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명 러닝메이트' 박찬대 "제 출마는 '반명'도 찬성"
입력: 2022.08.03 00:00 / 수정: 2022.08.03 09:10

"계파 상관없이 6년간 조화로운 의정 활동, '원팀' 민주당 만들 것"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는 당 대표 후보인 이재명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불릴만큼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박 후보는 친명계가 아니라 자신이 이재명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1일 국회에서 더팩트와 인터뷰 중 웃는 박 후보. /국회=이선화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는 당 대표 후보인 이재명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불릴만큼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박 후보는 '친명계'가 아니라 '자신이 이재명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1일 국회에서 더팩트와 인터뷰 중 웃는 박 후보. /국회=이선화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요즘 SNS 하느라 잠을 거의 못 잤습니다. 이재명 의원이 '페이스북은 50대 아저씨들만 하는 거다'라고 하길래 인스타(그램)에 트윗(트위터)에 '재명이네마을'(이 의원 팬카페)까지 들어가느라 힘들어요.(웃음)"

1967년생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은 지난달 1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출마 의사를 밝혔다. 10일 후, 17명의 최고위원 예비후보 중 8인의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박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 출마 다짐 이후 이번이 두 번째 '정치적 결심'이었다고 했다.

박 의원은 경쟁자들보다 비교적 출마 선언이 늦었다. 그 이유를 묻자 그는 "민주당이라는 '큰 회사'를 이끌어갈 이사회 멤버가 되는 것에 대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좀 가졌다"고 말했다. 정치권 입문 전 회계사로 일하며 '균형 감각'을 키워왔다는 그는 자신이 최고위원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묻자 '옅은 계파성'을 꼽았다. 출마 기자회견에서부터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하며 '친명(친 이재명계)' 후보임을 숨기지 않았던 그다.

박 의원은 "오히려 '비명(비 이재명계)' '반명(반 이재명계)' 의원들도 제 출마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며 "(제가) 이 의원과의 소통 채널이 될 수 있고, (이 의원에게) 쓴소리도 전달할 수 있는 정도의 신뢰감 있는 사이기 때문"이라며 차기 당 지도부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으로 전망된다. 그렇다 보니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이른바 '공천학살'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무계파인 이 의원이 계파를 나눌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과거 정치의 문법에 익숙한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하면서도 계파성이 옅다는 박 의원을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더팩트>와 마주한 박 의원은 인터뷰 내내 최고위원 출마 이유,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 의혹, 최고위원 대결 구도 등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정견 연설을 하고 있는 박 의원. /남윤호 기자
지난달 28일 열린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정견 연설을 하고 있는 박 의원. /남윤호 기자

- 일찍이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출마 의사를 늦게 밝혔다. 이유가 뭔가.

사실 고민도 오래 했고,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 선언이 17일에 있다 보니 시기도 맞춰 조정했다. 최고위 도전은 정치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제가 19대 총선에 출마한 이후 두 번째로 한 결심이었다. 제가 민주당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두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민주당은 그간 유능하지도, 국민과 시장에 귀를 많이 기울이지도 못했다. 대선 중 진정한 '원팀'을 이뤘는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위기를 맞은 민주당이 새롭게 변화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위기를 해결할 '대안정당'으로서 민주당의 존재 자체가 위기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당이 개혁하고 변화해야 하는데 내가 적임자인가'를 끝까지 고민했다.

정치는 동지와 같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심이 깊어지기도 했다. 당 대표 후보로 나서는 이 의원은 문제해결능력, 돌파력, 선명성이 있다. 그간 성과와 실적으로서 자기의 유능함을 보여왔지 않나. 위기의 민주당을 기회로 만들 수 있는 강력하고 적합한 후보는 이재명이라는 결론을 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일 국회에서 더팩트와의 인터뷰를 갖고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일 국회에서 더팩트와의 인터뷰를 갖고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 자신이 최고위원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뭔가.

전 6년 동안 계파와 상관없이 누구하고도 소통하고 연대하며 조화로운 의정 활동을 했다고 자부한다. 이 의원을 향한 당내 반대 의견도 있다 보니,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통합 민주당'을 만드는데 제가 쓰임이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다.

또 회계사 출신이라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균형을 조절하는 감각이 있으며 실물 경제와 금융 전문가인 부분도 있다. 원내 수석 부대표, 교육위 간사, 정무위원으로 있으면서 남들이 쉽게 달성할 수 없었던 어려운 법안들을 인내와 돌파력을 가지고 추진했던 경험이 있다.

오히려 '비명' '반명'인 의원들, 심지어 이 의원을 공격하는 이들도 '박찬대가 들어오는 게 당의 화합을 위해서 많이 좋을 거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제가 당의 소통 채널이 될 수 있고, 이 의원에게 쓴소리도 전달할 수 있는 정도의 신뢰감 있는 사이기 때문이다.

이재명이 당 대표가 되면 공천 학살을 당할 것이다라는 일각의 우려에 박 의원은 과도한 염려라며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계파가 아닌 유능하고 적합한 공천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선화 기자
'이재명이 당 대표가 되면 공천 학살을 당할 것이다'라는 일각의 우려에 박 의원은 "과도한 염려"라며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계파가 아닌 유능하고 적합한 공천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선화 기자

- '이재명이 당 대표가 되면 공천 학살을 당할 것이다'라는 의견에 대한 본인 생각은.

과도한 염려고 과거 정치 문법에 익숙한 사람들 생각인 것 같다. 이해찬 전 대표를 전후로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은 어느 정도 안정화되어가고 있다. 이 의원은 변방에서 계파 없이 홀로서기로 정치 활동을 쭉 해 온 사람이다. 그런 이 의원이 대표가 된다면 당에 귀중한 자산들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배제와 배타성을 지니고 당이 하나가 되지 못해서는 이기는 정당을 만들 수 없다. 이기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능하고 적합한 공천을 해야 하는데 계파로 나눌 이유도 없고, 이 의원은 계파도 없다. '무계파'다. (저보고 '친명'이라고 하는데) 제가 어떻게 '이재명 계파'인가.

- 본인이 '친명'이 아니라는 말인가.

(선거에 있어 계파가 아니라) 제가 이재명을 선택한 거다. 전 이 의원과 제일 많은 시간을 함께했던 의원 중 한 사람인데 , 그 기간도 1년밖에 안 됐다. 캠프 수석대변인으로 있었던 것도 이 의원의 능력을 높게 산 것이지, '계파의 일원'으로서 했던 행동은 전혀 아니다. 지금 이 의원 주변에 많은 의원들도 다 동일한 심경일 것이다.

-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당이 '사법 리스크'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우선 '사법리스크'라는 말보다는 '정치보복'으로 쓰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정부가 이 의원을 공격하고 위협할 때나 쓰는 언어를 우리 당내에서 동료 의원(박용진 의원)이나 동지들로부터 듣는다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이재명 책임론'을 얘기하는 사람들, 또 '공천 학살'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사법 리스크'도 동일하게 주장한다고 본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가장 유력한 주자와 경쟁을 하다 보니 '과몰입'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분당(分黨)' 얘기까지도 하는데, 저는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본다. 지금은 경쟁 중이니 필요에 따라서 네거티브도, 심지어는 '자해 수준'의 발언도 나올 수 있지만 이후 결과가 나오면 승복하고 '원팀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

박 의원은 자신의 선거 후원회장을 이 의원이 맡은 사실을 밝히며 조심스럽게 요청했는데 흔쾌히 이 의원이 받아들였다. 이거야말로 러닝메이트 아닌가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선화 기자
박 의원은 자신의 선거 후원회장을 이 의원이 맡은 사실을 밝히며 "조심스럽게 요청했는데 흔쾌히 이 의원이 받아들였다. 이거야말로 '러닝메이트' 아닌가"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선화 기자

- 최고위 선거에서 '친명 대 비명'의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에 대한 본인 생각은.

최고위 8명의 후보 중 4명은 이 의원과 동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나머지는 이 의원과 독립적인 혹은 반대 행보를 보여서 4대 4로 구별을 한 것 같다. 이 후보와 같이 간다는 부분에 대한 부담은 특별히 없다. 이 의원은 제가 선택한 사람이고, 1년 넘게 집중적으로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하며 제 선택에 오류가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의원 지지자들로부터 '이재명과 함께 책임정치를 한다'는 이유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 이 의원이 '선거 후원회장'을 맡았다고 들었다.

후원금 좀 많이 당겨보려고 이 의원께 요청드렸다.(웃음) 이 의원은 후원 계좌 열면 2시간이면 차지 않나. 대선, 총선, 전당대회 다 2시간 만에 후원금을 마감했더라. 사실 정치자금을 받는다는 게 당당하게 후원 요청하고 당당하게 일하면 좋은데, 늘 국민들 앞에 유권자들 앞에 송구스러운 부분이 있다.

관련해 이 의원에게 조심스럽게 후원회장을 요청을 드렸더니 (이 의원이)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고 하더라. 이거야말로 '러닝메이트' 아닌가. 박찬대 만의 '자칭'은 아니라고 하는 거다. (웃음)

- 전당대회가 약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앞으로의 선거 유세에 어떤 자세로 임할 건가.

제가 만들어낸 말이 있다 '무한대'. '무조건 한 표는 박찬대'의 줄임말이다. (웃음) '무한대'의 자세로 임하겠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족한 인지도 문제도 SNS 적극 활용, 방송 출연 등으로 극복해 가겠다.

☞ 박찬대 의원은 누구? 1967년생으로 만 55세다. 동인천고를 나와 인하대 경영학과를 졸업,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공인회계사로 일했다. 2020년 제20대, 21대 총선에서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이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았다. 오는 8·28 민주당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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