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속전속결' 비대위 전환…이준석, '전면전' 돌입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는 '확대명' 기류가 강해지는 분위기다. (왼쪽부터) 이재명, 강훈식, 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당 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 출연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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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멀어지는 박용진·강훈식 단일화…공고해지는 '이재명 대세론'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는 이재명 의원 1강 구도가 굳어지는 분위기네.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이야기도 나오는데, 박용진·강훈식 의원이 반등할 수 있을까?
-지역 권리당원 투표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 대표 선거 2위 주자로 자리 잡은 박용진 의원은 "포기하기엔 이르다"며 열의를 보이고 있어. 특히 강훈식 의원과 단일화하면 '1+1=2'가 아니라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해 역전도 가능하다고 기대하는 분위기야. 실제로 최근 한 여론조사에선 단일화가 성사돼 이재명 의원과 박용진 의원이 양자 대결을 하면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진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어.
-2위를 달리는 박 의원 입장에선 단일화가 특히 절실하겠네.
-그래서인지 지역 일정으로 바쁜 와중에도 지난 1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어. 강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단일화를 빨리 이루자고 거듭 제안하기 위해서야. 국민여론조사 시행을 하루 앞두고 반등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여. 그는 지난달 30일 저녁 회동 후 줄곧 의견표명을 자제하고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이제 시간이 없다"며 이른 시일 내 단일화에 합의하자고 제안했어. 단일화를 압박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도 강조했어. 그러자 간담회에 참석한 한 기자가 '기자회견 자체가 압박으로 비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박 의원은 이게 마음에 계속 걸린 것 같아. 그는 간담회 말미에도 해당 발언을 한 기자를 콕 집어서 "ㅇㅇ기자는 압박으로 쓰실 것 같은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목소리로 호소했어. 기자가 당황해하면서 '공개적으로 그런 말씀 하시면 어떻게 하냐'고 하자 박 의원은 곧바로 "죄송하다. 압박 말고 호소로 봐달라"며 거듭 낮은 자세로 요청했어.
박용진 의원은 강훈식 의원에게 단일화를 다시 제안했다. 압박으로 비칠 점을 우려하면서도 절박하게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박 의원. /남윤호 기자 |
-박 의원의 바람에도 제안이 '압박'으로 다가왔나 봐. 강 의원은 재빠르게 거절 의사를 밝혔어. 민주당의 비전과 미래를 이야기해야 하는 데 단일화 이슈로 덮일 수 있다는 게 이유야. 단일화를 도왔던 의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두 의원 모두 '각자도생' 행보로 논의에 진전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어. 강 의원 입장에서도 단일화는 곧 중도 사퇴이기 때문에 응할 이유가 없다는 거야. 이번 주를 넘기면 단일화를 하더라도 뒤집기는 불가능하다는 '무용론'도 대두되고 있어. 중도 사퇴자의 투표는 모두 사표 처리되기 때문이야. 박 의원이 다음 주 호남 경선 전까지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어. 하지만 무용론은 단일화 논의를 어렵게 만들고, 다시 무용론이 제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서 단일화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여.
-이재명 의원도 마냥 순탄해 보이진 않아. '노룩 악수'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가 사과했고,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배우자 김혜경 씨의 경찰 출석도 임박해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할 것이란 관측도 당 안팎에서 나와. 그런데도 여전히 독주하고 있는데,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여당 복이 있다'는 평가가 계속되고 있어. 이 의원 관련 논란이나 말실수가 나와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대통령실이 번갈아 가면서 '사고'를 쳐대는 통에 묻힌다는 거야.
-윤석열 정부에 맞설 사람은 대선 경쟁자였던 이 의원밖에 없다는 인식도 당내에서 확산하고 있어. 이번 주에는 부산·울산·경남(13일)과 세종·충청·대전(14일) 지역 권리당원 투표, 국민여론조사 1차 결과 발표가 있는데, 여기서도 이 의원이 압도적인 표 차를 보인다면 '대세론'을 흔들기는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여.
이재명 의원은 사법 리스크 및 강성 팬덤, 태도 논란 등에 휩싸였지만 전당대회에서 굳건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 여당의 잇따른 실책이 한 몫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9일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에서 대화하는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방탄?' 민주당 당헌 80조 개정 움직임에 술렁
-민주당 지지자들의 청원에서 시작된 '당헌 80조 개정' 문제가 전당대회에서 계속 논쟁이 되고 있네?
-최근 민주당은 10대 혁신 플랜 중 하나로 온라인 당원 청원시스템을 도입했어. 당 지도부는 청원 동의가 5만 명일 때 응답해야 돼. 처음으로 그 조건을 충족한 건 '당헌·당규 개정 요청' 청원이야. 골자는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할 수 있다'라는 민주당 당헌 제80조(다만 '정치 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면 당 윤리심판원에서 징계 처분을 취소할 수 있게 함)를 개정하자는 거야.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은 이 의원의 대표 선출이 유력한 상황에서 실제로 당 대표가 된 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으로 기소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 같아.
-당 지도부는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에서 오는 17일 당헌당규 개정과 관련한 논의 이후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서 최종 의결할 예정이야. 현재 전준위발로 나오는 여러 보도들을 보면 당헌 80조를 개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듯해.
-당내에서는 이를 둘러싼 갈등이 더 커지는 모양새인데?
-지난 10일 당 대표 토론회에서 당헌 80조 개정을 두고 이 의원과 박용진 의원의 설전이 있었어. 박 의원은 '당의 근간을 흔드는 긁어 부스럼 논란', '스스로 발목 잡는 자충수로 가는 길', '앞질러서 내로남불을 만드는 일'이라며 공세를 펼쳤어.
유력 당 대표 후보인 이재명 의원을 둘러싼 민주당의 '당헌 80조 개정'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남윤호 기자 |
-이에 이 의원은 "뇌물수수,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를 저지른 경우라고 조항에 표시돼 있는데, 제가 돈 받은 일이 있다고 하는가"라며 "아무 해당이 없다"고 했어. 또 이 의원은 '마녀사냥'을 예로 들며 "세상에 마녀가 아닌 증거가 어디 있는가"라며 "마녀가 아닌 증거를 (문제를 제기한) 본인이 내야 한다. 조심해주면 좋겠다"고 박 의원에게 경고했어.
-이 의원은 해당 청원에 대해 '원하지도 요청하지도 않은 일'이라는 입장이야. 다만 "기소와 동시에 (직무) 자동 정지는 아니지만, 정지할 수 있게 하는 건 야당 침탈, 검찰 공화국의 루트가 될 수 있다"라며 전준위와 비대위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어.
-관련해 코로나19 자가격리를 끝낸 우상호 비대위원장도 11일에 한마디 했다고?
-우 비대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야당이 지금처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정치 보복 수사에 노출돼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어. 당 지도부의 찬성 입장을 에둘러 표명한 걸로 보여.
-비명계 인사들도 당헌 개정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며 들고 일어나는 것 같은데?
-친문 핵심 인사인 전해철 의원은 10일 "당헌 80조는 2015년 문재인 당 대표 시절 의결된 당 혁신안"이라며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부정부패와 단호하게 결별하겠다는 다짐으로 혁신안을 마련했고 이는 국민께 드린 약속"이라고 언급했어.
최고위원에 출마해 순위권 중 유일한 '비명' 의원인 고민정 의원은 당내에서 당헌 80조 개정 논의가 격화되면 이재명 의원 입지만 좁아질 뿐이라고 경고하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남윤호 기자 |
-최고위원에 출마했고, 순위권 중 유일한 '비명' 의원인 고민정 의원은 당내에서 해당 논의가 격화되면 이 의원 입지만 좁아질 뿐이라고 경고하며 개정 반대 의사를 밝혔어. 고 의원은 11일 당헌 개정과 관련해 "개정을 하겠다고 하면 이 의원을 위한 '방탄용'이라는 공격이 들어올 것이고, 개정을 안 하겠다고 하면 이 후보를 버릴 것이냐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어. 이 의원의 경우 김혜경 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수사들의 정치 보복 성격이 분명한데, 당헌 개정 논의가 계속되는 것 자체가 당에 소모적이고 불필요하다는 거야.
-이런 상황에서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경찰 조사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야. 경찰은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김혜경 씨를 소환조사하기로 했고, 오는 8월 중순까지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야. 아마 시기상 당 지도부의 개정 논의 최종 결정과 맞물릴 것으로 보여.
-'확대명' 기류 속 민주당 전당대회 흥미도가 떨어진다는 반응이 다수야. 여기에 당헌 개정이 한 사람만을 위한 특혜냐 아니냐를 두고 논쟁이 격화되면서 전당대회 흥행에는 빨간불이 지속될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와.
◆이준석, 가처분 신청…'주호영 비대위' 마지막 변수
-국민의힘이 당 지도 체제를 '비상대책위원회'로 바꿨어. 지난 9일 전국위원회의 당헌 개정 의결 절차 등을 거쳐 비대위로 전환했어. 속전속결로 체제 전환을 마무리했지. 5선 주호영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이끌고 있어.
-주 비대위원장은 계파색이 옅고 원내대표와 당 대표 권한대행 등을 지내며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 극심한 당 내홍을 봉합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주 비대위원장에게 당이 거는 기대가 큰 것 같아.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내 인사들과 두루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주 비대위원장을 응원하더라고. 당내 세력 간 갈등을 해소할 적임자라는 의미로 들렸어.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원 인선 및 임명 등 절차를 마치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는 오는 17일 전까지 공식 비대위를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윤호 기자 |
-실제 주 비대위원장도 당내 혼란상을 수습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어. 그는 지난 9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비대위의 첫째 임무는 당의 갈등과 분열을 조속히 수습해 하나 되는 당을 만드는 것"이라며 서로 양보하고, 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서 조속히 하나 된 단합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드리자"고 했어.
-비대위원은 미정인데, 언제쯤 인선이 마무리될까?
-주 비대위원장은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 비대위원 인선을 끝낸다는 계획이야.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이 오는 17일인데, 그전까지는 비대위원 인선과 임명 절차를 모두 마치고 비대위를 정식 출범시킬 것으로 예상돼. 현재 물밑에서 비대위원 인선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고 해.
-친윤계 인사들이 비대위원에 얼마나 포함될지가 관심사야. 하지만 당 일각에선 당이 비대위로 체제를 전환한 데는 친윤 그룹의 책임도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비대위원이 친윤 일색이라면 당내 반발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야.
-주 비대위원장도 당내 분위기를 읽고 있는 모양이야. 계파 시비에서 자유로운 인물을 물색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 다만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포함될 것으로 보여. 주 비대위원장은 12일 원내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당내 일각의 '권성동 배제설'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당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오는 17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첫 심문이 열린다. /이선화 기자 |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을 결정했지만, 마지막 변수가 있어.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자동 해임된 이준석 대표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전면전에 돌입했어. 만약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이 대표는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사실상 명운을 건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와. 오는 17일 심리가 열리는 법원으로 정치권의 시선이 쏠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곽현서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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