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尹 사저, 靑 벙커 수준 통신수단 갖춰"…대통령실 "저희가 말하기 적절치 않아"
입력: 2022.08.11 16:41 / 수정: 2022.08.12 15:53

유인태 "대통령실 참모들, 전부 표 떨어지는 소리만 하고 있어"

한덕수 국무총리는 11일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 서초구 자택에 청와대 지하벙커 수준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관련한 질문에 대통령 사저 내부 상황에 대해서 저희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 내외가 거주하는 서초동 사저. /최의종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11일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 서초구 자택에 청와대 지하벙커 수준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관련한 질문에 "대통령 사저 내부 상황에 대해서 저희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 내외가 거주하는 서초동 사저. /최의종 기자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115년 만에 서울에 최대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초동 자택에서 상황을 보고받고 지시한 것을 두고 야당을 중심으로 비판을 쏟아내는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 대통령의 자택에는 청와대 지하벙커 수준의 통신수단들이 완벽하게 다 갖춰져 문제없다"는 입장을 11일 밝혔다.

이에 곧 한남동 관저(옛 외교부 장관 공관)로 입주할 윤 대통령의 자택에 해당 시설이 들어가는 게 맞는지, 아파트에 최상위 보안시설이 들어갈 수가 있는지, 어느 정도 시설을 어느 정도 비용을 들여 구축했는지 등 추가 의문이 제기됐지만, 대통령실 측은 답변을 피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폭우가 내리던 그날 밤(8일). 대통령 행보를 놓고도 논란이 좀 있다. 야당에서는 100년 만에 큰비가 내리는데 대통령이 자택에서 전화로 보고받고 지시하고 했던 건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그런 비판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어 "요즘에 어떤 위기 상황이라는 것은 꼭 현장에만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워낙 좋은 통신수단이나 이런 게 다 있고 그런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자택에서 지시를) 해 나갈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한다"며 "대통령께서 필요하실 때는 또 나오셨고(9일 오전 중대본 상황실 방문), 나오셔서 현장에서 또 같이 담당자들하고 의견 교환을 해가면서 또 현장에서 지휘도 하셨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이에 진행자는 '청와대를 나와서 서초동 자택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몇 개월간 출근하기로 결정을 할 때 제일 우려했던 게 이런 위급상황에 대한 대처 문제였다. 그때 인수위에선 청와대 지하벙커 수준의 체계를 갖춘 국가지도통신차량이 24시간 대통령 자택 옆에 있을 거기 때문에 급하면 거기 가서 지휘하실 것이라고 했는데, 이번에 그 차량이 있었나'라고 묻자, 한 총리는 "이미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자택에 그러한 모든 시설이 거의 완벽하게 다 갖춰져 있다"며 "그런 (재난 상황) 지휘는 (자택에서) 큰 문제 없이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한 총리는 "모든 비밀이 보장될 수 있는 그런 통신수단들이 (윤 대통령 자택에) 다 있다"라며 "(옛 청와대) 지하벙커 수준이라고 보셔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총리가 대통령의 서초동 자택이 청와대 벙커 수준이라는 말했는데, 비밀을 보장할 수 있는 여러 보안‧통신시설에 다 갖춰져 있는 것인가'라고 묻는 말에 "대통령 사저 내부 상황에 대해서 저희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빌라를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빌라를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에 대해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처음 해보는 대통령이라 저렇게 큰비가 왔을 때는 빨리 (위기관리센터나 집무실로) 가야 되겠다는 걸 몰랐다고 인정을 하자. 사무실에 나가는 게 더 이럴 때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미처 못 했다 그러면 그 많은 참모, 비서실장이며 안보실장이며 총리가 얘기를 했어야 했다"며 "통신이 충분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대통령께서 지금 집무실로 좀 나가시는 게 국민들 보기에 더 좋을 것 같다고 건의를 했어야 한다.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윤 전 사무총장은 이어 "총체적으로 지금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 재택 재난 상황 관리) 후에 하는 거 보면 전부 표 떨어지는 소리, 짓들만 하고 있다"며 "무슨 대통령이 계신 데가 상황실(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발언)이고, (집중호우로 신림동 일가족이 사망한 현장 사진을 대통령실 홍보용) 카드뉴스라고 만든 거며 모든 게 표 떨어지는 소리만 하는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사람들로 대통령실을 채워놨느냐"며 "(윤 대통령 지지율 반등을 위해) 인적 쇄신을 하는 데 대통령실도 아주 대대적으로 물갈이를 하지 않고, 저 참모들 가지고는 별로 표에 도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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