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섬나라 선적 화물선, 북한 남포 입항...이전 출항지는 부산
입력: 2022.08.16 08:47 / 수정: 2022.08.16 08:47
니우 선적 안니호의 현재 위치./마린트래픽
니우 선적 안니호의 현재 위치./마린트래픽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최근 제3국 선박이 북한 남포에 입항하는 사례가 빈번해진 가운데 출항지가 부산인 태평양 섬나라 깃발을 단 화물선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소리방송(VOA)은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태평양 섬나라 니우 선적 3000t급 화물선 '안니'호가 발견됐다고 16일 보도했다.

다른 선박 추적 사이트인 베슬파인더(Vessel Finder)도 안니호가 남포항 근처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있다. 베슬파인더에 안니호는 길이 96m, 너비 16m이며, 총톤수는 2997t, 적재화물톤수는 5000t인 화물선이다. 2009년 건조됐다.

안니호는 15일 오후 4시25분께 북한 서해와 대동강이 맞닿은 남포에 모습을 드러낸 뒤 16일 오전 4시 현재 지 같은 장소에 머물고 있다. 마린트래픽과 베슬파인드에 따르면, 안니호는 지난 7월25일 부산항을 출항해 13일간 항해한 뒤 남포항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하고있다.

유엔의 선박 등록자료와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도쿄 MOU) 등은 이 선박이 마셜제도에 등록된 '우저우 쉬핑(Wuzhou Shipping)'을 안니호의 소유주로 명시하고 있다고 VOA는 전했다.

VOA는 선박 회사들이 태평양 섬나라 등 제 3국에 선박을 등록하고 그 나라의 국기를 게양하는 '편의치적' 방식을 이용하고, 마셜제도에 회사를 등록하는 많은 만큼 안니호 역시 니우에나 마셜제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선박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저우'가 중국의 도시명인 점으로 볼 때 이 선박이 중국계 소유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VOA가 한국 해양수산부의 선박 입출항 자료를 살펴본 결과 안니호는 6월25일 오후 2시께 부산 항에 입항해 약 3시간 30분 만인 이날 오후 7시 30분에 떠났다. 안니호는 다음 목적지를 OC 즉 공해상을 의미하는 '해상 구역(Ocean District)'으로 신고했다.그런데 약 한 달 반 만에 이 선박은 북한에서 발견된 것이다.

한국 정부는 북한을 기항한 선박이 6개월 이내에 한국으로 입항할 수 없도록 하는 자체 제재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한국에 머문 선박의 북한행을 막을 법적 근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VOA는 지적했다.

북한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이유로 2020년 중순부터 다른 나라 깃발을 단 선박의 입항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제 3국 선박의 북한 해역 진입은 이례적이다. 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본격화된 2018년 이후 북한을 오가는 해외 선박은 급감했다. 일부 선박이 해외 깃발을 달고 남포항 등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지만 대부분 전문가패널에 의해 금수품을 운반했다는 지적을 받은 선박이었다.

안니호의 대북제재 위반 여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해 지난 2017년 채택한 결의 2371호를 통해 북한의 최대 수출품인 석탄을 포함한 모든 광물의 수출을 금지했다.선박이 북한의 석탄 등의 수출에 동원되면 제재위반이 된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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