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답보…강훈식 "비전 제시 안 해" vs 박용진 "할 말 다했다"
입력: 2022.08.03 10:28 / 수정: 2022.08.03 10:28

'비명 대 반명' 우려에 신중 기류

강훈식, 박용진 후보의 당대표 후보 단일화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예비경선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박용진, 이재명, 강훈식 후보(왼쪽부터) /남윤호 기자
강훈식, 박용진 후보의 당대표 후보 단일화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예비경선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박용진, 이재명, 강훈식 후보(왼쪽부터)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지난 8·28 전당대회 예비경선 결과가 1, 2위 간 박빙이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97그룹' 박용진·강훈식 후보의 단일화 논의는 '반명 연대'가 될 수 있다는 딜레마를 풀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놓인 모습이다. 강 후보는 "반명 대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고, 박 후보는 "할 말은 다 전달했다"고 밝혔다.

3일 민주당 내에선 비공개 사항이었던 전당대회 예비경선 결과에 대한 언급이 새어 나오면서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구도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응천 의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조 의원은 전날(2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주에 있었던 컷오프, 예비경선 결과(중앙위원회 70% 투표 한정)를 본 분의 얘기를 들었는데 공개는 할 수 없지만 거의 박빙이었다"며 "당심은 그렇게 압도적인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은 아닌 걸로 보인다"고 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MBN 프로그램 '프레스룸'에 출연해 '1, 2위 박빙'이라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예비경선 단계에서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 깨졌다"고 언급했다.

이는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 선두가 관측되면서 다른 두 후보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자 전당대회 흥행을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86그룹, 친문 등 구 주류세력의 지지를 받는 강 후보와 대중 인지도가 높은 박 의원이 손을 잡을 경우 '박빙 구도'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두 후보 단일화 논의는 제자리걸음인 상태다. 이들은 예비경선 직후 전화 통화로 단일화 논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후, 이틀 뒤인 지난달 30일 만찬 회동을 가졌지만 "최종적으로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논의하겠다"는 의견을 공유하는 데 그쳤다. '반명 연대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단일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강 후보는 이날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결국은 무엇을 위한 당인지가 핵심이지 않나. 비전이 서로 공유되어야 한다고 해서 제가 비전경쟁에 집중하자고 했었는데, 외람된 말이지만 박용진 후보의 민주당 비전은 아직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1대1을 만들겠다고 말씀하셨던 것 보니까 결국 '친명, 비명' 하자는 것 같다. 저한테 자꾸 '반명 연대'를 요구하고 있다"며 "'반명 연대'로는 민주당을 이끌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강 후보는 "만난 게 서너흘 전인데 비전 경쟁은 없고 오로지 '단일화하자, 3일에 안 되면 10일에 하자..'예선 전부터 단일화만 주장하실 게 아니라 비전을 말씀하셔야 공감을 키워나가는 것"이라며 "그렇게 해야 비전 연대, 비전 단일화가 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박 후보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저는 할 말 다 했고 강훈식 후보에게도 전달할 이야기는 다 전달을 한 상태다.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일화 여부와 관계없이 이 후보와의 일대일 구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쨌든 강훈식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하든 단일화와 무관하게 이재명 후보와의일대일 구도 만들 자신이 충분히 있다"며 "단일화가 매개가 됐든 아니면 박용진과 이재명 후보와의 일대일 선명한 노선 투쟁, 지금 분명히 하려고 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얼마든지 태도를 유보하신 분들이 참여하시게 되면 격변과 이변이 벌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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