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계양을 공천, 가장 큰 패인…선당후사 무너지면 심판해야"
더불어민주당이 28일 8월 전당대회 예비경선을 실시해 3명의 당대표 후보와 8명의 최고위원 후보를 결정한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서 당대표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김민석, 이동학, 이재명, 강훈식, 강병원, 박주민, 설훈 후보.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에 출마한 7명의 당권주자들은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구도를 견제하면서 자신이 '혁신과 통합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김민석 의원은 "계양을 공천이 가장 큰 패인"이라며 면전에서 유력 당권주자 이재명 의원을 저격했다.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전당대회 예비경선에서 마지막 주자로 단상에 오른 김 의원은 "서울에서 시작해서 계양까지 이어졌던 과정, 100가지 다른 패배 원인이 있었다고 해도 누구도 그 공천이 가장 큰 패인이고 직접적인 자책점이었음을 부인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상식이 아닌데 왜 밀어붙였나. 누구에게 최종 책임이 있나"라고 했다. 일각의 우려에도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당선된 이 의원을 정면비판한 셈이다.
그는 "그냥 다음에 이기겠다고 하면 덮어질 수 있나. 내가 살겠다고 동지들을 죽이는 일, 당의 최고위급 인사들의 사적 이해가 앞선 그런 일이 민주당사에 단 한번이라도 있었나. 다시는 이런 잘못된 태도와 사고방식이 당의 대세가 되는 것만은 막아야 하겠다는 절박한 마음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당은 지금 비정상이다. 수많은 동지들을 떨어트린 지선 패배 원인이 분명한데 이 과정의 진실은 덮고 단 한명도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는다. 토론을 회피하고 답변을 지양한다. 이래서 어떻게 마음으로 하나될 수 있나. 이래서 어떻게 다음에 이기겠다는 말을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우리는 당과 동지들보다 나를 먼저, 공보다 사를 우선했던 흐름에 무섭게 경종을 울려줘야 한다. 당 정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당 양심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선당후사의 공적 판단이 무너지면 누구라도 심판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당의 원칙을 세워달라. 선당후사 원칙과 윤리를 확립하겠다. 대선 경선 연장전과 계파싸움의 연장전이 아닌 화합을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의원을 제외한 당권주자들은 '계파정치' 우려를 강조하며 이를 해소하겠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28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참석 예비후보들이 국민의례하는 전당대회 출마자들. /남윤호 기자 |
'재선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그룹 당권주자들도 계파 갈등 우려를 해소하고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강훈식 의원은 "저는 당내 여러 세대와 계파를 연결하는 유일한 후보"라며 "2030 정치인들부터 86세대에 이르기까지 연결과 소통이 가능하고, 모든 계파로부터 넓은 지지를 받는 저 강훈식이라면, 우리 당을 '갈등'보다는 '통합'의 길로 이끌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저 강훈식은 어떤 거리낌 없이 제 모든 것을 다 걸고 윤석열 정부에 맞서 싸우겠다"며 "2024년 총선 승리와 2027년 정권 재탈환을 위해 담대하게, 모든 걸 던지고 싸워 이기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강병원 의원은 "전당대회마다 계파갈등과 줄 세우기가 반복된다. 혹시 다음 총선에 공천학살을 당할까 불안한가. 공천권을 둘러싼 분열과 갈등. 당을 어떻게 통합해야 하나. 우리 모두의 고민"이라며 공천권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강 의원은 "당대표가 임명하는 중앙당 공관위원장과 공관위원을 중앙위원이 인준하도록 하겠다. 사실상 당대표 1인이 행사하던 공천권을 중앙위원에게 돌려주겠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당의 개방성과 확장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과 했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약속정당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국민들께서 지긋지긋해 하는 내로남불의 정치와 결별해야 한다. 상대의 실수, 요행수만 바라는 진영대립의 정치와도 결별해야 한다. 국민들 싫어하는 계파독점의 끼리끼리 정치, 악성팬덤에 끌려다니는 나약한 정치와도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만큼은 그동안의 친소관계, 인연에 따른 선택이 아닌 어대명의 유일한 대항마 박용진을 전략적으로 선택을 해달라. 전당대회의 흥행과 이변을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라며 "8월 한달 동안 엄청난 에너지가 들끓는 전당대회를 보여드리겠다"고 호소했다.
박주민 의원은 "우리는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가 민주당의 가치를 되찾고 실현해야 한다"면서 △중앙당 전면 개편 △지구당 부활 및 연1회 전국지역위원장 총회 △미디어대응 조직 신설 △원외위원장, 단체장, 지방의원 당직과 특위 참여 보장 △사회적 의제 연석회의로 개혁과제 추진 등을 약속했다. 그는 또 "저는 계파도 없고, 의지할 수 있는 세력도 없다"며 깃발 꽂고 '나를 따르라'하는 리더십이 아니라 모든 당의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받아 안아 하나하나 모아낼 수 있는 그런 섬김의 리더십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계' 설훈 의원 "우리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를 맞았다. 그런데, 국민의 분노를 무서워하기는커녕 달콤한 사탕으로 여겼다"며 "겸손한 반성과 과감한 혁신으로 민주당은 다시 국민 곁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구당 부활 △100% 경선 실시 △민주연구원 권역별 분원 개원 △민생우선실천단 위원회로 승격 등을 약속했다. 설 의원은 또 "지금 윤석열 정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며 "제가 앞장서 윤석열 정부의 독재를 막아내겠다"고 호소했다.
'30대 0선' 후보인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요새 친명 반명 유행하던데, 저 이동학은 소명"이라며 '청년 정치'를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의 도전을 막아서는 민주당이 된다면 우리당에 내일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청년들이 새로운 시대의 아젠다를 들고 민주당으로 끊임없이 들어와야 한다"며 "도전하는 청년들의 이정표가 되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차세대 사회보장시스템을 당이 제대로 가다듬어 공멸이 아닌 세대 간 공존의 길을 우리의 아젠다로 만들겠다"면서 미래 대응을 위한 '새로운사회 약속위원회' 구성 등을 약속했다.
이날 예비경선으로 총 8명의 당대표 예비후보 중 3명, 17명의 최고위원 후보 중 8명만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예비경선 통과자는 오후 6시 발표될 예정이다. 투표 반영 비율은 당 대표의 경우 '중앙위원 70%·국민 여론조사 30%'로, 최고위원 예비경선은 '중앙위원 투표 100%'로 진행된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3명의 후보는 다음 주부터 강원권, 경상권, 제주, 충청권, 호남, 인천, 서울·경기 등 전국 순회 일정에 돌입한다.