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 따봉 단 한 번도 못 받아…尹 대통령, 만날 이유 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윤석열 정부 성공보다 대한민국이 잘됐으면 좋겠다. 대통령과 저 사이 왜곡해 전달하고 이간질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도중 눈시울을 붉혔다. /뉴시스 |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저는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길 바란 다기보다는 대한민국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자 "이준석 생각하지 말고 잘해서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 발언은 정치권 안팎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작년 12월과 1월, 김종인-이준석이 선대위 뒤집지 않았으면 윤석열 정부 탄생했겠느냐"라며 "지금 대통령께 여쭙고 싶은 것은 이대로 윤석열 정부 성공할 수 있을지, 윤핵관 도려내고 전격적 인적쇄신하고 대선 때 공약했던 의지 천명할 때 대한민국이 잘 될지, 아니면 이준석이 닥치고 있을 때 성공할지 너무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선거 때 지방 돌면서 선대위 관계자가 이준석 얘기하면 선거대책이나 세워라. 이준석 대책 세우지 말고. 참 희한한 게 선거 손 떼라고 하고 손 떼니까 이준석 찾는다.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얼마나 많은 연속적인 과정을 거쳤나. 안 오르지 않나. 내려가지 않나. 이제는 이재명 수사하면 지지율 오른다? 해보라. 이제는 뭘 하겠나. 다 해봤자 변화 어렵다. 보고 계신 국민 있다면 다 알 거다. 이준석 있는 게 도움 되는지 아니면 문제 인사 사라지면 될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갈등은 1년도 넘었다고 했다. 그는 "이 모든 오해의 근원이 되었던 이미 1년 넘은 '패싱입당' 이런 것들 전부 제가 정보 유출했다는 오해 속에서 시작된 갈등"이라며 "그때는 제가 변수 통제 안 해서 저도 확신을 가지고 말 못했다. 어디서 유출됐는지. 저는 지난 1년간 이런 일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무수히 많은 실험 했고, 결론은 한 가지다. 대통령과 저 사이 왜곡해 전달하는 사람 있고 이간질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누군가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았다.
다만 그는 "텔레그램 유출 사태는 그랬기 때문에 저에게는 다소 특이한 경험이다"고 덧붙였다.
"체리 따봉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다!" 지난 1월 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이준석 대표가 경기도 평택 냉동창고 화재 진압 중 순직한 소방관들 빈소를 방문하기위해 차량 동승을 제안하자 윤석열 후보가 엄지를 치켜세우던 모습. /이선화 기자 |
이 대표는 '텔레그램 특이한 경험이라는 건 어떤 의미'인지를 묻자 "체리 따봉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다. 적어도 제가 바라던 많은 국민들 상상했던 대통령의 모습이 겹쳐지는 내용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저는 그래서 도어스테핑 하면서 대통령이 했던 말씀들이 진실이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리고 대통령이어서 굉장히 당의 혼란 속에서도 절제된 표현과 입장을 보이셨구나 하는 인식 있었는데 아무리 사적으로 주고받은 텔레그램이라도 이면에 다른 생각 있을 것이라고 해서 특이하게"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윤 대통령 리더십도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7월 초를 기점으로 정당 지지율보다 국정운영 지지율 낮다고 하면 리더십 위기 왔다는 것 해석적으로 볼 수 있다. 개인적 판단 보다 지표상 함의가 명확하다"며 윤 대통령 리더십 위기로 평가했다.
그는 또 일련의 모든 논란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이 대표의 이번 기자회견으로 당내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준석 대표는 이번 사태는 윤핵관이 일으켰다고 지목했다.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대화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
이 대표는 "양비론은 안 된다. 이번 사태는 윤핵관이 일으켰다. 제가 최소한의 할 얘기 했다고 쌍방이 논란이 되는 건 옳지 못하다"며 "정말 비열한 논리지만, 윤핵관 누구도 자기 가족이 비슷한 일 당했다고 하면 선당후사 하라는 얘기 안 했을 것이. 자기 가족이 회사에서 이런 일 당했다면 엎어놨을 분들"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눈물을 보였다. 이 대표는 눈물의 의미에 대해 "분노가 가장 크고, 분노는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정말 한 달 남짓한 사이에 저는 지방 돌면서 당원 만나고 책 쓰면서 시간 보내고 있었는데, 자기들끼리 북치고 장구치더니 비상사태 선언하고 이런 상황 만들었다"며 "북치고 장구치는 과정에서 저에 대한 뒷담화 하면서 사진찍힌 사람들이 저에게는 어떤 표현도 하지 않고 전용기 안에서는 자기들끼리 서로 괜찮다고 하는 것 보면서 어디부터 잘못된 건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1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백브리핑을 하는 모습. /뉴시스 |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만남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만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을 만날 이유가 없다. 이유도 없고 풀 것이 없다"면서 "더 이상 자질구레한 일에 대해 의견 나눌 생각 없고, 제가 자유로운 제안이라고 할까. 어떤 경로든 하겠지만 그것 받아들일지 않을지는 대통령 생각이다. 책임은 오롯이 대통령이 지는 거다. 권한 있는 곳에 책임이 있고 이미 텔레그램 문자 이후 저는 권한 상실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대통령의 지도력 부재, 국민의힘의 위기, 윤핵관 저격 등등. 대포를 쏠 것이라는 제 예측이 틀렸다. 결국 이 전 대표는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예상보다 수위가 높았다고 평가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는 권위주의적 권력구조에 기생하는 여의도 기성 정치권을 정밀폭격했다"며 "여의도 정치를 사람도 조직도 아닌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가치에 충성하는 정치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절규가 국민들에게 큰 울림으로 전달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배지는 권력을 못 이기지만 정작 그 권력은 민심을 못 이긴다. 이준석은 여의도에 '먼저 온 미래'다.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여옥 전 의원은 이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뚜껑 여니 소문난 잔치에 진짜 먹을 것 없다. 시종일관 '뚜껑 열린 준돌이가' 허둥지둥 뛰어다닌다. 기대에 결코 어긋나지 않는 즙짜기"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아기 복어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꿋꿋했는데 완전 구질구질 개망신 떼쓰기"라며 "성상납 은폐교사에 대해선 입도 뻥끗 안 하면서 큰 거 한방 터뜨린다고 하더니만 공갈빵만 부쉈다. 자해쇼였다"고 비판했다.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