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心 대신 民心…'헤어질 결심'하고 복귀?
입력: 2022.07.29 00:00 / 수정: 2022.07.29 00:00

'성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 관련 경찰 수사 결과 '분수령'

지난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복귀 가능성이 정치권 화두로 떠올랐다.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내부 총질 메시지 논란이 갈수록 확산하면서다. /이선화 기자
지난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복귀 가능성'이 정치권 화두로 떠올랐다.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내부 총질' 메시지 논란이 갈수록 확산하면서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내부 총질이나 하는 당 대표' 문자 메시지 논란이 갈수록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의 윤리위 징계 배경에 '윤핵관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정치권의 중론으로 떠오르면서다. 동정론을 등에 업은 이 대표가 향후 '당대표'로 무사 복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 대표에게 기회가 온 듯하다. 여의도 정치권을 떠나 외곽에서 '자기 정치'를 이어가던 도중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의 문자 메시지가 공개적으로 노출되면서다. 이에 이 대표 징계 결과가 '윤심'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래서일까, 윤 대통령의 메시지 노출 이후 실시된 첫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는 '차기 당대표 지지율' 선두에 올라서며 독보적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28일, KBC광주방송과 UPI뉴스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넥스트 위크 리서치에 의뢰해 26-~7일 이틀간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대표는 26.0%로 안철수 의원(17.1%)을 오차밤위 밖에서 따돌렸다. 이어 나경원 전 원내대표(7.7%), 장제원 의원(3.2%), 권 원내대표(2.4%)가 뒤를 이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쿠키뉴스 의뢰로 데이터리서치가 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대표를 다시 뽑게 되면 누구를 지지하겠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21.4%로 안 의원 21.0%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

메시지 노출 사태가 향후 국민의힘 당권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력한 당권주자 중 한 명인 권 원내대표가 고개 숙여 사과하면서 리더십에 치명적인 흠집이 났기 때문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예정됐던 최고위원회 주재 대신 울산에서 열리는 정조대왕함 진수식 일정에 참석했다. 지난 25일 '최고위원 추가 선임을 위한 전국위 소집 의결'을 이날 최고위에서 한다고 밝힌 것과 달리 모습을 감춘 것이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권 원내대표 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위태롭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오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저장된 상대방은 권 직무대행에게 우리당도 잘 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남윤호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저장된 상대방은 권 직무대행에게 '우리당도 잘 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남윤호 기자

반면, 정치적 현안을 멀리하고 전국을 유랑했던 이 대표는 '동정론'을 의식한 듯 태세를 전환해 '윤핵관 저격'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문자 메시지 노출 직후에는 침묵을 지켰지만, 다음날 "그 섬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온다.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 와서 판다"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사자성어 '양두구육'을 서술하며 윤 대통령을 비롯한 측근들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향후 이 대표 측은 징계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재기의 명분을 쌓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과 윤핵관들이 합심해 '이 대표를 몰아냈다'는 희생자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자 파문'을 거론하며 "정치적으로 볼 때는 사실 이 대표가 꼭 불리하지는 않다"고 짚었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모양새가 된 것이 이 대표에 대한 우호 여론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대표가 '윤심'은 못 얻었지만 '민심'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복귀'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이 대표의 서진 정책과 개혁의 목소리가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 2030세대의 표심을 저격했다는 분석이다. 이를 증명하듯 문자 공개 이후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선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당원으로 추정되는 A씨는 "쓴소리 좀 한다고 내부 총질이라 저격했냐"며 "권 원내대표는 모든 '직'에서 당장 물러나고 이 대표도 복귀시키자"고 적었다. 이 외에도 관련 글들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고 있다.

이 대표 복귀의 최대 관건은 '성상납 관련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다. 만약,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가 끝나는 시점인 내년 1월 전, '무혐의' 판결을 받게 된다면 '조기 복귀' 여론이 짙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만, 이 대표가 그 전에 '기소' 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를 두 번이나 이기고도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며 "이 대표의 수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점이 향후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 두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주말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하며 그간 행해오던 '전국 기행'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총질' 여파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대표가 복귀 여론을 통해 '대표직'을 사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zustj913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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