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맹폭 이준석…與 비대위 앞길 험로
입력: 2022.08.17 00:00 / 수정: 2022.08.17 00:00

주호영 비대위 공식 출범…李 여론전 부담

국민의힘은 16일 의원총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연달아 열고 비대위 구성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주호영(왼쪽)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으로 합류한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화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국민의힘은 16일 의원총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연달아 열고 비대위 구성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주호영(왼쪽)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으로 합류한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화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윤석열 정부와 함께 국민의힘도 집권여당이 된 지 100일을 맞았다. 5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기세를 몰아 6월 지방선거까지 거머쥐며 승승장구했던 국민의힘은 극심한 내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로 지도 체제를 전환했을 정도다. 비대위 공식 출범으로 '자동 해임된 이준석 전 대표가 정부와 당을 향해 맹폭을 가하고 있어 국민의힘의 앞길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16일 비대위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비상대책위원에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을 포함해 엄태영 의원, 전주혜 의원, 정양석 전 의원, 주기환 전 대검찰청 수사관, 최재민 강원도의회 의원, 이소희 세종시의회 의원 8명이 임명됐다. 이로써 비대위 출범 절차를 마무리하고 애초 계획대로 윤 대통령 취임 100일인 17일 이전에 비대위를 띄웠다.

비대위의 첫 과제는 당 내분을 잠재우는 것이다. 주 위원장도 지난 9일 비대위원장을 맡은 이후 줄곧 당의 갈등과 분열을 조속히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원내에서도 협조하는 모양새다. 당 일각에서 '비상상황 책임론'이 제기된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의원들로부터 압도적으로 재신임을 받은 것은 당의 분열을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과 공감대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비대위가 당 내홍을 봉합하는 과제를 완수할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권 원내대표의 용퇴론이 나오는 데다 윤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가 비대위원에 포함되면서 '윤심'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연관된 비대위의 활동 범위 등을 과정에서 파열음이 나올 수도 있다. 차기 당권 주자들 간 주도권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국민의힘이 16일 비상대책위원회로 공식 출범하면서 당 대표직을 잃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을 저격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선화 기자
국민의힘이 16일 비상대책위원회로 공식 출범하면서 당 대표직을 잃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을 저격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선화 기자

무엇보다 이 전 대표가 연일 '돌직구'를 날리고 있다는 점은 국민의힘의 가장 큰 부담이다. 그는 권 원내대표 재신임에 대해 "'내부총질' 문자메시지와 '체리따봉' 문자 받은 걸 노출해 지지율 떨어지고 당의 비상상황을 선포한 당대표 직무대행이 의총에서 재신임을 받는 아이러니"라며 "대통령과 원내대표가 만든 비상상황을 당 대표를 내쳐서 종결시키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핵관'을 향한 여론전도 이어가고 있다.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윤핵관 사람들이 익명의 편리함, 대포차로 이렇게 사고치고 다닌 분들한테 제대로 된 번호판 달고 다니라면 그분들이 왜 하겠나. 대포차에 맛 들렸다"고 직격했다. 15일에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자신에게 욕설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들이 저를 때리기 위해 들어오는 지령 비슷한 역할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대표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당을 위해 민감한 내용의 발언을 삼간다거나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과연 누구를 위한 외침인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최근 이 대표가 갈 데까지 가보자는 인상을 준다"며 "야당도 아닌 우리 사람이라 더 부담도 크고 안타깝다"고 했다.

17일 심리가 예정된 이 전 대표의 비대위 출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비대위 직무가 정지된다. 이 전 대표의 복귀를 전제로 한 비대위 체제를 주장했던 이 대표 측근들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당은 더욱 수렁에 빠질 공산이 크다.

그렇다 보니 국민의힘의 앞날이 가시밭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정권교체 이후 쫓겨난 이 전 대표가 자신의 당을 상대로 가처분 소송을 걸고 이른바 당내 핵심 세력들끼리의 권력다툼이 일어나는 등 국민의힘은 정당정치 사상 자중지란의 대표적인 모습을 드러냈다"며 "집권당 전체에서 여권 전체의 위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국민의힘의 리더십 부재를 여당의 문제점으로 꼽으며 "향후에도 집권당의 능력을 보여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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