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해 "자화자찬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17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관저 관련 의혹 및 사적 채용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는 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오영환 원내대변인.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을 두고 인적 쇄신 등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이 없었다면서 "자화자찬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빈 수레만 요란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말이다. 지난 100일간의 성과와 소회를 담은 모두 발언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낯부끄러운 자화자찬에 그쳤고, 정작 내용은 없었다"고 총평했다.

조 대변인은 "국정과제 발표와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었다. 윤 대통령이 열거한 성과에 공감할 국민도 별로 없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국민의 인적 쇄신, 국정 쇄신 요구에 '철저하게 다시 챙기고 검증하겠다'라면서도 '정치적인 국면 전환, 지지율 반등 등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강변했다. 여전히 국민의 진의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없는 것이 아닌지 의아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작도 방향도 목표도 국민'이라면 국민의 요구를 거부하지 말고 인적 쇄신을 비롯한 전면적 국정 쇄신에 나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동영 정의당 대변인도 "국민들에 대한 진솔한 사과나 국정 기조 전환, 인적 쇄신에 대한 책임 있는 입장은 없고, 100일 동안 국정 성과를 홍보하는 아전인수와 자화자찬, 마이웨이 선언에 그친 기자회견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여전히 국정 지지도가 20%대로 추락하면서 시민들의 지지와 신뢰를 잃은 이유와 원인이 대통령 본인 스스로에게 있음에도 근본적 상황 인식과 쇄신 대책도 없이 '앞으로 잘하겠다'는 식의 태도는 대단히 곤란하다"면서 국정 기조 전환과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촉구했다.

한편 민주당 등 야권은 이날 대통령실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며 압박에 나섰다. 해당 요구서에는 민주당 의원 169명 전원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민주당 출신 무소속 양정숙·김홍걸·윤미향·민형배·박완주 의원 등 총 175명이 서명했다.

국정조사 범위는 대통령실 이전 비용 고의 누락 및 축소 의혹,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 군 관련 시설 이전 타당성 논란,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공사 업체 선정 과정의 적절성 여부, 대통령실 사적 채용 의혹 등이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문제들에 대한 진상 규명을 국민이 요구해왔지만, 대통령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며 "국민적 요구를 받아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겠다는 의지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국정조사는 요구서가 제출되면 국회의장은 여야 원내대표와 협의해 국조특위를 구성할 것인지, 아니면 소관 상임위에서 조사토록 할지를 확정하고 조사 범위 등을 기재한 조사계획서를 본회의에서 의결하게 된다.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국회 교섭단체 간 의석 비율 등을 고려해 위원 특위가 꾸려질 수 있다.

다만 여당의 반발이 예상돼 특위 구성에 진통이 예상된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여당이 이러한 무수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 감싸기로 일관한다면 지난 정권의 불행한 사태를 되풀이할 수 있다. 비선실세에 의해서 국정농단 되는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지 않았나. 지금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면서 "국민의힘은 무조건 대통령실 감싸기로 일관할 게 아니라 국정조사에 흔쾌히 응해 문제가 있다면 사전에 바로잡는 계기로 삼는 게 윤석열 정부와 집권여당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국정조사 동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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