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악재 연발' 국민의힘, '내부 총질' 문자로 치명상
입력: 2022.07.31 00:00 / 수정: 2022.07.31 00:00

權, 막말·尹 문자 노출 곤혹…당 안팎 우려·불만 커져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 받은 문자가 노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남윤호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 받은 문자가 노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이른바 '문자 유출 사태'로 정치권 안팎이 떠들썩하다. 권 원내대표가 부주의했다며 사과한 뒤 이번 일에 대해 입을 굳게 닫고 있음에도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문자메시지가 언론에 노출된 것은 초유의 일이기 때문에 국민적 관심도도 높다.

공개된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 중 단연 주목되는 부분은 '내부 총질'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윤 대통령의 본심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갈등을 노출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럴 만도 하다. 권 원내대표의 '사적인 대화'는 해명이 이런 분석에 힘을 실었다.

'내부 총질' 메시지 유출로 이 대표 징계에 이른바 '윤심'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 징계 정당성이 흔들리는 대목이다. 특히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젊은층은 '윤핵관'을 통한 '이준석 축출'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민의힘 게시판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를 성토하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3·9 대선과 6·1 지방선거 전과 다른 기류다.

윤 대통령의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는 내용도 단순히 지나치기 어렵다. 무엇을 잘하고 어떻게 하라는 건지는 알 수 없다. 당무와 거리를 두왔던 윤 대통령이 여당 사령탑에게 사실상 지시와 같은 의중을 전달했다. 그런데 권 원내대표는"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당정은 한 몸이라지만 뭔가 상명하복의 뉘앙스가 풍긴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윤 대통령은 권 원내대표에게 우리당도 잘 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남윤호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윤 대통령은 권 원내대표에게 '우리당도 잘 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남윤호 기자

권 원내대표는 당이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겠다고 밝혔지만 허언에 그친 셈이 됐다. 그는 지난 4월 원내대표 선거 출마 선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역대 정부들이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청와대에 모든 권력이 집중되고 당이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제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협력과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해 당이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도록 하겠다."

젊은 세대가 여당에 반감을 품은 계기는 또 있다. 최근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은 20·30 세대가 민감하게 여기는 '공정'을 건드렸다. 빈번했다는 점도 논란을 키웠다. 윤 대통령의 외가 6촌과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던 회사의 전 직원, 극우 유튜버 안정권 씨 누나, 윤 대통령 40년지기 아들의 근무 사실이 연이어 문제 됐다.

설상가상 권 원내대표는 '사적 채용'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표현으로 물의를 빚었다. 본인 지역구의 선거관리 위원 아들이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15일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더라. 내가 미안하더라"고 해명해 공분을 샀다. 9급 공무원과 준비생을 생각하지 않는 발언으로 진땀을 뺐다.

이달 들어서만 두 차례 '사고'를 냈다. 부주의와 말실수다. 권 원내대표의 책임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뚝 떨어진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특히 보수당에 기대를 걸었던 2030 세대는 허탈감과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선 이후 당이 역주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들린다. 우리나라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의 현주소라 생각하면 참 씁쓸해진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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