰 수사권 관련 이슈가 자칫 여권의 '국면 전환용'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있어, 세심하게 대응책을 검토하겠다는 의도다. 검찰개혁 추진이 지방선거 주요 패배 요인으로 거론되는 만큼 법안 개정에 다시 나설 경우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고려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오는 22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 직접 참석해 업무보고를 진행한다. 앞서 한 장관은 검수완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사 수사권 확대를 예고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야권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여당과 팽팽한 기싸움은 절정에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률 기자
오는 22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 직접 참석해 업무보고를 진행한다. 앞서 한 장관은 검수완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사 수사권 확대를 예고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야권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여당과 팽팽한 기싸움은 절정에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률 기자

◆'기재위' 세금 인하 개편 논의, 어려운 '민생' 잡기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될 윤 정부의 법인세 인하 및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 등 세제개편 안의 행방도 8월 임시 국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우선, 국민의힘은 기업 투자 활성화 등을 이유로 법인세 인하에 찬성했지만, 민주당은 '부자 감세'를 지적하며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관건은 '종부세'다. 앞서 정부는 1세대 1주택자가 저가의 상속주택이나 지방주택을 추가로 보유하게 된 경우 혹은 이사의 목적으로 일시적 2주택이 된 경우엔 올해 종부세 부과 시 1주택자 혜택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종부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사안으로 국회가 법안을 처리해야만 가능한 사안들이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해당 법안의 데드라인을 '이달 20일'로 설정하고 "국회 의결이 되면 원활하게 집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종부세는 12월에 납부하지만 이번 법 개정으로 특례를 받는 사람들은 9월 16~30일 보름간 '1주택자 과세 특례'를 신청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관례상 국세청은 납세자들의 편의를 위해 감면 대상자들에게 미리 안내문을 발송했기에, 실무 기간을 고려한 셈이다.

김 청장이 제안한 마감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해당 법안의 상임위 통과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세법 개정을 논의하는 기재위 내 조세소위가 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가 다투는 탓에 파행을 맞은 탓이다. 오는 3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회기 동안 기재위 전체회의는 예정돼 있지 않은 상태다.

시행령 개정안은 입법 예고와 국무회의 등을 거쳐 최소 2주일이 걸리기 때문에, 만약 20일까지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9월 16일 특례 신청 과정에서 대혼란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관련 기재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졸속 심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임시 국회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협치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국 신설'과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방송법'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최근 중부지방 집중 호우로 인한 수해 피해 복구 및 물가 안정 대책 등 민생 법안 논의는 8월 임시 국회의 과업으로 남아있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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